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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천을 건너면서 고창군 해리면에서 심원면으로 넘어온 길은 곰소만 안쪽을 향하여 동쪽으로 이동한다. 서해안바람공원에 있는 작은 언덕과 같은 계명산에서 주위 풍경을 감상하고 내려오면 만돌리의 해안 둑방길을 따라 심원면 읍내로 향한다. 갯벌 풍경과 함께하는 길로 가는 길에 람사르고창갯벌센터도 지난다.

 

 

제방에 마련된 산책길을 걷고 있는데 방송에서만 보던 갯벌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트랙터의 그림을 본다. 갯벌 체험을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다.

 

서해안바람공원에 도착했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고창 갯벌 전망대도 있다. 우리가 지나온 해리면, 그리고 앞으로 지나갈 심원면과 부안면의 갯벌이 대상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뜬금없이 큰 닭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닭 조형물이 서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옆에 우리가 올라갈 작은 산이 있는데 산의 이름이 계명산, 소위 "닭 울음 산"이다. 산에서 닭이 울면 중국까지 들린다는 전설이 있다.

 

길은 계명산 오르기로 이어진다. 29미터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평지에서 가파르게 고도를 올려가야 한다.

 

전망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조용하게 운동하기에는 훌륭한 환경이다. 서해랑길은 올라온 반대편 길로 내려간다.

 

계명산에서 들판을 바라보니 추수 때도 아닌데 평야가 노릇노릇한 색깔이 많다. 경관 농업의 일환이자 녹비작물로 유채를 많이 심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산을 내려가면 만날 계명마을 풍경이다.

 

계명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길, 만돌어촌체험마을에 운영하는 트랙터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성수기 때는 하루에 5천 명도 갯벌을 찾는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저 많은 트랙터들도 쓸모가 있겠다 싶다.

 

새 모양의 길표지가 등장했다. 종점 인근의 람사르 고창갯벌센터가 약 3Km 남았다. 계명산을 내려온 길은 해안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논에 유채를 심어서 봄이면 청보리와 함께 유채를 경관 농업으로 활용하고 모내기 전에 갈아엎어서 녹비작물로도 활용하는 지혜로운 선택이지 않나 싶다. 논에 가득한 유채를 처음 만나는데 정말 특이한 풍경이다. 

 

갯벌과 양식장을 보면서 걷는 해안길은 걷기 좋게 잘 다듬어져 있었다. 동쪽으로 향하는 길, 정면에서 경수산(445m)이 우리를 맞아준다.

 

심원면 만돌리 끝자락의 염전 지대를 지나면 심원면 두어리로 들어간다.

 

심원면 두어리 일대는 국내 최초의 역간척이 수행된 지역 중의 하나로 해안 설치했던 폐양식장의 둑을 무너뜨려 자연으로 돌아가게 했다고 한다. 위성사진을 보면 물이 들어오면서 갯골이 생기기도 했지만 아직도 양식장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곳 양식장의 폐쇄가 원자력 발전소의 온배수 배출과도 연관이 있다니, 이 또한 주목할 점이다. 실제로 실뱀장어 채취 어민들의 소송 관련 자료에서는 수온이 7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물론 원전 측에서는 온수를 활용한 어업도 제안하고 있지만 원전이 주변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갯벌센터가 5백여 미터 남은 지점, 서해랑쉼터 표식도 등장했다. 서해랑쉼터는 서해랑길을 걸으며 가끔씩 만나는 공간인데, 우리는 잘 활용하지만 않지만 표식만으로도 반갑다.

 

갯벌 센터로 가는 길에는 태양 추적식 태양광 발전 시설도 설치되어 있었다. 갯벌 센터 인근을 지나면서 드는 생각은 갯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다.

 

길은 람사르고창갯벌센터 앞을 지난다. 관람용 미니 전기 버스와 자전거까지, 고창 세계프리미엄 갯벌생태지구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갯벌을 제대로 활용하는 모양이다.

 

갯벌 센터를 지나 심원면 읍내로 들어가는 길, 심원면 두어리에서 월산리로 넘어간다. 이쪽 논은 잡초와 유채가 함께 자라는지 노란 유채꽃이 군데군데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청보리 물결도 만난다.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보리 이삭의 물결이 환상적이다. 이번 여행은 뜻하지 않게 제대로 된 봄 구경을 한다.

 

길은 정겨운 인상을 풍기는 마산마을을 지난다.

 

마산마을을 지나서 큰길로 나온 길은 심원면 면사무소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원래의 계획은 심원면사무소 앞에서 버스를 타고 고창터미널과 정읍을 거쳐 집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큰길로 나오기 직전에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말았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친 것이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릴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흥덕을 통해서 정읍으로 하는 경로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선운산 도립 공원을 거쳐서 흥덕에 도착하니 정읍 가는 시내버스가 바로 대기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다음 코스가 시작되는 심원면사무소까지 오려면 정읍에서 흥덕을 거쳐 들어오는 것이 빠른 경로이다. 정읍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흥덕으로 올 수도 있고 정읍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다음 여행을 위해서 시간표를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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