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드룩에 들어서며 계곡 건너편의 간드룩으로 올라가는 길을 바라보면서 트레킹을 시작했던 때의 감회에 잠시 젖어 있었지만 톨카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마을길을 따라 본격적인 오르막 길이 시작됩니다. 저분들도 이곳을 통해서 하산하는 모양입니다. 란드룩 직전 다리에서 만난 커플은 에너지가 넘칩니다. 란드룩 직전 계곡을 건너는 다리는 출렁다리가 아니라 트러스 인도교였습니다. 트러스교는 한강 철교처럼 삼각형 형태로 무게를 지탱하게 만든 교량을 말합니다. 기차가 다니는 트러스교는 여럿 보았지만 사람과 당나귀 전용의 트러스교는 처음입니다. 그리고 ABC 트레킹 경로에서 대부분의 다리는 출렁다리이지만 트러스교는 이곳이 유일했습니다. 란드룩을 통해서 톨카로 가는 길은 마을 길을 가로질러가야 합니다. 11월이지만 노란..
촘롱에서 톨카로 가는 저희는 지누단다 출렁다리에서 뉴 브리지와 시와이 방면으로 길을 잡아야 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간드룩 근처까지 갔었습니다. 다행히 현지분들을 통해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네팔 학생의 도움과 행운의 길 찾기 덕분에 시와이로 가는 경로에서 히말 파니(Himal pani)로 건너와서 원래의 여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렁다리를 통해 모디강(Modi River)을 건너서 뉴 브리지 쪽으로 내려오는 경로와 합류합니다. 다리 건너편의 히말 파니 마을은 무슨 동화에 나오는 마을처럼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한쪽 뒤로는 멋있는 폭포가 있습니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남봉과 모디 강의 모습입니다. 절경이 따로 없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강 하류 쪽을 바라본 모습..
노천 온천이 있는 지누단다(Jinu Danda)를 거쳐 톨카(Tolka, 1,700m)까지 걷는 10Km가 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촘롱을 떠나 지누단다까지 내려가는 길은 700미터의 고도를 내리는 급한 내리막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 올라가지만 저희는 내려가기만 하네요. 이 길을 올라간다면 진을 빼는 코스겠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 앞은 간드룩, 지누단다, 시누아 및 촘롱으로 갈라진 삼거리로 첫날에는 시누아로 향했었죠. 이제는 지누단다, 지누 온천을 향해서 걷습니다. 고도를 700미터가량 하강시키는 급경사이다 보니 초반부터 아찔한 계단의 연속입니다. 이 계단이 오르막이 아니라는 점이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으로 가는 길, 지누단다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는 촘롱에 도착한 첫날에도 촘롱을 떠나는 날에도 이틀 밤을 묵게 된 산장이었습니다. 주인장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분도 데스크를 담당하는 분도 모두 여성인 그런 숙소였습니다. 항상 노래하면서 즐겁게 데스크를 보고 있던 주인장의 딸은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방을 저희에게 내주었습니다. 5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방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층에 있는 방이었는데 방 열쇠를 찾아주고 돌아가는 주인장 딸내미에게 혹시 백숙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4천 루피가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거의 3일간 설사 복통으로 고생했던 몸 회복을 ..
뱀부에서 촘롱까지는 9.19Km로 시누아까지는 무난하고 시누아에서 촘롱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지난 다음 촘롱을 오르는 오르막이 고비입니다. 몸의 땀을 내고 수분을 공급하며 중간중간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다 보니 복통과 설사 이후로 최악으로 치닫던 몸 상태는 차츰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산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죠. 뱀부에서 시누아로 하산하는 길에도 가끔씩 오르막 계단을 만납니다. 올라갈 때만큼 오르막 계단이 지루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긴 내리막 계단을 천천히 걷다 보면 와! 어떻게 우리가 이 계단을 올라갔을까? 하면서 며칠 사이의 일로 감회에 젖습니다. 저희 ABC 트레킹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의심, 아니 확신의 지탄을 받았던 계곡물을 다시 만났습니다. 촘롱에서 ..
히말라야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숙소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 바로 앞은 지누단다(Jhinu Danda), 촘롱, 킴롱 계곡이나 간드룩으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로 촘롱을 향해서 ABC 2일 차 걷기를 시작합니다. 6.8Km의 거리입니다. 저희가 묵었던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촘롱 이기는 하지만 촘롱 고개 정상에서 보면 지누단다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숙소이기 때문에 촘롱을 지나 뱀부까지 가려면 일단 촘롱 정상까지 올라야 합니다. 촘롱 정상까지 두 갈래 길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데 저희는 계단을 통해서 여러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계단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촘롱 고개 정상 근처에 이르니 맑은 하늘을..
