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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동 전주 산업단지를 가로지른 길은 기린대로를 통해서 추천대교를 넘는다. 추천대교로 전주천을 건너면 전주천 동쪽에서 강변길을 따라 남동쪽으로 내려간다. 전주천과 건산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터미널 사거리에 이르면 건산천을 건너서 계속 전주천을 따라 내려간다. 길은 다가교 사거리에서 천변 길을 벗어나 전주 차이나거리 골목을 통해서 풍남문에 이른다.


전주천을 잠시 벗어나 팔복동 전주 산업단지를 가로지르고 있는 백의종군길은 호남의 유일한 연탄공장인 전주 연탄 앞을 지나서 신복로 도로를 걷는다. 북전주화물역에서 전주천 방향으로 남동쪽으로 쭉 내려가는 길이다.


해가 천천히 지고 있지만 그늘 없는 산업단지 길에서 편의점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역시 편의점은 여름철 걷기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신복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팔복예술공장이라는 표지판을 만났다. 약 25년간 폐 공장으로 남아 있던 공간을 전주시가 복합 예술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이었다고 하니 CD로 음악을 듣던 때, MP3 플레이어를 음악을 듣던 때 이전에 마이마이, 워크맨과 같은 기기로 카세트테이프의 음악을 듣던 때는 까마득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신복로를 걷던 길은 호남고속 차고지가 있는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신복천변로를 따라 기린대로로 향한다. 전주시는 버스 정류장이 한 가지로 통일된 형태가 아니라 예술인 승강장이라 하여 시내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독특한 버스 정류장을 두고 있는데 시내 곳곳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버스 정류장을 만나는 재미도 느껴볼 만하다.


팔복동 산업단지를 가로지른 길은 기린대로부터는 대로변을 따라서 추천 대교로 향한다. 전주 산업단지는 서울의 구로, 울산에 이어 세 번째로 생긴 산업단지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친환경, 탄소 소재 국가 산업 단지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기린대로는 7차선에서 11차선에 이르는 전주의 대표적인 도로로 전주의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르며 내려간다. 중심도로인 만큼 차가 많아서 그런지 BRT 설치가 논의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도로 이름의 기린은 용처럼 상서로운 상상 속의 동물이라고 한다. 사슴의 몸, 소의 꼬리, 말의 발굽에 하나의 뿔을 가졌다고 하니 아프리카의 기린과는 다른 동물이다. 성인이 태어나는 평화로운 시대에만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기린을 태조 이성계와 연결했다는 설이 있다. 기린대로는 남쪽으로 한옥마을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추천대교 인근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전주 덕진 공원과 전북대 전주 캠퍼스가 위치한 곳으로 좋은 숙소들과 식당들이 많은 곳이었다. 평화롭고 깨끗했던 덕진공원도 인상적이었다. 추천대교로 돌아온 길은 전주천을 따라 이어진 가리내로 도로변을 걸어 남쪽으로 내려간다.


가리내로 도로는 덕일 초등학교를 지나서 하늘공원과 함께 길을 이어간다.


아파트 단지와 강변도로인 가리내로 사이의 가림막 역할을 하는 하늘공원 덕분에 한동안 나무가 우거진 녹지대를 걸을 수 있었다. 빨간색 백의종군길 리본도 반갑다.


하늘공원의 녹지대가 끝나고 완주군 구이면에서 흘러온 삼천과 전주천이 합류하는 지점을 지나면 가련교 앞을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가리내로라는 이름은 전주천과 삼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므로 물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가리내로를 따라가는 길은 좌측으로는 아파트 단지, 우측으로는 전주천 사이를 걷는 길이 이어진다.

가는 길에 여울목공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케이블 놀이대라는 미니 집라인이 있어서 옆지기는 이때다 싶어 어린아이가 된 듯 신나게 집라인을 즐긴다. 60Kg 정도까지는 문제가 없고 안전 기준도 130Kg이라고 하니 옆지기의 무게라면 아이들 기준에 해당한다 싶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의 시간이었다.


사평교 앞을 지난 길은 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에서 전주천 옆으로 붙어서 길을 이어간다. 산책로 주변만 풀을 정리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주천 옆을 걷던 길이 백제교를 만나니 길이 조금 난감해졌다. 백제대로와 연결되는 사거리다 보니 다리 바로 앞으로는 횡단보도가 없고 길을 건너려면 빙 돌아가야 했다. 우리는 전주천 둔치로 내려가 걷기로 했다.


