해파랑길 18코스 마무리에 이어서 화진 해변에서 강구항에 이르는 15.7Km의 19코스를 이어간다. 19코스는 7번 국도와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경로로 화진 해변에서 부경리로 가는 경로에도 화진 해변을 떠나면서 잠시 국도 옆길을 걸어가고 포항시의 최북단인 지경리를 지나서 영덕군의 부경리를 빠져나오면 다시 국도변 길을 걸어야 한다. 화진 해변을 떠나면 해안 도로를 따라서 오르막 길을 올라간다. 오르막 끝에서 7번 국도를 만나 우회전하여 한동안 국도변을 걷는다. 차가 많은 도로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길이 있다. 7번 국도와 만나는 언덕길에 오르면 한쪽 모서리에서 화진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아침의 햇살이 반짝이는 화진 해변이 정말 아름답다. 화진 해수욕장의 모래 해변으로..
방석리를 떠난 해파랑길 18코스는 화진리 마을길을 지나 화진 해수욕장에서 여정을 끝낸다. 경로상 특이한 점은 화진 1리와 화진 2리 어항을 지나면 갑자기 길이 내륙으로 들어가는데 아마도 화진 3리 해안으로 군사 시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군 휴양 시설이라고 하는데 반환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이 있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솔숲으로 지나는 도로가 있기는 한데 길이 좁고 위험해서 그나마 괜찮은 곳으로 우회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는 길에 위치한 화진 별장 펜션에서 묵어가기로 했다. 방석리 어항을 떠나면 곧 화진리로 넘어간다. 화진 해변까지 3.1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니 오늘 걷기도 이제 끝나가는구나, 잘했다! 하는 마음이 든다. 소금기 많은 세찬 바람에 칠이 벗겨진 해파랑길 안내판에게서 오랜 전우를 만난..
월포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 18코스는 방어리와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를 지나서 조사리에 이르고 모래와 몽돌 해변이 인상적인 조사리 해변을 거쳐 방석리에 도착한다. 방어리 일부 구간은 북파랑길의 새로운 데크길로 길을 이어가고 조사리 해변에서는 건천인 하천 구간을 다리 대신 해변으로 걷는 모험도 감행한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월포 해변을 지나면 얼마 동안 해안 도로를 따라 도로변을 걷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방파제 안길로 들어와서 방파제를 넘어 해안가 바위 위로 조성된 데크길을 걷는다. 앞쪽으로 방어리 어항이 보인다. 이 지역의 암석들은 유난히 녹색을 띤 것들이 많다. 점토질의 퇴적암 같은 경우 암석 자체가 녹색을 보인다고 하는데 암석 자체 성분보다는 외부의 어떤 요인 때문에 착색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이가리 닻 전망대를 떠난 해파랑길 18코스는 월포 해수욕장을 거쳐 방어리에 이른다. 이가리 닻 전망대에서 다시 내려와 전망대 아래를 지나 조경대 표지판 방향으로 이동한다. 해안과 숲길을 오가며 길을 이어간다. 구멍이 뽕뽕 뚫린 바위가 마치 중세 기사의 투구와 같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저 바위와 인사를 나누고 싶었을까 작은 돌멩이 하나씩을 바위 입에 물려주고 떠난 모양이다. 기암괴석의 해안이 계속 이어진다. 자신에게 박혀 있던 돌들을 오랜 세월 하나, 둘 떨구어 내고 쩍쩍 큰 틈까지 보이기 시작한 바위가 파도가 들이치는 해안 한가운데서 소나무 한 그루를 제대로 키우고 있다. 뒤집어 보면 저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들이밀면서 바위를 지독히도 괴롭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산에서 내려오는 실개천이 ..
