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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읍 북쪽 끝자락 옥남리에서 들어선 서해랑길은 마을길을 따라 북서 방향으로 이동한다. 지형상으로는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지만 해안선과 약간 떨어진 마을길을 걷는다. 백사마을을 지나면 해안으로 업체들이 몰려있는 월포마을을 지나고 하소마을 아래에서 해안으로 나가서 매바위해변공원 앞으로 길을 돌아서 해안선을 따라 걷다가 다시 죽산리 들판길을 거쳐서 송석리 와석마을로 들어가 코스를 마무리한다.

 

옥남리 마을길을 지나는데, 여름 대표 작물 수박을 가지런히 심은 밭을 보니 이제 여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렇게 노지에서 재배하는 수박보다는 많은 수량이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에서 재배된다. 세월이 흐르는 만큼 수박을 대하는 방법도 바뀌어 예전 같으면 수박 장수가 삼각형으로 수박을 잘라서 직접 보여 주거나 맛을 보는 방법으로 수박을 골랐지만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는 일정한 품질을 위해서 비파괴검사로 수박의 당도를 사전에 검사하여 들여온다고 한다. 

 

특이한 작물을 보면서도 강황인지, 칸나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 칸나인 것 같기는 한데, 근처에 인적이 없으니 물어볼 사람도 없이 그저 호기심만 가득 안고 길을 떠난다.

 

해변 근처 옥남리 마을길을 걷고 있지만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이다. 길가에 올려진 김 양식배를 보니 이곳이 바닷가 마을임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길은 서천군 장항읍에서 마서면 남전리로 들어왔고 백사마을 골목길을 가로질러 간다.

 

담장을 따라서 인동덩굴의 꽃이 절정이다. 향기도 좋지만 금은화라는 별칭답게 꽃이 정말 곱다.

 

백사마을 앞바다 갯벌 건너편으로 있는 묵도, 대죽도와 같은 섬들을 뒤로하고 백사마을을 빠져나간다. 백사장 마을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백사마을을 지나온 길은 농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계속이동한다.

 

모내기가 끝난 논두렁을 건너기도 한다. 얼마 만에 하는 논두렁 걷기인지, 감회가 새롭다. 한편으로는 농민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하는 마음도 생긴다.

 

농로를 따라가는 길은 작은 야산을 통과하여 월포마을로 향한다.

 

월포마을 해변에 이르러 바라본 풍경은 고요함 그 자체다. 사람의 흔적이 없을 정도다.

 

해변으로는 즐비한 수산업 관련 공장과 시설들을 보니 이 지역의 김양식 규모가 상당한 모양이다. 충남 김 생산의 대부분이 서천군에서 난다고 한다. 전남이 압도적인 생산량을 보이고 있지만 전북과 충남이 비슷한 규모로 그 뒤로 쫓는 상황이다.

 

마을 한쪽에 정박해 놓은 김양식용 선박들을 보니 이곳에서 생산하는 서천김에 대한 규모를 대략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정자에 앉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태양광 발전 단지를 돌아온 길은 하소 마을 입구에서 서쪽 해안으로 길을 잡는다.

 

하소마을의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정면으로 멀리 매바위해변공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쪽으로는 장항의 랜드마크처럼 서있는 전망산 바위산에 우뚝 솟은 제련소 굴뚝이 멀지만 시야에 강력하게 다가온다.

 

길은 매바위해변공원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해변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배마다 경운기를 이용해서 바다에서 뭍으로 배를 올려놓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바로 앞으로는 아목섬, 멀리 북쪽으로는 56코스 종점을 지나서 위치한 송석항을 보면서 해변길을 걷는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닷가에 가지런히 세워놓은 김양식 도구들을 보니 배, 닻, 거치대 등 김양식에 필요한 도구가 한둘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인지 모래 해변으로 바닷물이 출렁거린다. 긴 모래 해변과 솔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물때에 따른 모습과 이곳의 사계절 풍경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나그네의 쓸데없는 상상 일수도 있겠다.

 

솔숲과 함께하던 해변길은 중간에 끝이 난다. 밀물이 오면 길이 없어지니 길을 돌아가도록 만든 모양이다. 죽산리 들길로 나간다.

 

바닷가 모래 땅에서 꽃을 피운 모래 지치라는 식물을 만났다. 참으로 생명의 신비는 놀랍다.

 

이 동네는 대부분 모내기를 끝냈다. 죽산리 들길을 가로지른다.

 

들길을 가로지르며 북쪽으로 올라가던 길은 마을을 목전에 두고 좌회전하여 송석리 와석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넓은 바위가 누워있다고 해서 와석이라는 이름이 붙은 송석리 와석마을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57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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