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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면 동호리를 넘어온 길은 동호해수욕장과 동호마을을 돌아서 해리천 하구의 둑방길을 넘어간다. 해리천을 건너면 고창 CC 옆을 지나가게 되는데 골프장 덕분인지 이곳 해안선은 솔숲과 둑방길을 깔끔하게 정비해 놓아서 서해안바람공원까지 훌륭한 산책길을 걷는다.

 

동호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길, 봄도 지나가는지 벚나무도 꽃이 지면서 새잎이 나오고 있다.

 

모래 해변과 마주한 언덕 위에는 동호 국민 여가 캠핑장이라는 이름으로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깔끔한 화장실과 시설도 좋아 보인다.

 

우리도 해변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긴 모래사장 앞으로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서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캐느라 정신이 없다. 동죽조개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캠핑장을 지난 길은 동호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계속 북쪽으로 나아간다. 민박집, 모텔, 편의점, 카페, 펜션 등 휴양지 모양새를 갖춘 곳이다.

 

동호 해수욕장을 지난 길은 북쪽 끝자락에서 우측으로 돌아서 남동 방향으로 내려간다.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의 곰소만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동호 마을을 지나 곰소만 해안으로 나가는 길, 동백정이라 이름 지은 마을 정자도 지난다. 마을 쉼터를 폼나게 지어놓았다.

 

동호항으로 나오니 곰소만 바다 건너편의 부안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바다 건너편은 부안의 모항관광단지이다.

 

그렇지만, 서해랑길은 고창군의 여정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우리가 가야 할 동쪽 길은, 바로 앞으로는 고창 CC 앞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솔숲이 남북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는 선운산 자락과 이어져 있는 경수산(445m)이 존재감을 뽐낸다.

 

동호마을을 벗어난 길은 해안 제방길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남쪽 저기 어딘가가 우리가 다음 코스로 걷게 될 선운산이 자리하고 있다. 수없이 들었지만 한 번도 가지 못했던 그 선운산을 다음 여행에서 만나게 된다는 기대가 샘솟는다.

 

해안 제방길을 걷던 길은 77번 국도를 만나서 동호 교차로까지 도로를 따라 걷는다. 해리면 읍내에서 동호 해수욕장까지 이어진 도로이다.

 

도로를 따라서 도호 교차로까지 내려오니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지역의 이름들이 표지판에 나열되어 있다. 흥덕과 선운산이다. 사실 정읍은 서해랑길이 지나지 않지만 교통요지이기 때문에 고창이나 부안으로 내려오면서 들러서 갈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흥덕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해리천 하구를 가로막은 배수갑문을 지나며 북동 방면으로 이동한다. 동호리 인근에서 시작한 광활한 간척지를 지나는 길이다.

 

일제강점기 삼수사를 창업한 인촌 김성수는 회사 이름을 삼양사로 바꾸고 일본인 회사의 간척 공사권을 인수하여 심원면의 고전리, 궁산리, 만돌리, 주산리 일대와  해리면의 금평리, 동호리에 대규모 간척 공사를 시행하여 농장과 염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집안 형제들과 함께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인정된 것과는 별개로 고창 출신으로 주민들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임에 틀림없다.

길은 고창 컨트리클럽 서쪽으로 돌아서 간다. 삼양사에서 염전부지를 인수받아 만든 골프장이다.  길은 골프장 서쪽으로 솔숲으로 들어간다.

 

솔숲 사이로 설치한 데크 산책로를 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인근 골프장이 있는 덕택에 이런 편안한 산책로도 조성된 것 아닌가 싶다. 동기야 어떻게 되든 좋은 길을 가볍데 이어간다.

 

때로는 숲 사이로 해안 풍경을 보기도 하고 깔끔한 쉼터에서 쉬어 가기도 한다. 주말 휴일이지만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조용히 걷기 좋은 숲 속 산책로이다. 숲 속 벤치에서 목을 축이며 잠시 쉬어 간다.

 

아무리 골프장 인근이라고 하지만 숲 속으로 이어지는 데크 산책로는 정말 잘 만들어 놓았다. 이런 숲과 함께하는 산책길은 멀리 서해안바람공원까지 이어진다.

 

공원 한가운데 복숭아나무가 꽃이 외롭지만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삼국지의 도원결의에도 복숭아꽃이 등장하고 동양의 이상향을 의미하는 무릉도원에도 복숭아꽃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고금을 불문하고 아름다운 도화에 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데크길 따라 심어 놓은 영산홍이 지금이 봄의  한가운데 있음을 알려준다.

 

숲 속 산책길을 걸어 해안으로 나오니 서쪽으로는 동호항과 앞바다의 소죽도와 대죽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고창 컨트리클럽 북서쪽 모서리에 해당하는 이곳에는 작은 공원도 마련되어 있었다. 길은 동쪽으로 서해안바람공원을 향해서 이어진다. 애향갯벌로라는 이름의 도로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석양을 보다가 해 지는 것을 우려했을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명까지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어찌 보면 삭막한 제방길이었을 수도 있는데 양쪽으로 나무를 심고 다듬어 놓으니 훌륭한 산책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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