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OM과 DVD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집집마다 CD나 DVD를 구워서 영화를 보관하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은데 이제는 노트북도 PC도 CDROM 또는 DVD 드라이버는 아예 장착하지 않는다. 새것이든 자료가 있는 CD든 이제는 새 쫓는 장식으로 사용할 뿐 골동품이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필자의 오래된 컴퓨터에는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있어서 오래간만에 드라이버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용도는 다락에 처박혀 있는 CD의 영화를 핸드폰에 넣기 위한 작업이다. 바이오스가 정상적으로 드라이브를 인식했다면 위의 그림처럼 /dev 폴더를 검색하면 cdrom과 cdrw 장치가 sr0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CD 미디어를 드라이브에 삽입한다. sudo mkdir /mnt/cdrom ..
해파랑길을 걸을 때만 해도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걸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남파랑길도 그렇고 서해랑길도 걸을까 말까 망설인 결과는 "그냥 걷자"이다. 이번에는 옆지기의 적극적인 제안이 한몫했다.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103코스(부속 코스를 포함하면 109개) 1,800Km의 거리이다. 한반도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는데 삼천리가 약 1,200Km 정도이니 남파랑길도 서해랑길도 삼천리를 훌쩍 뛰어넘는다. 서해안을 많이 다녀 보았다고 하지만 걸어서 구석구석 다니는 맛은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여행은 4일 일정으로 7개의 코스를 걷는 조금은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광주를 중간 기착지로 하여 이동한다. 광주 터미널에서 땅끝마을로 바로 가는 버..
사바주립박물관 관람을 끝내면 페르다나 공원을 거쳐 탄중 아루 해변으로 간다. 필립 공 공원에서 일몰을 감상하면서 코타키나발루의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1인당 15 링깃 하는 입장권을 구입하여 사바주의 문화 속으로 들어간다. 내국인은 2링깃이니 7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런 것을 보면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차이가 없는 우리나라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는 10링깃이었다는데 그새 올랐다. 돈에 대한 가치 판단은 뒤로하고 일단 이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간다. 이마고 쇼핑몰의 전통 공연에서 만났던 보낭(Bonang), 공(Gong)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 세계 어디를 가나 인류와 음악은 뗄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다양한 모자들. 베트남 모자 농처럼 생긴 것도 있고 약간..
코타키나발루 마지막날 걷기 여행은 도시 남부를 걷는 여행이다. 숙소에서 이마고 쇼핑몰로 걸어서 이동하여 이른 점심을 챙겨 먹고 쇼핑몰에서 두 시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전통 공연도 감상한다. 사바 미술관(Sabah Art Gallery)과 우자나 공원을 (Taman Ujana Rimba Tropika)을 거쳐 사바 주립박물관(Muzium Sabah)에 이르는 여정이다. 그랩 택시 기사와 우리 모두 사바 미술관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다녀온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괜찮은 여정이었다. 1번 국도 해안도로(Jalan Coastal)를 따라서 남쪽으로 이동한다. 고가도로가 있는 교차로를 횡단보도를 통해 가로질러 걷는다. 어제 오후만 해도 비가 쏟아졌는데,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쾌청한 하늘이다. 도로 옆에 조..
툰 무스타파 타워에서 시작하여 해안 산책로를 따라 내려온 길은 플로팅모스크와 국제 컨벤션 센터를 지나 제셀톤 선착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코타키나발루 시티 이슬람사원(Masjid Bandaraya Kota Kinabalu) 측면으로 오니 석호 호수 위에 뜬 형태의 모스크 전경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담장에 붙여놓은 빨간 경고판 문구인데, "모스크 담장 위로 오르지 마라"하는 반말의 한국어 경고문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중한 언어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인데, 누가 번역했는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곳 사람들, 특히 이슬람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이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블루 모스크 뒤로 구름이 가득 ..
