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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미륵이 있는 논산시 은진면까지 내려온 길은 성삼문을 기리는 매죽헌로를 따라서 남동쪽으로 내려간다. 길이 시묘리에 들어서면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1번 국도 득안대로를 가로지르며 연무읍 동산리로 진입하고 연무읍 시가지를 걷다가 연무삼거리부터는 국도변을 따라 내려가면서 논산 육군훈련소와 입영 심사대를 지난다. 황화교차로부터는 국도를 벗어나 황화로 도로를 따라서 연무읍 남쪽 끝자락인 고내리와 마전리를 걸어서 전라북도 익산시와 충남 논산시의 경계인 쟁목고개에 이른다.


은진면 읍내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 우리는 비에 젖어 축축한 양말을 갈아 신고 매죽헌로를 따라서 남동쪽으로 길을 잡는다. 작은 공원에 세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나그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준다.


한적한 매죽헌로를 걷다가 길가에서 반가운 존재를 만났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고개를 내밀며 나그네를 부른다.


탐스럽게 익은 산딸기를 보니 집에서 키우는 복분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확연히 다르다. 둘 다 장미과 산딸기 속에 속하는 관목이라는 점은 동일하고 씨앗이 들어가 있는 여러 개의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서 하나의 열매를 구성한다는 점도 비슷하지만 산딸기는 알갱이 끝이 뾰족하고 복분자는 둥글며, 열매가 익으면 산딸기는 붉지만 복분자는 검붉은 색으로 그냥 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씨앗이 귀찮은 필자가 한 손 가득 따서 옆지기에 건네니 좋아하신다. 복분자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함유량이 베리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고 하니 귀가 혹한다.

매죽헌로를 따라 걷는 길, 새마을기 옆으로 논산시의 캐릭터이자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육군병장 깃발이 휘달리고 있다. 논산 훈련소가 멀지 않아서 그런지 더 눈에 들어온다.


길은 시묘리 앞에서 연무읍과 은진면을 연결하는 은연로를 따라서 남서 방향으로 이동한다. 연무읍으로 향하는 길이다.


시묘교를 통해서 방죽천을 건너간다. 이 하천은 북쪽으로 흘러 논산천과 합류한다. 시묘리의 시묘는 부모가 상을 당하면 부모의 묘 옆에 작은 움막을 짓고 3년상이 끝날 때까지 묘를 보살피며 머무는 것을 의미하는데 시묘리는 시묘를 했던 효자가 살던 동네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연은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방죽천이 만든 들판도 보이고 동산 5동 마을회관의 깃발도 시야에 들어온다. 논산시 연무읍으로 들어섰다.


작은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는 폐업한 것으로 보이는 상당한 규모의 축산 농가 흔적이 있었는데 전국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었다. 고령화 및 인력난, 사료값 상승, 가축 전염병, 개식용종식법과 같은 법규의 문제, 민원 및 환경 등의 문제로 폐업하는 축산 농가가 상당히 많은데 폐업한 농가의 90% 이상이 철거나 재활용되지 못하고 방치 상태에 있다고 한다.


길은 고가도로를 통해서 1번 국도 득안대로를 가로질러 간다.


안심로 길을 따라 길은 연무읍 시가지로 들어간다. 컨테이너 하우스에 붙은 삼남길 스티커도 반갑지만 교회 이름에 "연무"가 들어간 것을 보니 연무읍에 들어선 것이 실감이 난다.


연무읍 시가지로 들어서니 견훤왕릉 표식도 등장하고 도로 표지판에는 전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견훤왕릉이라는 표식이 있지만 연무읍 금곡리에 있는 묘가 사실 후백제의 시조 견훤의 왕릉이라고 전해 질뿐 고증이 안되었기 때문에 전견훤묘라고 부른다고 한다.


연무읍 입구에서 접시꽃이 환하게 나그네를 반겨준다. 접시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지만 아욱과 식물이라서 그런지 같은 아욱과의 무궁화와 닮았다.


