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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코스를 끝낸 우리는 18코스를 이어서 걷기로 했다. 칠포 해수욕장을 떠나 칠포항을 거쳐 20번 지방도 옆에 있는 해오름 전망대로 향한다. 칠포 해수욕장 근처로는 숙소가 거의 없어서 숙소가 많은 오도리 해변까지 추가로 걷는다.

 

바다 시청 건물 가운데를 지나서 18코스를 시작한다.

 

널찍한 칠포 해수욕장을 뒤로하고 칠포항을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좌측으로 보이는 작은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폭신폭신한 모래사장을 지나야 한다. 폭신해서 좋기는 하지만 모래사장 걷기는 언제나 부담이 된다.

 

모래사장에 그려진 우리 두 사람의 해 그림자가 길다. 해가 많이 내려간 모양이다.

 

모래사장 끝을 통과하면 데크길을 통해서 언덕을 넘어갈 수 있다.

 

언덕에 오르면, 작은 언덕에도 불구하고 광활한 모래사장을 가진 칠포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70미터가 넘는 폭에 2Km가 자연적인 모래사장을 가진 곳은 경북에서 거의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동해안 해안 침식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데, 이곳은 또 얼마나 보존될지...... 

 

아이들에게 모래 놀이를 마음껏 즐기게 하고 싶다면 이곳은 참으로 명당이다.

 

언덕을 넘어가면서 바라본 해안 풍경. 먼바다는 잔잔해 보이는데 해안가 파도는 쉼 없이 갯바위와 모래 해변을 후려치며 걷기가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음향 효과를 선사한다.

 

크지 않은 언덕이지만 칠포항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은 바다로도 산길로도 절경을 선사한다. 

 

언덕 너머 칠포항 쪽으로는 아담한 모래 해변과 함께 캠핑족들이 평일임에도 북적북적하다. 

 

모래사장 가운데 우두커니 서있는 바위 하나. 그 누구도 그 흔한 이름 하나 지어주지 않았나 보다. 멀지 않은 곳에 다른 바위들도 있는데 왜 외롭게 혼자 있는지. 가만히 보니 독수리 깃털을 머리에 꽂은 아파치 인디언 용사의 얼굴처럼 보인다. 굳게 다문 입술, 긴 코에 질끈 감은 눈이 결연해 보인다. 이름이 없다면 너는 이제부터는 인디언 얼굴바위다.

 

멀리 석양을 받고 있는 칠포항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머리와 잎이 댕강 잘린 상태로 겨울바람에 꾸덕꾸덕 말려지고 있는 아구와 이름 모를 생선. 생선 말리기는 겨울이 최고 아닌가? 제철 생물 생선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꾸덕꾸덕 반건조 생선을 만들기에는 겨울이 최고다. 집에 돌아가면 조기를 말릴까? 아니면 가자미를 말릴까? ㅎㅎ

 

칠포항으로 가려면 개천을 건너야 하므로 마을 길을 우회해서 칠포교를 지난다. 하천은 바닷물 하고 만나는 부분은 얼지 않았지만 다리 근처는 꽁꽁 얼었다.

 

배 이름이 "납닥바리"로 독특하다. 경상도 지역에서 삵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사투리라고 하다. 말 그대로 발이 납작하다는 의미인데 사람이 자신의 영역에 들어가면 넓적한 뒷발로 자갈이나 모래를 투척하는 시위를 벌인다고 한다. 

 

칠포항을 지나면 마을길을 돌아서 멀리 보이는 20번 지방도를 향해서 간다. 멀리 배 모양의 해오름 전망대가 보인다.

 

부부로 보이는 한쌍의 낚시꾼들이 갯바위 위에서 물고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다. 길을 걷다 보면 가끔씩 부부 강태공들을 보게 되는데 부부가 모두 낚시를 좋아하면 그 또한 재미있는 일이겠다 싶다. 해안에서 꽤 떨어져 있는 명당 갯바위로는 안전을 위해 준비해 놓았는지 밧줄도 쳐 있다. 이런 것 또한 부부 낚시의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도로 위로 올라가서 도로변 길을 따라가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칠포리에서 오도리까지 길이 개방되어 트레킹 길을 따라 걷는다. 군인들이 경비를 위해 사용했던 길을 트레킹 길로 이용하는 것이다.

 

퇴적암 바위가 깨져 그 속에서 잠자고 있던 암석이 튀어나오고 그 암석들과 모래가 함께 해변에서 뒹글고 있는 모습. 풍화의 긴 세월을 한눈에 보여주는 풍경이다.

 

배 모양의 해오름 전망대에 도착했다. 누구나 이곳에 오르면 타이타닉 뱃머리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릿이 되어 포즈를 취해야만 할 것 같은 공간이다. 어찌 보면 실제 대형 유람선의 높이와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안은 기암괴석의 절경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칠포리 쪽의 전경이다. 칠포리에서 해오름 전망대로 오르는 데크길에서는 동네 할머니 두 분이 천천히 산책을 즐기면서 수다 삼매경 이셨다. 괜히 길을 앞지르기 하기도 미안하지만 워낙 느리게 오르시니 한참을 갈까 말까 했었다. 다행히 두 분은 데크길 꼭대기에서 마을로 돌아가시는 모양이었다. 나이 드셔서 TV 앞에서 화투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벗이나 내외가 함께 이런저런 수다와 함께 길을 걷는 모습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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