콤롱 고개(Komrong)와 킴롱 계곡(Kimrong Khola)을 거쳐서 촘롱(Chhomrong) 초입에 도착한 저희는 지누단다(Jhinu Danda)로 가는 길,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에서 묵어 가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에 간드룩 버스 터미널을 출발하여 오후 5시 정도에 산장에 도착했으니 간드룩에서 촘롱까지 6시간 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깔끔한 2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침대 3개가 놓인 방을 두 명이 사용하도록 내어 주었습니다. 나름 깔끔하고 한식을 제공하는 숙소라서 하산 길에도 이 숙소에서 하루 더 묵어 갔습니다. 저녁에 도착해서 우선 ..
어떤 트레킹이고 트레킹 하는 사람의 등에 땀을 배이게 하고 두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는 것은 "고개"입니다. 고개를 넘다 보면 트레킹 여정은 끝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간드룩에서 시작한 히말라야 ABC 트레킹에서의 첫 고개는 콤롱(Komrong, 2,250m) 고개였습니다. 고도가 2천 미터가 넘다 보니 산장에서 배낭을 벗고 휴식할 때면 서늘한 바람이 흥건하게 땀이 배인 등짝을 타고 지나가면서 추위를 느낄 정도였기 때문에 외투를 챙겨 입어야 했습니다. 포리지(Porridge)와 삶은 계란 2개로 산장에서 점심을 해결한 저희는 오후 1시쯤 산장을 나서서 촘롱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콤롱 고개에 도달했으니 킴롱(Kimrong) 계곡까지 400미터가량 급한 내리막을 부지런히 내려갔다가 계곡을 지나 다시 고도 2,3..
포카라-나야풀-간드룩으로 이어지는 기막힌 타이밍 덕택에 로컬버스를 타고 간드룩까지 이른 시간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원래 포카라의 바그룽 버스 터미널에서 간드룩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9시 30분 정도가 첫차이기 때문에 그 차를 선택했더라면 11시 이전에 간드룩에 도착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뜻하지 않게 포카라에서 나야풀 가는 첫차를 탈 수 있었고 나야풀에서도 행운과 같이 다른 노선의 간드룩행 버스를 만난 덕분에 아주 이른 시간에 간드룩에 도착해서 간드룩에서는 숙박하지 않고 일정을 하루 당겨 바로 산행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간드룩에서 촘롱까지 가는 길은 9km가 조금 넘는 길로 촘롱에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촘롱은 숙소가 많은 곳이니 문제가 없겠다 싶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촘롱..
이번 트레킹의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Annapurna Base Camp, 4,130m)를 무사히 다녀왔다면 이제는 페디(Phedi)까지 본격적인 하산길에 나섭니다. ■ 6일 차(25, 월) : 데우랄리에서 촘롱(Chhomrong)까지 데우랄리에서 ABC 걷기 5일 차 밤을 보냈다면 촘롱-뱀부-데우랄리로 이틀에 걸쳐 걸었던 길을 하루 여정으로 하산합니다. 길이 어렵지는 않겠지만 16Km가 넘는 길인 만큼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합니다. 데우랄리에서 뱀부까지 하산하는 길은 6.8Km로 어렵지 않은 하산길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뱀부에서 촘롱까지는 9.19Km로 시누아까지는 무난하고 시누아에서 촘롱으로 갈 때 촘롱 계곡을 지나는 급한 내리막과 오르막이 고비입니다. 촘롱에서 묵을 숙소 후보는 다음과..
본격적인 히말라야 트레킹을 시작하여 2천 미터대의 고도에서 하룻밤을 무사히 보냈다면 조금씩 고도를 올리며 걷습니다. ■ 2일 차(21, 목) : 간드룩에서 촘롱(Chhomrong)까지 ABC 걷기 2일 차는 간드룩에서 촘롱(Chhomrong, 2,170m)까지 9.19Km로 저희 걸음으로는 4~5시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간드룩 숙소를 떠나면 콤롱(Komrong) 고개까지 200미터 정도 고도를 올리는 평탄한 오르막을 걷습니다. 콤롱(Komrong) 고개를 지나면 킴롱(Kimrong) 계곡까지 400미터가량 급한 내리막을 걷다가 계곡을 지나 고도 2,300미터까지 500미터가량의 급한 오르막을 오릅니다. 일단 2,300미터까지 고도를 올리면 그다음부터 촘롱(Chhomrong)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