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족암을 지난 남파랑길 33코스는 경남 고성의 남파랑길 마지막 부분을 걷는다. 덕명 마을의 마을길을 지나 도로변을 따라 섭밭재 고개를 넘으면 정곡 마을에 이르고 여기서부터는 사곡천 하천변을 따라 종점인 하이면 사무소까지 걸어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천포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여러 갈래의 송전선 아래를 지나게 된다. 상족암을 보려면 해안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평일임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이후 여정을 생각하면 여유를 부릴만한 넉넉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공룡 산책로를 계속 이어서 걷는다. 상족암 앞바다에 쌍둥이처럼 떠있는 섬은 질매섬, 장구섬이라고도 불리던 안장섬이다. 말의 안장처럼 생겼다고 이름 붙은 무인도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보도 연맹 사건으로 몰려 3백여 명의 민..
보리밭이 많았다는 맥전포 마을을 떠나면 공룡 산책길이라 부르는 둘레길을 따라 상족암 군립 공원에 이르게 된다. 맥전포에 들어선 남파랑길은 공룡 산책길, 표지판에서는 "공룡 발자국 따라 걷는 길"과 함께 길을 같이 한다. 맥전포는 남파랑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반가운 곳이다. 이곳에 남파랑길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한쪽 구석에 있는 정자에 앉아 이른 점심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공룡 산책길은 포구 구석에 있는 마을길을 통해 시작된다. 마을길은 어느덧 숲길로 바뀌어 길을 이어간다. 숲길을 지나며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서 하이면 월흥리로 넘어간다. 숲길로 고개를 넘어서면 입암마을 전경과 함께 바다 건너로 공룡 박물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입암 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지금까지의 ..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해안길을 걷던 남파랑길 33코스는 자란만로 도로를 따라서 동화리를 지나고 춘암리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용암포를 지나고 맥전포에 이른다. 평촌 마을 포구 끝에서 우회전하여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로 올라가 도로변을 따라 걷는다. 지나가는 자동차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갓길이 넓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언덕 위에 오르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아침 햇살이 해변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동그란 만아섬 위로 눈부시게 은빛을 만들어내는 태양에 몸을 녹이고 길을 이어간다. 갓길이 좁은 도로를 걷는 부담은 도로 옆 공터와 전망대를 만나니 사르르 풀어진다. 전망대에서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감상에 잠시 젖어 있다가 다시 길을 이어간다. 자란만로 도로는 도보 여행자가 걷기에는 조금 ..
임포항을 떠난 남파랑길 33코스는 우측으로는 좌이산(416m)을 두고 좌측으로는 자라만 바다를 보며 해안길을 걸어 평촌 마을에 이른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는 임포항을 떠나 남파랑길 33코스를 시작한다. 임포라는 마을 이름은 방풍림이 있는 포구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포구 주변으로는 방풍림이라 불릴만한 나무숲은 볼 수 없었다. 방풍림을 잘 가꾸고 보존했다라면 또 다른 명소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갯벌이 드러난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솔섬이 보인다. 길은 임포교로 학림천을 건너서 자란만을 돌아가는 도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변을 걷는 길, 좌측으로는 어스름한 저녁 풍경이 펼쳐진 솔섬과 자란만 바다 풍경과 함께 하는 길이다. 도로변을 걷던 ..
고성 자란만과 자란도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쉼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를 통해 산을 내려와야 했지만 우리는 임도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다가 길을 놓치고 말았다. 향로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나는 학동치 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학동 저수지 인근으로 내려와 남파랑길 32코스와 합류하여 옛 담장을 보존하고 있는 학동 마을을 지나 임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원래의 남파랑길 코스는 아니지만 학동치 고개에서 도로로 내려가 학도 저수지를 향해서 이동한다. 도로 아래로는 학동 저수지와 자란만 바다가 보이는 경관이다. 뜻하지 않게 걷게 된 학동로 도로는 다니는 차도 많지 않고 도로변의 갓길도 넉넉했고 중간에 영학정이라는 정자도 있어서 걷기에 무리가 없는 길이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학동로 내리막길은 넓고 ..
남파랑길 31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걷는 32코스는 망림리까지는 국도변 마을길을 걷다가 국도를 건너 무선리로 들어가 무이산과 수태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오르막 길을 오른다. 도로를 따라 문수암 주차장까지 올라가면 이후로는 수태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 경로이다. 망림리 부포 사거리를 떠나 여정을 시작한 남파랑길은 33번 국도 상정대로 옆의 작은 농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1월 중순의 날씨는 손이 시려올 정도로 조금 쌀쌀하지만 하늘이 쾌청하니 그늘만 아니면 그나마 따스한 느낌이 들어온다. 메타세쿼이어가 인상적인 국도변 길이다. 상동천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서 길을 이어가면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갈림길 표지가 등장한다. 수태산과 무이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
고성읍내를 지나 대독천을 따라 걷고 있는 남파랑길 31코스는 대독 누리길이 끝나면 33번 국도 상정대로 바로 옆의 작은 길을 따라 이동하며 부포 사거리에 여정을 마무리한다. 대독 누리길은 대독천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걸어 내려오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남파랑길은 계속 직진) 하천 건너편에 강둑이 없는 구간에 데크길로 길을 연결했는데 길 벽면으로는 공룡 화석 같은 조형물을 세워 놓았다. 고성과 공룡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싶다. 맑은 대독천에는 오리들이 제 집인 양 놀고 있다. 대독천변 교사리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고성공장이 들어서 있고 연관 기업들도 들어서 있다. 인근에 경남 항공 고등학교도 있는데 고성은 드론 산업과 항공기 부품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고성만을 따라 해지개 해안둘레길을 걸어온 남파랑길 31코스는 남산 공원을 거쳐 고성읍내로 들어간다. 읍내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대독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대독 누리길을 걷는다. 석양이 비구름을 몰아 내준 덕택에 서쪽 하늘은 이제는 구하기 조차 어려워진 백열등처럼 환하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비가 왔었던 하늘인가 싶은 맑은 하늘이다. 호수 같은 고성만의 바다는 아스라이 비추는 석양빛을 받아 주변 풍경을 거울처럼 그려내고 있다. 말 그대로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진다. 촛불의 마지막 순간처럼 고성의 산 아래로 내려가는 석양빛은 더욱 강렬하다.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해지개 해안 둘레길에서 만난 석양의 기억은 강렬한 빛의 색깔만큼이나 오랜 잔상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주위의 모든 것이 석..
남파랑길의 통영 구간 마지막 코스였던 30코스를 마무리하고 바로 고성 구간 31코스를 시작한다. 바다 휴게소에서 국도를 따라 코스를 시작하다가 고성읍 월평리에서 해안으로 나가 해안길을 이어간다. 신월리까지 해안길을 이어간다. 원산리 바다 휴게소를 떠난 남파랑길은 14번 국도 옆의 농로는 따라서 경남 고성군으로 들어간다. 남파랑길 12코스에서 당항포를 지나면서 밟았던 고성땅을 다시 밟는다. 고성군 첫 마을인 월평리 마을길을 따라서 해안으로 나간다. 월평리 해안 제방길을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오전 내내 비구름으로 막혔던 하늘은 서쪽 하늘로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다. 트인 하늘 사이로 황금빛 석양이 바다를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날씨가 쌀쌀하니 저녁 시간을 앞둔 월평리의 앞바다는 적막함만이 가득하다. 월평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