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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 사구 습지를 떠난 해파랑길은 해안에서 월송정을 돌아 나와 구산 해수욕장에 이른다. 구산 해수욕장 중간에서 길을 나와서 구산리 마을길을 통해 구산항에 도착한다.
평해 사구 습지에서 시작된 해안길에서 해파랑길은 월송정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한다.
고려 충숙왕 당시 처음 세워졌다는 월송정은 조선 시대 중건을 거쳐 1969년 새로 지었지만 옛 모습과 달라 지금의 월송정은 1980년에 고려 양식에 따라 다시 세운 것이라 한다. 관동팔경 중의 하나다.
1980년 재건된 월송정의 현판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최규하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라고 한다. 신군부 세력에 의해 권한 없는 대통령, 최단기 재임 대통령, 비운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월송정 주변으로는 쭉쭉 뻗어있는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나들이 나온 사람들도, 동네에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월송정 공원을 벗어나면 황보천을 건너는 인도교를 통해서 구산 해변으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노동 서원이 있고 조선시대 문신이자 시인이었던 이산해가 유배를 왔었다는 기성면 황보리에서 내려오는 황보천은 이곳에서 넓은 사구를 만들며 동해바다와 만난다.
황보천을 건너서 오솔길을 지나면 구산 해변을 만난다. 멀리 구산항도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 월송정 방향의 해안을 바라보니 멀리 직산리까지 모래 해변이 상당히 길다.
해파랑길은 구산 해수욕장 뒤편의 솔숲으로 길을 이어간다. 오토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운 모래와 맑은 물이 매력적인 구산 해수욕장은 시설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명사십리라는 별칭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구산 해수욕장 좌측으로는 오토캠핑장과 카라반이 자리하고 있어서 해파랑길은 해수욕장 정문으로 나가서 구산리 마을길로 돌아가야 한다.
구산리는 마을의 지형이 거북이 꼬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실제로 구산리는 야트막한 굴미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데 굴미의 시초 구미는 거북이 꼬리라는 의미이다.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거북이 모양을 한 화장실도 이채롭다. 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토끼와 거북이 상징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이 별주부전의 발상지는 아니지만 아름답고 깨끗한 해수욕장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해수욕장 입구를 나서면 구산항을 향해서 구산마을길을 걷는다. 해수욕장 캠핑장 옆을 돌아서 간다.
구산리는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순찰하던 수토사가 순풍을 기다리던 곳이라는 대풍헌이 자리한 역사적인 마을이다. 그것을 기념하여 만든 공원이 이름은 쉼터지만 묵직한 의미가 전해져 온다. 구산리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면서 해류가 울릉도 쪽 먼바다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울릉도가 가기에 적절한 위치였다고 한다.
수토사 행렬을 재현한 수토사 터널 조형물. 모두 표정이 근엄하다.
독도의 생태를 소개하고 있는 공간. 일본 사람들이 멸종시킨 독도 강치라는 소리는 들었는데 사실 강치는 일본 사람들이 부르는 말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가지어라고 불렀고 통상 바다사자, 바다표범이라 부르는 동물이다. 쉬어가기 좋은 바위도 많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이니 먹이도 풍부한 바다사자의 천국이었는데 일본인들이 무지막지하게 남획한 것이다. 요즘은 가끔씩 물개가 찾는다고 한다.
조용한 구산항에 도착했다. 조용하기는 하지만 울진군에서는 사동항, 오산항, 죽변항과 함께 국가 어항으로 지정된 규모가 있는 항구이다.
울진 해파랑길은 중간중간 해파랑길 표지판과 비슷한 안내판을 만나는데 자전거 도로 안내판이다. 가는 길은 비슷하고 거리가 비슷해도 속도는 차이가 크다. 걷기와 자전거는 통상 4배의 속도차가 난다고 한다. 구산리 쉼터에서 쉬어 가는데 머리 위로 경비행기 한대가 웅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구산항은 인근에 울진 비행 훈련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간격으로 비행기 이륙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이다.
구산항에서 잡히는 주요 어종은 오징어, 문어, 대게, 가자미라고 한다. 그중에 문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낚싯배를 타고 나가서 낚시를 하면 보통 돔이나 우럭 같은 어종을 낚시하는 줄 알았는데 낚시꾼들이 문어도 낚시로 잡는다고 한다.
순풍을 기다리는 곳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대풍헌. 지금의 건물은 2010년 해체 복원한 것이라 한다.
항구 한쪽에는 독도 모형도 마련되어 있고, 수토사가 타고 바다를 건너갔을 배 모형도 만들어져 있었다. 수토사의 시대 배경과 독도, 이곳의 자연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조용한 구산항을 떠나 봉산리 해안길로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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