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전라북도 익산시로 들어온 이순신 백의종군길 9코스는 왕궁면에 위치한 보석박물관을 출발하여 무왕로를 가로질러서 호남고속도로 방면으로 이동하고 호남고속도로에 이르면 좌측에서 고속도로 함께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다. 호남고속도로가 익산시와 완주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경계를 따라서 이동하는 길이다. 길이 통정로를 만나면 굴다리를 통해서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고속도로와는 3백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나란히 내려가는 우주로 도로를 따라 익산 분기점에서 왕궁육교로 고속도로 위를 지난다. 이 길 또한 익산시와 완주군의 경계를 달린다. 익산시와 완주군의 경계를 따라 내려가는 우주로는 삼례 톨게이트에서 끝나고 이후로는 역참로를 따라서 완주군 삼례읍 읍내로 들어간다.

 

2026년 7월의 첫 주말, 다시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에 나선다.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섰지만 땀을 흘리며 걷는 맛도 있으니 본격적인 장마 가운데 있는 것만 아니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서해랑길 걷기처럼 하루에 걷는 거리를 20Km 내외로 조절하니 더욱 마음 가볍게 걷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익산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금마터미널까지 이동하고 금마터미널 앞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보석 박물관에 올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 여행의 기억을 스쳐가게 하는 유리 피라미드 외관의 보석 박물관 앞에서 백의종군길 9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보석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귀금속 및 보석 판매 센터인 주얼팰리스이고 길은 주얼팰리스 옆을 통해서 보석 박물관 뒤로 돌아간다. 백제의 금속 세공 기술이 이어져 왔다고 하지만 익산이 "보석의 도시"가 된 것은 1970년대 귀금속 보석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라고 한다. 지금은 결혼 예물과 연결된 혼인의 감소와 수입산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보석 박물관 뒤로 돌아가는 백의종군길은 이번에도 삼남길과 함께 한다. 금광마을 앞에서 왕북초등학교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금광마을은 이름처럼 일제강점기에 광산 개발이 있었다고 한다.

 

왕북초등학교 앞을 지나며 아침햇살에 빛나는 하얀 무궁화를 만난다. 무궁화도 여러 품종이 있지만 순백의 꽃잎과 붉은 중심부가 대비되는 백단심계 무궁화로 필자도 좋아하고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무궁화 품종이라고 한다. 진딧물 없이 잘 크고 있는 무궁화가 아이들에게도 시선에 잡히고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다음으로는 익산 공룡테마공원을 지난다. 심지어 체험 시설 외에는 무료입장인 공원이었다. 대부분의 공룡 테마 공원이 유료인 것을 생각하면 훌륭하다 싶다.

 

길은 무왕로 도로 아래를 통과해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빨간 백의종군길 리본과 함께 나란히 걸린 삼남길 리본에 미소 지어 본다.

 

남쪽으로 향하고 있는 길은 송선마을을 가로질러 호남 고속도로가 내려가는 쪽으로 내려간다.

 

노란 꽃잎을 가진 꽃무리를 만났는데 처음에는 전국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큰 금계국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중심부가 붉은 것이 큰 금계국은 아니고 기생초라는 식물이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기생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호남 고속도로에 이르면 고속도로 바로 옆에서 고속도로와 함께 내려가는 작은 길을 따라 남쪽으로 향한다. 고속도로 건너편은 완주 산업 단지가 상당한 규모로 펼쳐져 있고 입주 기업 중에는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전주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호남 고속도로가 자연스럽게 완주군과 익산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고 백의종군길은 그 경계선을 따라 내려간다.

 

고속도로 옆길에서는 싸리나무가 자주색의 꽃을 올렸다. 아카시나무처럼 콩과 식물인 싸리나무는 아카시나무 못지않게 꿀이 많은 밀원 식물이다. 빗자루를 만들어 쓰거나 바구니를 만들기도 했고 울타리나 대문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했던 싸리나무는 줄기와 뿌리를 달여서 약용으로 쓰기도 하고 진액을 무좀과 같은 피부질환에도 사용하는 민간요법도 있다고 하니 우리와 친숙했던 나무인데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점점 잊혀가는 존재가 되고 있지 않은가 싶다.

 

길을 가다가 호남 고속도로와 익산 완주 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익산분기점 표식이 등장하면 우리도 좌회전해서 굴다리로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할 준비를 해야 한다.

 

통정로를 따라서 호남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면 통정마을 방향으로 이동한다.

 

부지런한 주인장 덕분에 마을길에서 분꽃도 백일홍도 만난다.

 

꽃잔치는 도라지꽃에서도 이어진다. 심고 싶은 식물 중에 하나인 도라지...... 옛날에는 백도라지는 집에서 키운 것이고 약용이나 식용으로 사용하고 청보라색의 도라지는 야생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둘 다 재배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서 3~4배 저렴하다고 하니 도라지 재배로 돈 벌 생각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꽃도 예쁘고 맛도 좋은 도라지......

 

무더위 속 걷기는 쉽지 않다. 완주군과 익산시의 경계에 있는 통정마을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마을 분들이 아무도 계시지 않을 때는 마을 버스정류장에서의 휴식이 문제가 없지만 버스 시간에 맞추어 마을분들이 한 분 두 분 오시면 엉덩이를 들 수밖에 없다. 별말씀 없이 의자에 앉으시는 어르신 한분이 계셨는데 조용히 휴식 시간을 끝내고 마을길로 걸음을 옮겼다.

