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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포리의 해오름 전망대를 지난 해파랑길은 다양한 숙박시설이 많이 위치하고 있는 오도리로 향한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20 지방도를 한동안 걸어가야 하지만 칠포와 오도리를 잇는 북파랑길을 따라서 해안 산책길을 걷는다. 17코스에 이어 18코스 초반을 걸은 우리는 오도리에서 하룻밤을 묵어 간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20번 지방도 도로변을 걷다가 오도리 마을길을 들어갔지만 지금은 도로변 산책로를 얼마 걷지 않아 우측 해안으로 빠지는 산책길을 통해서 길을 이어 갈 수 있다.

 

내리락 오르락 산책로를 걷다 보면 멀리 오도리 방파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릿대가 산책길의 운치를 더해준다. 대나무 중에서 가장 작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식물이다 보니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약성으로는 인삼에 버금간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오도리. 바다로 빨간 등대가 서있는 오도리 방파제가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방파제 뒤편 바다 바위 위에도 노란색의 등표가 설치되어 있다. 이 근처를 지나는 어선들에게 암초의 존재를 알려주기 위한 등표인데 등표가 알려주고 있는 바로 이 커다란 세 덩이의 검은색 암초를 "오도"라고 부른다. 오도리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인 것이다. 청년 시절 선배들과 횟집에 가면 본격적인 식사가 나오기 전에 껍질을 까서 생으로 하나씩 맛보라고 나온 새우를 오도리라고 불렀었다. 내게 익숙했던 그 단어와 마을 이름에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 사실 오도리는 보리새우를 지칭하는 일본말이다. 

 

칠포리에서 오도리로 가는 산책길에는 전망 좋은 휴식처도 있어서 잠깐 쉬어 가기 좋은 장소였다. 오도는 주상절리로 나름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해안에서는 볼 수가 없다.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면 오도리 어항에 도착한다.

 

드디어 아담한 해수욕장을 가진 오도리에 도착했다. 20km가 넘는 거리를 걸었으니 이미 발의 상태는 말이 아니다. 

 

오도리 해변 전경. 내일 아침에는 해수욕장 건너편 언덕으로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오도리는 유독 펜션과 카페들이 많았다. 조금은 외진 곳으로 보이는데도 편의점에 치킨집도 있었으니 나들이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장소였다.

 

과메기의 원조 청어를 만났다. 그것도 반으로 가르지 않고 통으로 말리고 있는 청어 과메기다. 

 

오늘의 숙소는 오도리 마을 회관 옆에 있는 별빛 바다 펜션이었다. 바닥 전체를 대리석으로 만들고 2인용 욕조 주위로는 물이 흐르도록 설계한 것이 신선했다. 창으로 바다도 볼 수 있으니 풀빌라라고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로 목욕탕도 온천도 가지 못한 지 오래되었는데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니 옆지기는 참 좋다 한다. 발의 필요를 풀기에 욕조만큼 좋은 것도 없기는 하다.

 

다음날 아침 오도리 해변으로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매섭다. 모자를 붙잡고 옷매무새는 꽁꽁 닫아야 한다.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도라 부르는 마을 앞 암초는 해안에서는 그 존재만 확인 가능하다. 수평 주상절리, 수직 주상절리가 함께 모여 있는 특이한 주상절리군인 오도는 사진으로만 감상해야 한다. 사진처럼 세 개의 섬이 고래 꼬리 모양을 닮았다.

 

구름도 많고 날씨도 쌀쌀하기는 하지만 그 사이로 비추는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아침 햇살은 언제나 아름답다.

 

모래사장을 지나면 언덕을 올라 해파랑길 18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언덕에 올라서 바라본 오도리 해안의 모습. 멀리 등표가 있는 오도의 윤곽이 보인다. 구름이 많기는 하지만 구름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반짝이는 은빛 바다로 눈을 부시게 한다.

 

해안길을 따라 오도리 마을길을 걷는다. 

 

오도리에 세워진 바다숲 조성 사업 기념 조형물. 바다 사막화가 진행된 우리나라 바다에 인공 구조물을 넣고 해조류를 심는 바다 숲 조성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  2012년에 매년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지정해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땅에 심는 나무처럼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년 4월 5일 식목일이면 나무를 심던 우리네 기억이 바다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다만 환경 보호와 바다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어 일으키는 것에 대한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도리에는 그 이름을 들으면 "진짜로!" 하며 놀랄만한 특이한 공원이 하나 있다.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할 듯한 이름하여 사방 기념 공원이다. 산길, 강가, 바닷가 등에서 물이 많이 흘러 길이 없어지거나, 산사태가 나거나, 해안선이 없어지거나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공사를 사방 공사라 하는데 사방(砂防)이라는 말 그대로 흙이 유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석축을 쌓고 해안에는 테트라포드를 투하하고 수많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도 있지만, 단기간에 눈에 효과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무를 심는 것도 사방 공사의 한 축이다. 사방 기념 공원은 바로 치산치수에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맛본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원이라 할 수 있다. 연탄으로 나무 수요를 줄이고 전쟁으로 민둥산이 되어 버린 국토를 지금처럼 푸르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식목일의 기여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그 날짜를 3월로 바꾸어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오도리 어항 앞에서 만난 생동감 있는 파도를 동영상으로 남겨 본다.

 

사방 기념 공원으로 가려면 오도리 초입에서 20번 지방도를 따라가다가 공원 입구로 가야 하지만 우리는 일단 해파랑길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길을 찾아 마을 골목을 걷다가 포기했다. 오도리 어항을 떠나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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