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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제에서 홀통해안까지 가는 길은 초반에 봉대산과 작은 봉대산 자락의 고개를 지나는 구간이 있지만 이후로는 대체적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곡지마을까지 대부분 구릉지의 들길을 걷고 곡지마을 이후로 해변으로 나가서 해안길을 걷는다.

 

봉오제 버스 정류장 인근에서 서해랑길 24코스를 시작한다. 현해로 도로변에 24코스 입간판에 서 있었다.

 

봉오제 삼거리에 기사식당도 있고 식당이 여러 개 있었는데, 일요일이기도 하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때라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고 찾아간 봉오제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오기 전에 한 중년부부가 전화로 식사를 예약했던 모양인데, 단골인지 그분들은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주인장 아주머니와 막걸리 식초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신도 직접 담그기 어려워 지인으로부터 사다 쓴다는 이야기며, 막걸리 식초에 요구르트가 들어간다는 이야기며,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이 동네 식당마다 운저리 회무침을 메뉴로 내걸고 있었는데 운저리 회무침에 비법 막걸리 식초가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운저리"는 내가 알고 있었던 망둥어였다. 망둥어를 회로 먹는 것도 처음 보았지만, 이렇게 인기 음식이었다니........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봉오제 삼거리를 출발하여 현해로 도로를 따라 고개를 올라가서 무안 여성 농어업인센터 쪽으로 좌회전하여 도로를 따라간다.

 

여성 농어업인센터를 지나 농장 쪽으로 길을 잡으면 길은 해안으로 이어진다. 여성, 농업인, 어업인을 구분해서 센터를 세운 목적과 이유가 있었겠지만 처음 보는 모습이라 지나가면서도 저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언덕 아래로 멀리 보이는 해변이 아마도 이름도 특이한 홀통 해변인 모양이다. 오후의 태양빛을 받아서 더욱 하얗게 모이는 흰구름을 아래로 그늘진 곳에는 잔설이 여전하다.

 

농장 옆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질퍽한 진흙탕 복병을 만났다. 꽁꽁 얼은 상태라면 그나마 빠지지 않을 텐데, 애매하게 녹은 상태라 길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해안으로 내려와서 이어가는 둑방길도 만만치가 않다. 진흙길로 가자니 눈앞이 캄캄하고, 풀이 우거진 둑방길도 그리 녹록지가 않다. 우리의 선택은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으니 신발을 보호하기로 했다. 풀숲을 헤치며 전진한다.

 

둑방길을 걸으니 만날 수 있었던 아름다운 갯벌 풍경이다. 눈부신 흰구름과 지난가을의 흔적을 품고 있는 갈대 갯벌, 서쪽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해안선까지, 훌륭하다.

 

해안 둑방길을 벗어나면 구릉지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서 들길을 걷는다.

 

양파와 함께 무안의 대표 작물인 양배추가 이 겨울 싱싱하게 존재를 뽐낸다. 양배추는 충남 서산과 전남 무안이 최대 생산지이다.

 

완만한 구릉지가 이어지는 들판 풍경을 감상하며 길을 이어간다. 겨울 해풍에 손이 시린 것이 흠이지만 이런 날씨의 겨울 걷기는 너무 좋다. 멀리 지도의 풍력발전기도 보인다.

 

구불구불 농로를 걷다 보니 앞서 23코스에서 보았던 죽도 섬도 시야에 들어오고 길은 곡지마을로 들어간다.

 

양배추 밭을 여러 곳 지나다 보니 통통하게 잘 큰 양배추도 있지만 제대로 크지 못한 것도 있고, 이상하게 생긴 놈도 있다. 생물이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바람을 사진에 찍을 수는 없지만, 곡지마을회관에 걸린 깃발이 그나마 지금의 바람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

 

검무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곡지마을을 골목길을 관통하여 지나간다. 

 

마을분들이 버스 정류장에 갖다 놓은 작은 소파도 정겹고, 공지동, 아랫마을, 삽다리 이름도 정겹다.

 

곡지마을을 빠져나간 길은 다시 구불구불 농로를 따라 홀통해안으로 향한다. 들판은 양배추밭이 아니면 양파밭이다.

 

마을길을 나와 해변으로 나온 길은 홀통해수욕장까지 해안길을 따라 이어간다.

 

해변으로 나오니 만 건너편으로 홀통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홀통 해변은 백사장도 유명하지만 해안으로 이어진 솔숲도 유명한데 , 해안을 따라 이어진 솔숲 산책길로 진입한다. 구릉지 밭 사이로 다니던 길과 느낌이 달라진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숲길을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누리며 걷는다. 나무는 사회가 가꾸어야 할 필수 자산이다.

 

홀통해수욕장이 눈앞으로 한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오후 시간에 되니 물이 들어와 출렁거리는 바다가 보기 좋다. 이때만 해도 밀물 때문에 길이 막힐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눈부신 오후의 태양이 흰구름 아래로 아름다운 은빛물결을 만들고 있다.

 

넓은 해안길은 아니지만 홀통으로 향하는 기다란 솔숲길을 이어간다.

 

인간의 조명으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태양빛, 구름이 훌륭한 조연이다.

 

드디어 솔숲과 백사장이 보이는 해변으로 나왔다.

 

해변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은 좋은데 문제는 길이 없다. 해변 아래로 내려가서 모래사장을 걸어야 한다. 해안을 따라서 숲 속 길이 있었던 모양인데 올라가 보면 정비가 되지 않아 걸을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니 염려와 다르게 신발이 푹푹 빠지는 길은 아니었다. 굵은 모래가 독특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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