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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통 해변에 이른 길은 해안길을 따라 해수욕장을 빠져나가고 해제면으로 진입하는 좁다란 길목에서 국도를 만나서 국도를 따라 올라간다. 홀통교차로 이후로 원래의 경로는 국도를 주위를 오가다가 가입리를 돌아서 물암마을로 나오면서 다시 국도를 가로지르는데 우리는 무안읍내로 나가는 버스 시간도 있고 해서 그냥 홀통교차로에서 물암마을까지 국도를 따라서 직진하기로 했다. 해제면으로 진입한 길은 물암마을에서 국도를 벗어나 해변으로 나가서 길을 이어간다.

 

홀통해변의 서해랑길은 모래사장으로 내려와 해변 끝자락까지 모래사장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밀물 때가 되어 물이 들어오면 일부 해안길은 없어지고 만다. 이때만 해도 설마 그런 일이 벌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깨끗한 모래사장과 맑은 바닷물에 그저 좋다! 를 연발할 뿐이었다.

 

감태와 매생이, 파래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문외한에게 해변으로 밀려온 해초의 이름보다는 이것이 물이 빠졌을 때 갯벌 위를 초록색으로 만들던 존재구나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동해안이라면 미역 줄기가 해안으로 밀려왔겠지만 이곳은 감태 종류가 밀려온다.

 

아이고! 해변 끝자락을 앞두고 바닷물에 우리가 갈길이 없어져 버렸다. 가끔씩 이런 구간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물이 빠진 상태로 지나간 덕택에 괜히 걱정했네! 했지만 밀물로 길이 막히는 것이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바위를 타고 올라가서 혹시 길이 있을까 살펴보니, 길의 흔적은 있는데 관리가 되지 않아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길을 폐쇄한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 해안 방호벽이 계단처럼 되어 있어서 벽을 따라 이동할 수 있었다. 이것도 없었다면 신발을 벗고 지나가야 했을까? 가능할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길을 이어간다.

 

고비를 지나 해안 끝자락에 이르니 마을 어촌계의 어마무시한 출입금지 경고판이 우리를 맞이한다. 홀통 해수욕장은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2백 미터 정도 동쪽으로 이동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포장도로를 계속 걷는다.

 

홀통 유원지에 들어서니 소나무숲도 풍성해지고 숲 속 캠핑족도 사람들도 많아진다.

 

걸어온 해변의 반대편 해변은 전혀 다른 그림이다. 해안 둑도 없고 여느 유명 해수욕장처럼 솔숲과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세찬 바람에 이곳이 동해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는 세찬 바람에 모자를 단단히 붙들고 있어야 했지만, 이곳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의외의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운저리회의 주인공, 망둥어들을 높은 건조대 위에서 해풍에 말리고 있는 모습이다. 작은 망둥어만 보았었는데 덩치들이 크다. 이곳에서는 낙지만큼이나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망둥어라니, 운저리회를 먹어 보아야 알 것 같다.

 

홀통길을 따라 동쪽으로 해안을 따라 이동한다. 바람이 보통이 아니다.

 

구름이 많아져 오후의 태양을 가리니 주위도 조금 어두워지고 날도 더 서늘해진다. 하늘이 겨울 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아름답다.

 

홀통교차로에 이르면 원래의 경로는 도로를 가로질러 도로 건너편에서 도로 옆길을 걷지만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서 물암마을까지 쭉 직진하기로 했다.

 

갓길이 있어서 걸을 만 하기는 했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국도 걷기는 녹록지 않다. 대형 덤프라도 지나갈 때면 흠칫한다.

 

워낙 좁은 길목이다 보니 서쪽으로는 점점 수면으로 내려가고 있는 석양을 보이고 동쪽으로는 해제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 해안길은 해제면과 신안 증도를 돌아와 서해랑길 33 코스로 걸어갈 길이기도 하다.

 

원래의 서해랑길도 가입리 입구까지는 국도의 갓길을 걸어야 한다. 워낙 폭이 좁은 지형에 오고 가는 경로를 모두 만들다 보니 대형 트럭이 쌩쌩 달리는 국도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나 보다.

 

원래의 경로는 가입리 입구에서 우회전하여 가입리 마을을 돌아서 물암마을로 나오지만, 우리는 무안으로 나가는 버스 시간을 감안하여 그냥 물암마을까지 도로를 따라서 직진하기로 했다. 무안황토갯벌랜드 표지판이 계속 등장한다.  해제와 증도를 모두 돌고 나오면서 만날 장소이다.

 

오후 5시를 바라보는 시각, 서산으로 지는 태양이 더욱 강렬하게 눈부시다. 바다 건너편도 해제면으로 24코스로 걸어가야 할 곳이다.

 

길은 어느덧 무안군 현경면에서 해제면으로 넘어간다.

 

현경면과 해제면 경계에 세워진 "풍요로운 해제"라는 표지석이 인상적이다.

 

계속 국도를 따라 직진했던 길은 물암마을 정류장에서 원래의 서해랑길 경로와 만난다. 우리는 이곳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무안 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쉬고 다시 돌아와 길을 이어갔다. 농어촌버스들의 시간은 무안군 페이지에 있는 내용대로 정확하게 운행하고 있어서 시간만 잘 맞추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게다가 저렴하고 빠르다.

 

다음날 아침 물암마을로 돌아와 마을 골목길을 통해 해변으로 나가서 여정을 이어간다.

 

어제 오후와 달리 물이 빠진 해안 풍경은 어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평화로운 아침 바다 풍경이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고 24코스를 마저 끝내고 25코스의 신안군 지도까지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갯벌이 드러난 물암마을의 해안선을 따라 이동한다.

 

얼마간 해안을 걷던 길은 해안을 벗어나 도로가 있는 쪽으로 들길을 걷는다. 아마도 사유지 때문에 해안으로는 계속 갈 수 없는 모양이다.

 

해제지도로 인근의 길을 따라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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