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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16코스의 애월 해변은 절경의 연속이지만 고개를 바다쪽으로 향하면 보이는 수평선은 세속에 찌든 마음마저 평온하게 재우는 마법이 있습니다.


"참새"는 농촌 주택에 살면서 알게 모르게 어느새인가 서로 인식하지 못한채 친숙한 존재가 되었더랬습니다. 새벽 제일 먼저 대문을 열고 나갈라 치면 나무의 벌레나 열매를 쪼아 먹다가 후두둑 날아가 버립니다. 욕심꾸러기인지 호기심 대장인지 쥐 잡이 덫에 있는 개사료를 먹으려다 하늘을 날던 참새가 잡히기도 합니다. 그런 참새가 애월 해변에서는 더이상 유해 조수도 아닌 여정의 동반자로 다가옵니다. 세찬 바람에도 관목에 나란히 앉아서 이른 아침을 재잘 거림으로 시작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날아가버린 친구들도 있지만 참새들도 올레꾼이 싫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가 오기 전에 누런 밀밭에 나가면 이삭을 넘어뜨려 알맹이를 쪼아 먹는 참새가 참 영악한 동물이다! 하는 감탄을 하면서도 군밤을 쥐어 박고 싶을 정도로 괴씸한 마음 또한 숨길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수평선과 우렁찬 파도와 바람에도 예쁘게 여행객을 반기는 참새를 보니 그저 이쁘기만 합니다. 실제로 참새가 곡식만 먹는 유해 조수만은 아닌데 각종 벌레를 잡아 먹어 농업에 일부를 기여하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대상은 환경과 시각에 따라 참으로 다르게 보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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