길은 연무사거리를 지나서 안심로 방향으로 이동한다. 연무 안심 시장 방면으로 이동하는 길인데 안심 시장 주변으로는 여러 건물에 트릭아트로 벽화를 그려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계백 장군이 건물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그림은 이 도시에 대한 기억에 깊은 흔적을 남길 것 같다. 연무사거리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서 커피와 감자튀김으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고 여정을 ㅣ이어간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의 휴식은 도로를 주로 걷는 백의종군길에서 찾는 장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게에 붙은 "입영장정환영" 글씨도 연무읍사무소의 "미래 국방 혁신의 심장"이라는 글귀도 논산 훈련소가 지척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안심로라는 길 이름이 인근에 있는 안심리라는 지명에서 왔다고 하는데 동네 이름을 생각하니 대구 여행에서 만난 안심이라는 대구시 지하철역 이름이 떠오른다.ㅎㅎ


견훤왕릉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안심로를 빠져나온 길은 1번 국도와 합류하여 국도변을 따라 걷는다. 견훤의 삶을 돌아보면 인생이 참 기구하다고 느껴지는데 그 굴곡점에 있는 문제는 결국 견훤 자신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통일신라 말기 중앙 정치에 대항하여 해안 지대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후백제를 세웠으나 말년에는 후계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사남을 편애하는 것으로 장남의 반란을 불러왔고 결국 견훤은 고려에 투항하여 자신의 손으로 후백제를 멸망시키는 선봉에 섰다고 한다.


1번 국도 득안대로를 따라가는 길은 마산천을 건너서 드디어 육군훈련소 표지와 마주한다. 필자는 다른 군에서 복무하여 한 번도 들어간 본 적은 없지만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에 육군훈련소가 들어선 것이 한국전쟁 당시라고 하니 한국의 현대사와 함께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육군훈련소는 연무대라고도 부른다.


1번 국도를 따라가는 길은 육군훈련소 앞을 지나서 금곡 삼거리도 지난다. 주변에 펜션들이 많았는데 보통은 훈련소 수료식에 맞추어 영업을 한다고 한다. 훈련병들이 수료식을 끝내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영외 외출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이 일정 때문에 주변의 숙소들은 대부분 대실이 6시까지이고 입실 가능 시간도 6시로 정해져 있었다. 한 코스를 잘라서 가기로 한 우리도 이곳에서 하룻밤 쉬어가기로 했는데 일찍 입실하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했다.

군 시설이라고는 담장 너머로 보이는 군 종교 시설을 커다란 십자가뿐이다.


육군 훈련소 근처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1번 국도를 따라서 다시 여정을 이어간다. 육군훈련소 아래쪽으로 입영심사대라는 것이 있었다. 이곳이 바로 군입대할 때 입소자들이 들어가는 곳이고 앞서 지나온 육군훈련소 정문 쪽으로는 신병 교육을 받고 수료식 때 초청장을 받은 가족이나 지인이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입소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하지 않고 보통은 월요일에 한다고 한다.


입영심사대 근처로는 입소자와 동행자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다. 연무 청춘 희망 우체통이 눈에 들어오는데 실제로 운용하는지는 모르겠다. 주변 펜션과 가게들의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상술도 시선에 들어오는데 한주에 3천 명가량이 입소한다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닌가 싶다.


길은 황화교차로에서 1번 국도를 벗어나 황화로를 따라 연무읍 끝자락으로 향한다. 옛날에는 익산군 황화면이었던 곳인데 논산군 구자곡면과 합쳐지면서 연무읍으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길은 연무읍 고내리 서쪽 끝자락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며 내려간다.

수확하고 밭에 놓아둔 양파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아프다. 어제 그렇게 내린 비를 쫄딱 맞은 모양이었다. 수확한 양파가 비를 맞으면 저장성도 떨어지고 곰팡이도 생길 수 있는데...... 옆지기 말을 들어보니 2026년은 재배 면적이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많아서 그런지 가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산지에서는 헐값이어도 일반 소비자가 받는 가격은 별반 차이가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제철 음식을 먹고 로컬푸드를 찾는 것이 그나마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조금은 보탬이 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길은 논산천안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며 황화천을 건너서 길을 이어간다. 익산시의 금마면과 전주시 표지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의 이 길이 옛날의 1번 국도가 아니었나 싶다.


옛날의 1번 국도는 연무읍 고내리를 지나 연무읍 끝 마을인 마전리로 진입한다. 지금의 1번 국도인 득안대로와 나란히 가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국도로 합류하는 교차로를 계속 지난다.


강경천으로 합류하는 신양천을 건너 고개를 오르면 논산의 공동브랜드인 육군병장 캐릭터를 만나면서 논산시 연무읍 끝자락에 이른다.

논산시 연무읍과 익산시 여산면의 경계인 쟁목고개를 넘으면서 서울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충청남도를 거쳐 내려온 길은 전라북도로 진입한다. 쟁목고개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던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다툼이 많아서 붙은 이름이란 것에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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