둔치로 내려가니 깔끔하게 정비된 산책로를 통해서 많은 시민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산책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이제야 삼례교를 넘어서 전주시에 진입할 때부터 둔치의 자전거길이나 산책로를 활용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도 없는 한내로도 피할 수 있을 것이고 전주 시내의 자동차 소음도 피할 방법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백의종군길은 백제교 앞을 지나서 터미널 사거리에서 진덕교로 건산천을 건너 다시 전주천 변으로 합류하지만 이왕 둔치로 내려온 김에 돌다리로 건산천을 건너서 전주천 동로 도로로 합류했다.


전주천 변에는 가을꽃은 코스모스가 꽃을 피웠다. 가을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지 코스모스는 기후 조건만 맞으면 6월이나 7월에도 꽃을 피운다고 한다.

전주천동로로 올라오니 환상적인 가로수길이 우리를 맞이해 준다. 한쪽으로는 메타세쿼이아, 다른 한쪽으로는 버드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인도가 줄어드는 것은 단점이지만 삭막한 도시에 숨통을 열어주는 존재들이다.

건너편 전주천 서로의 가로수는 개잎갈나무로 특이한 수형으로 나름의 멋을 뽐낸다.


서신교 앞을 지나서 가다 보니 담쟁이가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우진문화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건물 외관을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담쟁이가 계절에 따라 건물의 색을 바꾸도록 하는 매력적인 건물이다.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전주천동로를 따라가는 길은 진북교 앞을 지나서 간다. 바로 좌측이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이다. 그런데, 도로 표지판을 보면서 잠시 과천의 인덕원이 이곳에도 있었나? 하는 착각을 했었다. 과거에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원이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인데 이곳의 이름은 안덕원이라고 한다.


메타세쿼이아의 우람한 줄기를 보면서 걷는 길은 전주진북초등학교 옆을 지난다. 우측으로는 어은교와 함께 어은쌍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어은쌍다리는 50년이 넘은 다리로 어은골과 전주 시내를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했는데 인도교가 먼저 생기고 이후에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다리가 바로 옆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메타세쿼이아를 감싸고 올라가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능소화에 감탄이 터진다. 훌륭한 가로수를 가꾸고 있는 것도 좋은데 어찌 보면 사람이 시선 높이에서는 삭막할 수 있는 공간을 능소화로 채운 것은 훌륭한 선택이다 싶다.


전주시 덕진구에서 완산구로 진입한 길은 대동로 공구거리 입구를 지난다. 완산구는 전북도청과 전주시청이 자리할 정도로 전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데 백제시대에 전주를 부르던 명칭이 완산이었다고 한다. 도토리골교 앞으로 지나는데 다리를 건너면 전주기전대학, 예수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들이 위치해 있다.


메타세쿼이아와 버드나무로 꾸며진 전주천동로도 어느덧 끝나가고 다가교 다리를 앞두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전주천 건너 다가산에 있는 신사 참배를 위해 처음 건설한 다리라고 한다. 현재도 석등이 그때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강변도로를 따라 걸었던 길은 다가교 앞에서 좌회전하여 전주 차이나거리로 들어간다. 전동성당 건축에 참여했던 중국인 벽돌공들이 이 지역에 몰려 살며 상점과 식당을 열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하지만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떠올리면 차이가 크다. 이곳에서는 가로등만이 차이나거리임을 알려주고 있다.


풍남문으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일찍 문을 열고 있던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는데 시원한 김치찌개가 일품이었다. 갈비전골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었지만 김치찌개도 훌륭했다.


풍남문으로 향하는 길은 시장통으로 갓 수확한 마늘들이 쌓인 것을 보니 지금이 초여름이라는 것도 실감이 나고 이곳이 산지에서 멀지 않은 시장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전주 남부 시장은 조선 시대 남문 외부에서 열렸던 "남문밖장"이 유래가 되어 일제강점기에 공설시장이 되었다고 한다. 한옥마을 야시장은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열린다고 한다.


풍남문은 전주성의 남문 역할을 하던 것으로 정유재란 당시에 파괴되었다가 영조 때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전주성의 4대 문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호남제일성(湖南第一城)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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