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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비인면의 갯벌체험로를 따라 올라왔던 서해랑길은 58코스를 걸으며 서천군의 북쪽 끝자락인 서면의 해안선을 동에서 서로 걸으며 춘장대 해수욕장에 이른다. 비인해수욕장을 빠져나오면 갯벌체험로 도로를 따라서 비인천을 건너 월호리로 들어간다. 비인면에서 서면으로 넘어간다.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신합리에서 해변으로 나가고 띠섬목 해수욕장의 모래해변길을 걷는다. 도둔리까지 4Km 넘게 이어지는 긴 해변이다. 해안선 끝자락에 이르면 공정마을을 통해서 홍원항으로 이동하고 홍원항을 지나서는 북쪽으로 이동하며 춘장대 해수욕장에 닿는다.
휴일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체험객들로 북적였던 선도리갯벌체험마을을 지나니 분위기가 한결 조용해졌다.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58코스 걷기에 나선다. 비인 해수욕장 북쪽 끝자락으로 향한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갯벌체험로 도로로 나온 길은 도로 갓길을 따라 비인면과 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비인천을 건너면서 서면으로 들어간다.
해안도로에는 수피가 독특한 나무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비슷한 수피를 가진 나무로 노각나무와 모과나무 등이 있지만 반들반들한 잎을 보니 그 나무들은 아니다.
알고 보니 윤기 나는 잎과 독특한 수피를 가진 이 나무는 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이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여름이 오면 붉은 꽃으로 이 해안 도로를 밝힐 것이다.
도로를 따라서 배롱나무 가로수길을 걷던 길은 중간에 해안길로 빠져서 길을 이어간다. 어차피 길을 가다 보면 다시 갯벌체험로 도로로 올라오지만 조금이라도 안전한 길을 가라고 경로를 정한 모양이다. 남쪽으로 보이는 비인 해수욕장이 벌써 아득해 보인다.
월호리의 마을길을 서쪽으로 가로지르며 호동산 아래의 골짜기 마을로 들어간다. 호동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호동골로 들어온 길은 다시 갯벌체험로와 합류하여 신합리까지 도로를 따라 걷는다.
길은 분말골, 신합리에서 다시 마을길로 접어들어 해변으로 나간다. 물웅덩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가 아주 많이 내린 것은 아니어서 조심스레 통과해 본다.
분말골에서 띠섬목 해안으로 나가는 길은 길지 않지만 우람한 나무숲 사이로 녹음을 즐기며 걷는 길이다.
울창한 나무 숲 터널 끝에는 바다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자동차들을 나란히 주차해 놓았다. 비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보인다.
띠섬목 해수욕장이다. 유명 해수욕장처럼 매일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서 밀려온 해양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손길이 타지 않은 해변 같아 좋다.
멀리 마량포구를 바라보면서 광활한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한다. 날것 그대로의 해변길이다. 물기를 약간 머금고 있는 모래밭은 푹푹 빠지지 않아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단단한 편이라 차량이 모래밭까지 들어왔다.
이렇게 좋은 모래밭과 솔숲이 있는데 휴양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이다.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이곳도 군데군데 조개를 캐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늘 하나 없는 이곳을 구름 많은 오늘 같은 날 걸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중간에 텐트촌이 있는 곳으로 통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아니었다. 펜션에서 운영하는 캠핑 공간인 모양이었다. 다시 모래밭으로 내려와야 했다.
길은 해안선 끝자락에서 해안도로와 합류하는 부분에서 갓길로 올라선다. 이른 아침부터 오락가락 빗줄기를 내리던 하늘도 거짓말처럼 쾌청한 하늘로 바뀌었다. 정면으로는 서천 화력발전소의 긴 굴뚝이 발전소의 존재를 알려준다.
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서도초등학교 앞을 지나며 해안 끝자락으로 이동한다. 해안도로 끝자락에 찐만두를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휴식을 취하면서 늦은 점심도 해결할 수 있었다.
골목길을 빠져나가 공정마을로 향한다. 춘장대역 커뮤니티센터라는 건물이 있었는데 옛 춘장대역 역사를 개조한 것이라 한다. 장항선과 연결되어 서천화력발전소로 석탄을 나르던 철도였는데 지금은 폐선되었다고 한다.
처마 아래 제비 새끼들이 어미가 벌레를 물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들판에 벌레가 늘어나는 계절, 제비가 새끼를 키우기에 딱인 날씨 이기도 하다. 한 번에 5백 Km가 넘는 거리도 날아간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조류이다.
담벼락 작은 화단에 심은 접시꽃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접시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여름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공정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에는 희망철길공원이라는 이름으로 폐선된 서천화력선 철길 자리에 공원을 조성하고 있었다. 석탄을 나르는 철길이었지만 여름이면 서울에서 춘장대역까지 피서객을 위한 기차도 운행했다고 한다. 그때의 낭만은 그냥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
홍원항으로 향하는 길, 마을길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송전탑이 바로 인근에 발전소가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길은 놀녹산 아랫자락의 작은 언덕길을 넘어간다. 갖가지 색을 가진 접시꽃이 화사하다.
놀녹산 언덕길을 내려온 길은 홍원항으로 진입한다.
홍원항을 지난 길은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며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방향을 잡는다. 홍원항 앞 공원에 뽕나무가 몇 그루 있었는데, 화장실에 간 옆지기를 기다리며 나무에 달린 오디를 보고 있자니 운동하며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맛있다고 오디를 따먹으라 부추긴다. 손에 묻는 것도 귀찮고 먹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가 옆지기가 돌아와서 알려주니 망설임이 없다. ㅎㅎ
춘장대로 가려면 길은 홍원항 뒤의 언덕길을 넘어서 가야 한다.
갓길을 걸어 동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맑은 하늘 아래로 넓은 모래사장이 일품인 춘장대 해수욕장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점점이 흩어진 사람들 중에는 벌써 물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다.
오전 내내 먹구름과 함께 비를 내리던 하늘은 어디로 가버리고 흰구름이 마치 파라솔처럼 춘장대 해변을 가리고 있는 모양새다.
드디어 멋진 춘장대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지금이라도 배낭을 풀어헤치고 바다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날씨는 이미 여름이지만 본격적인 피서철이 아니라 사람이 많지 않은 지금이 바다를 즐기기에는 딱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튜브를 들고 물놀이하는 사람들, 그저 바닷물에 발을 첨벙거리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들, 모래사장에 파라솔을 치고 햇빛 아래로 나만의 휴식터를 만드는 사람들, 모래를 파면 무언가를 잡느라 집중하는 사람들...... 다양한 모습으로 바다를 즐기고 있다.
길은 춘장대 해수욕장 중심까지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진다.
해변길을 걸어온 길은 조명 풍차가 있는 광장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해수욕장 안내소 옆을 지난다.
춘장대 해수욕장은 대규모 호텔이나 리조트보다는 펜션, 민박, 캠핑장이 많은 곳으로 캠핑장을 끼고 좌회전하여 주차장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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