오도리 해변을 떠난 18코스는 청진리와 이가리항을 거쳐서 이가리 닻 전망대에 이른다. 이가리항에서 원래의 해파랑길 대신 영일만 북파랑길을 따라간다. 칠포리 어항을 지나면 청진리 입구까지는 20번 지방도 도로변을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수많은 바위들 중에 어떤 것은 이름이 붙고, 심지어는 역사와 이야기가 얹어지지만 어떤 바위들은 이름도 없이 파도와 바람, 햇빛에 온전히 노출되어 깎이고 깎이다 암석으로 자갈로 모래로 그 모양을 달리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모습도 성격도 변해가는 인생과 다른 듯 닮아 있다. 누군가는 이름도 얻고 명망도 얻고 심지어 재물과 권력도 얻지만 많은 이들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그 삶을 묵묵하게 살아간다. 이름을 얻은들 바위고 이름을 얻지 못해도 바위 아닌가? 돈과 권력이 있어도 사람이..
칠포리의 해오름 전망대를 지난 해파랑길은 다양한 숙박시설이 많이 위치하고 있는 오도리로 향한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20 지방도를 한동안 걸어가야 하지만 칠포와 오도리를 잇는 북파랑길을 따라서 해안 산책길을 걷는다. 17코스에 이어 18코스 초반을 걸은 우리는 오도리에서 하룻밤을 묵어 간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20번 지방도 도로변을 걷다가 오도리 마을길을 들어갔지만 지금은 도로변 산책로를 얼마 걷지 않아 우측 해안으로 빠지는 산책길을 통해서 길을 이어 갈 수 있다. 내리락 오르락 산책로를 걷다 보면 멀리 오도리 방파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릿대가 산책길의 운치를 더해준다. 대나무 중에서 가장 작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식물이다 보니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약성으로는 인삼에 버..
17코스를 끝낸 우리는 18코스를 이어서 걷기로 했다. 칠포 해수욕장을 떠나 칠포항을 거쳐 20번 지방도 옆에 있는 해오름 전망대로 향한다. 칠포 해수욕장 근처로는 숙소가 거의 없어서 숙소가 많은 오도리 해변까지 추가로 걷는다. 바다 시청 건물 가운데를 지나서 18코스를 시작한다. 널찍한 칠포 해수욕장을 뒤로하고 칠포항을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좌측으로 보이는 작은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폭신폭신한 모래사장을 지나야 한다. 폭신해서 좋기는 하지만 모래사장 걷기는 언제나 부담이 된다. 모래사장에 그려진 우리 두 사람의 해 그림자가 길다. 해가 많이 내려간 모양이다. 모래사장 끝을 통과하면 데크길을 통해서 언덕을 넘어갈 수 있다. 언덕에 오르면, 작은 언덕에도 불구하고 광활한 모래사장을 가진 칠포 해수욕장이..
광활한 영일만항을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용한리 해수욕장을 지나 칠포 해변에서 그 여정을 끝낸다. 용한리 해수욕장은 바로 옆이 6차선의 영일만항 도로이기 때문에 그런지 특이하게 해수욕장과 도로가 커다란 유리 방호벽으로 가림막이 되어 있다. 가림막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에 통로가 있으므로 고운 모래를 가진 해변으로 가는 것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가림막 바로 앞으로는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있고 작은 그네도 있었다. 우리도 신발을 벗고 잠시 앉아서 쉬어 갔다. 이곳은 "용한 서퍼 비치"라고 부를 정도로 서퍼들을 위한 전문 시설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오기 때문에 사계절 서핑하기에 최적지라 한다. 한겨울에 평일 낮인데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여남 방파제를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새롭게 생긴 해안 산책길을 따라 죽천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영일만항에 도착한다.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원래는 마을길을 돌아서 영일만항으로 가지만 영일만항 담을 따라 새롭게 조성된 길을 따라 항만 길로 접어든다. 앞서 포항시의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과 함께 걸었던 해파랑길은 17코스부터는 송도 해변에서 시작하는 "영일만 북파랑길"과 함께한다. 일명 호랑이 등 오름길이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이 호랑이 꼬리를 밟으며 걷는 길이라면 북파랑길은 호랑이 등을 올라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포항시 북쪽 끝자락인 지경리 해변까지 이어진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여남방파제 뒤편의 산을 넘어가는 것이지만 북파랑길 산책로 덕분에 해안 산책길을 통해서 죽천리까..