코타키나발루 걷기 여행 둘째 날 여정은 코타키나발루 북부의 툰 무스타파 타워에서 시작하여 해변을 따라 제셀톤 선착장까지 걷는 여정으로 깔끔한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는 걷기 좋은 경로이다. 어제 오후에는 구름이 가득이었는데 오늘 아침은 쾌청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코타키나발루 날씨는 일기 예보로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늘 국지성 호우의 예보가 있으니 외출 시 우산은 늘 챙겨 나가는 것이 지혜이다. 육교를 통해서 도심을 가르는 1번 해안도로를 건너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점심은 센트럴 포인트 쇼핑몰 옆에 있는 싱가포르 치킨라이스라는 식당에서 모래집과 내장 모둠, 그리고 치킨라이스를 먹었는데 고객들의 리뷰만큼이나 먹을만했다. 닭 모래집을 주문할 때 점원이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다른 내장을 ..
수리아 사바를 지난 이후에는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해변산책로, 중앙시장, 수산시장을 지나 워터프런트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수리아 사바를 빠져나오면 건물을 돌아서 해변으로 나간다. 하늘에는 코타키나발루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며 고도를 낮추고 있다. 드디어 남중국해 태평양 바다를 만났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하는 가야섬, 마무틱섬, 마누칸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무엇이 잡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도 해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분들이 있었다. 그냥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일 것이다. 이곳에서 한 달 살기 한다면 해변에서 하는 낚시도 좋을 것 같다. 약간은 더운 듯 하지만 벤치에 앉아서 쉬는 분들도 있는 깔끔한 해안 산책로를 걸어 내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했던 가야 거리의 일요 시장을 뒤로하고 시그널 언덕 전망대를 다녀오고 사바 관광청 앞의 코타키나발루 0 Km 표식을 지나 수리아 사바 대형 쇼핑몰로 향한다. 가야 거리(Gaya Street)를 벗어나면 코타키나발루 우회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여 산 아랫자락을 따라 도로변을 걷는다. 코타키나발루 도심 곳곳에는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고 화살표 아래 버튼을 누르면 얼마 되지 않아 보행자를 위한 신호로 바뀌니 현지인들이 그냥 막 건너다고 따라 건너지 않아도 된다. 버튼을 통한 신호 변경은 곳곳에서 잘 동작했다. 가야 거리 뒤편의 아파트 모습을 보면 나름 깔끔한 것 같기도 하고 층별로 설치된 철제 계단을 보면 슬럼 같기도 하고 하루 이틀 지나는 나그네로서는 이들의 삶을 알 수가 없다. 산..
인천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를 거쳐서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한 우리는 하룻밤 휴식 후 코타키나발루 도심 걷기에 나선다. 도심에 위치한 숙소 덕분에 모두 여정이 걸어서 소화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작은 코타키나발루 도시공원(Kota Kinabalu City Park)과 가야 일요시장(Tamu Gaya Street)이다. 이곳 사람들의 삶을 아주 밀착해서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사실 인천공항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는 저가 항공사를 이용해서 직항으로 갈 수 있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가 터질 때 항공편 취소로 쌓여있던 여행 바우처를 사용하려니 에어아시아를 이용해서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서 코타키나발루로 들어간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떠나는 여행, ..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주변 농가들은 막바지 콩 탈곡을 하며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게으른 텃밭 농부가 얼마 전 찍어 놓은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 텃밭에도 기후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참깨와 고추 사이에 심었던 고구마가 어느덧 밭을 가득 채웠는데 어느 날 고구마 잎들 사이에서 그 귀하다는 고구마 꽃을 만났다. 누군가는 일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며, 일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하는 행운의 꽃이라고 하지만 중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아열대 기후만 맞으며 언제든지 꽃을 피운다. 나팔꽃처럼 생겼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꽃을 피우니 당연히 씨앗도 맺고 씨앗으로도 번식할 수 있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이후 유럽을 거쳐 필리핀, 중국으로 전파된 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