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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방조제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3코스는 가좌리까지 가는 동안 관두산과 대월산 아랫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위의 그림처럼 관두산 자락을 올라갔다가 내려와 잠시 명성리 들길을 걷지만 다시 대월산 자락의 임도를 거쳐야 한다. 두 개의 산을 지나는 과정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지만 모두 고도가 1백 미터 아래로 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관동방조제를 지나면 좌회전하여 서해랑길 3코스를 시작한다. 영터정류장까지는 가지 않는다.

 

광동방조제가 생기기 전의 관두산 아래 바다는 관두량이라는 해협으로 고려시대에는 중국으로 가는 관문, 조선시대에는 제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관두산이라는 산 이름도 관두량에서 왔다고 한다. 관두산 위에는 진도의 여귀산과 영암의 마산과 이어지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바위 절벽이 인상적인 산이다.

 

해안을 걷던 길은 우회전하여 임도를 따라 관두산 안으로 들어간다.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관두산 아랫 끝자락에 있는 포구까지 이어진 도로의 이름이 풍혈길인데 바로 관두산 곳곳에 있는 십여 개의 풍혈을 길이름에 붙인 것이다. 지하수가 지열에 의해 데워져 수증기가 바위 틈새를 통해 지표로 나오는 것을 풍혈이라고 하는데 겨울에도 20도 내외의 따뜻한 바람이 나와서 풍혈 주위로는 고사리와 이끼가 잘 자란다고 한다.

 

어느 정도 오르막을 올라서 바라본 관두산 앞바다의 전경이다. 관동방조제가 없었다면 내륙 깊이 까지 바닷물이 들어갔을 풍경이다.

 

해남군의 임도에서는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임도 표시목이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명성마을까지 이어지는 관동 임도이다.

 

임도 아래로 해안선을 보며 길을 걷는다.

 

관두산 서쪽 끝자락에 이르니 해남에 속한 상마도, 안도, 중마도, 하마도가 나란히 시야에 들어오고 섬들과 육지 사이에 엄청나게 펼쳐진 양식장의 모습에 와! 하며 자연스레 입이 벌어진다.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임도 걷기는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바다와 낙엽이 어우러진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마치 바둑판처럼 펼쳐진 김양식장의 풍경을 보면서 어민들의 노고에 생각,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생각, 바다 오염에 대한 생각, 먹거리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겹쳐서 그냥 머리 아파진다. 

 

명성마을 앞바다의 증도가 보이고 임도 표시목의 숫자가 31이니 임도 시점부터 3.1Km 정도 이동한 것으로 관두산 아랫자락의 임도도 어느덧 끝을 보이고 있다.

 

관두산 임도 끝에 이르니 바로 이어서 우리가 가야 할 대월산 임도와 산 앞의 증도가 어서 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듯하다. 여정을 시작할 때의 아침 바다는 밀물이라 물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물이 많이 빠졌다.

 

예전에는 임도에서 내려오면 바로 좌회전하여 명성마을 앞 해안길로 직진한 모양인데 지금은 농로를 통해서 돌아가도록 경로가 바뀌었다. 아무래도 해안가에 있는 농업회사의 작업 반경과 경로가 겹치면서 공장도 걷는 사람도 상호 위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공장을 우회해서 논 사이의 농로를 걷는데 한 농민이 경운기에 짚 더미를 잔뜩 싣고 옮기고 있었다. 집에서 소를 키우시는 모양인데 트랙터로 짚을 모아서 원형베일러로 만들어 놓는 요즘 세상에 그 흔한 노끈 하나 쓰시지 않고 볏짚으로 끈을 엮어서 짚단을 묶어 경운기로 나르시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존경심이 들며 엄지를 들게 된다. 

 

해안 둑방길로 나온 길은 둑방길을 지나 명성마을 끝자락을 통과하여 대월산 임도로 오른다.

 

이곳은 임도 안내판까지 세워 놓았다. 명성마을에서 가좌마을까지 1.98Km의 임도이니 1번으로 시작한 임도 표시목은 1백 미터 간격으로 19번까지 나타날 것이다.

 

연한 보랏빛의 쑥부쟁이가 수줍게 꽃을 피우고 있다. 

 

앙증맞은 노란 꽃을 가진 감국도 자연스레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임도를 어느 정도 오르자 산 아래로 증도가 내려다 보인다. 물이 빠져서 그런지 거의 육지화된 섬이다.

 

길지 않은 대월산 자락의 임도는 가좌리 앞바다의 작은 섬을 보이면서 끝이 난다.

 

임도를 내려오면 해안 둑방길을 지나 우회전하여 산 자락 아래로 이어지는 태양광 발전소 사이의 길을 따라 가좌 마을로 향한다.

 

무시무시한 가시들 사이에 남아 있는 노란 탱자, 나무 아래로 떨어진 탱자 열매들을 보니 아무리 따뜻한 지방이라 해도 초겨울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탱자 향기를 맡고 싶어 코를 대고 싶지만 무시무시한 가시에 좀처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드디어 가좌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와를 굽는 터였다고 가좌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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