영일대 해수욕장에 도착한 해파랑길 17코스는 환호 공원을 지나서 여남 방파제로 길을 이어간다. 예정에는 포항의 북쪽에 있다 해서 북부 해수욕장으로 불리다가 2013년부터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심에 있으면서도 고운 모래를 가진 1.7Km에 이르는 길고 넓은 해변과 다양한 위락시설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겠다 싶다. 번화가를 가진 해수욕장이지만 상당히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컨테이너를 모티브로 만든 공중 화장실. 내부는 아주 고급스러웠다. 우리나라의 공중 화장실은 이제 어디를 가나 최고 수준이지 않나 싶다. "오늘도(Again today)"라는 작품. 매일의 전투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 포항의 상징 꽃인 장미로 장식한 연오랑..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해파랑길 걷기를 이어간다. 어떤 분들처럼 해파랑길 전체를 한 달 넘게 쭉 이어서 걸으면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는 불필요한 일도 없겠지만, 4~6일간 토막으로 걷는 것도 나름 즐겁다.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조금은 아깝기는 하지만 여행을 떠날 때마다 다가오는 설렘은 토막 걷기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또한, 저질 체력을 가진 우리 같은 사람에게 나름 충분한 휴식도 가능하고 일상생활에 큰 부담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여행은 4박 5일 여정으로 포항 17코스부터 영덕 20코스까지 걸을 예정이다. 해파랑길 17코스의 시작점인 송도 해수욕장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항구 옆으로 이어진 해동로 길을 따라 포항 여객선 터미널까지 이동한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
한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 한 겨울에 걷기 여행을 가야 할까 말아야 하나 하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마당에서 홀로 긴 겨울을 견디고 있는 용기(우리 집 개 이름)도 그렇고, 꽁꽁 얼어버린 달걀을 내어주고 있는 닭들도 그렇고 내가 집에 없어서 생기는 문제는 이 동물들에게 물을 공급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물통에 열선을 감아주면 그래도 견디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소용이 없다. 물론 창문을 열어두어서 그런 거지만...... 남은 시간 부지런을 조금 떨어보리라. 아무튼 이번 여행의 결정은 옆지기의 "가자", "가자"하는 결단 덕이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17코스부터 20코스까지 4코스를 걷는 여정이다. 지난번 두 번의 여행은 3일 동안 다섯 개의 코스를 걷는, 저질 체력의 중년..
계원리에 도착한 해파랑길 12코스는 조금 더 걸어서 12코스 종점인 양포항에 도착한다. 계원리 해변에는 소봉대라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예전에 작은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라 불리던 이름이다. 그 앞에는 조선 시대 대표적인 문인인 이언적 선생이 이곳에 와서 지은 시비가 세워져 있다. 설총, 최치원, 조광조, 이황, 이이 등 신라부터 조선까지의 대표적인 유학자 18인을 동방 18현이라 부르는데 그들 중의 한분이다. 그 정도로 소봉대라는 곳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해안을 둘러싼 방벽과 바로 옆으로 이어진 방파제 때문에 그 멋이 반감되어 보이기는 한다. 계원리 해안 마을에 들어서면서 모래사장을 통과하는 과정에 신발 속에 들어간 모래 알갱이를 빼느라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신발에 들..
오류 고아라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 12코스는 경주시 감포읍 오류리를 마지막으로 포항시 남구 장기면으로 넘어간다. 장기면의 두원리를 지나 계원리에 이른다. 31번 국도변을 자주 걷는 길이다. 국도변 길은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이므로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오류 고아라 해변 끝, 솔숲으로는 텐트들이 많으므로 줄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가야 한다. 차박이나 오토캠핑하는 사람들이야 텐트와 모든 집기를 다시 가져가지만 울산이나 경주 쪽 해변에는 도시가 멀지 않다 보니 장기로 텐트를 쳐놓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소위 알박기로 텐트를 쳐놓고, 쳐 놓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별장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텐트가 없어지더라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오류 고아라 해변의 넓은 백사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