 

계란꽃이라 불리는 개망초가 마을길에서 햇살을 받아 더 예쁘고 귀엽다.

 

통정마을을 떠난 길은 삼례 톨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우주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길이 익산시와 완주군의 경계가 된다는 것이다. 우주로의 우주라는 이름은 영어로 Space를 의미라는 우주(宇宙)가 아니라 완주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백제 때 우소저현이라 불리다가 신라 경덕왕 때 우주현(紆州縣)으로 불렀다고 한다. 익산시와의 경계이기는 한데 우주로라는 길이름도 그렇고 완주군의 동쪽 끝자락을 따라 내려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동쪽으로는 완주군 봉동읍의 전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주거 지역과 함께 그 뒤로 옥녀봉과 봉실산도 보인다. 지도를 보면 완주군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전주시를 감싸는 모양으로 흡사 수도권의 경기도와 서울과 유사한데 최근에도 완주군과 전주시 통합 논의가 있었는데 무산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완주군의 반대인데 대규모 공단과 인구 유입으로 인구가 10만이 넘는 등 전주시와 통합하면 세금만 늘고 기피 시설들을 완주로 옮길 것이라는 염려, 농어촌 혜택 상실 등 익보다는 실이 많다는 완주군민들의 판단이 있는 모양이다. 멀리서 보아도 그럴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네 번의 통합 시도가 실패했다고 한다.

 

우주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은 구정마을 입구를 지나 내려간다. 이곳은 완주군 봉동읍 구암리에 해당하는데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를 2027년부터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완주군 버스를 보면 수소 도시라는 광고가 등장하는데 이 산업단지가 배경이라고 한다. 

 

우주로 좌측은 분명 완주군이지만 우측은 익산시에 해당하는데 중간에 익산 산림항공관리소를 지난다. 기억으로는 산림청 헬기가 굉음을 내며 착륙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 것 같은데 남아 있지 않다. 미국산 S-64가 착륙하는 장면이었다. 이곳에는 러시아산 KA-32도 2대가 있는데 남원과 장수를 제외한 전북 지역과 충남 논산과 금산을 담당한다고 한다. 대형 수송 헬기인 시콜스키 S-64의 용량이 8,000 리터라고 하니 용량만 따지면 1만 리터가 넘는 대형 소방차의 용량보다 크지 않다.

 

우주로는 왕궁육교를 통해서 익산 분기점의 고속도로를 넘어간다. 호남 고속도로와 익산 완주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이다. 익산 완주 고속도로는 새만금포항고속도로의 지선인데 육교는 이 도로를 넘어간다.

 

왕궁육교를 지나온 길에서는 멀리 전주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익산 분기점을 지난 우주로도 역시 완주군과 익산시의 경계를 걷는데 길의 우측은 익산시 왕궁면 구덕리이고 좌측은 완주군 삼례읍 신금리에 해당한다.

 

마을로 들어온 길에서는 완주군 30번 버스가 종점에서 출발하는 모습을 만난다. 연한 파란색으로 도색하고 "수소도시 완주"라고 구호를 적어 놓았다.

 

혹시나 하고 동네 가게를 살펴보니 문이 꼭 잠겨 있다. 익산에 사는 사람, 완주에 사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사람은 떠나고 산업단지나 물류 센터가 들어오니 동네 가게가 남아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근에 있던 삼례중학교도 폐교되었다.

 

삼례읍내로 들어가는 지점에서 색 바랜 백의종군길 리본을 만나니 반갑다.

 

길은 삼례 톨게이트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읍내 안으로 들어간다. 통정마을 부근에서 함께한 우주로도 이곳에서 끝난다.

 

삼례 톨게이트 이후에는 역참로를 따라 걷는데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한식 뷔페 집에서 넉넉한 식사로 점심을 해결했다. 저렴한 뷔페는 아니었지만 뷔페는 항상 과식이 문제다. 이후로 불편한 걷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 식사 이후에는 역참로를 따라서 삼례읍 안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간다. 삼례중앙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직도 성업하는 학교 앞 문구점을 보니 괜히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삼례읍 읍내로 들어오면서 느낀 특이한 점은 집 마당에 석류나무를 심은 집들이 않았다는 것이다. 6월에 꽃을 피우고 지금은 석류꽃 상태를 넘어서 열매를 키우기 시작한 상태이다. 남해안에서만 가능할 줄 았았는데 전북이남이면 노지 월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역참로를 따라가는 길, 한 교회 앞에서 가인길이라는 이름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교회 앞이니 성경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과 연관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상상과는 전혀 다르게 이곳에 가인마을이라는 동네가 있기 때문이고, 가인리라는 이름은 다른 동네에서 분리된, 갈라진 마을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교회 인근이 바로 13개의 역을 관리하던 호남 최대의 역참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그 옛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길이라 길 주변의 건물들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길은 삼례로 1번 국도 표지판이 있는 삼례로 큰길로 나온다. 삼례로 큰길로 나오면 우석대학교 전주 캠퍼스를 뒤로하고 삼례시장으로 향한다. 물을 보충하려고 길을 건너서 편의점에서 들렀는데 주인장이 없어서 그냥 나와야 했다. 시장은 다시 길을 건너야 한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6/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