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읍리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올레 15코스 맛집 납읍리 한일식당" 참조) 나서는 올레길은 파란 하늘 만큼이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잘 정돈된 담벼락과 분홍빛 동백,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도저히 한컷을 찍지 않고는 갈 수 없는 풍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동백은 빨간색이 많지만 1월의 분홍빛 동백은 지금이 백일홍이 한창인 7월이나 8월인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분홍 동백,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납읍리 난대림(納邑里 暖帶林)은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제주 북서쪽의 유일한 상록수 지역으로 후박나무, 동백나무등 200여종의 난대림 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다 합니다. 마을의 소규모 이용실의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발소 앞에 바람에 나부끼는 수건들..
올레길을 여러번 다니면서 한가지 늘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점심" 입니다. 길을 걷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적당한 식당찾기가 어렵고 식당이 많은 해변을 걷는 코스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장소에서는 적당한 식당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올레 15코스에서는 납읍리에서 참 좋은 식당을 만났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2468-1 한일식당 오전에 긴 코스를 걸은 다음에 만난 한일식당 주인장께서는 행색만으로도 올레길을 걷고 있다고 단박에 아시더군요. 도로 옆에 있는 식당이지만 낯선 사람들에 베낭까지 메고 얼굴은 지친 표정들이었을테니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저희를 사로잡은 것은 주인장의 추천 메뉴였습니다. 고깃집이었지만 저희집에서 잘하는 것은 설렁탕이라는 자신있는 말씀에 내오신 모든 음식..
한림항에서 출발한 올레 15코스는 갈매기와 기러기들이 노는 해변을 떠나 내륙으로 들어갑니다. 해변을 뒤로 하고 걷는 것이죠. 첫번째로 들르는 곳은 한림읍 수원리입니다. 수원리 사무소 현판에 걸려있는 "해안 절경이 아름다운 수원리" 글귀처럼 수원리는 아름다운 해안과 넓은 농지를 가지고 있는 마을이지만 올레길은 이곳을 살짝만 들러서 갑니다. 올레길이 지나치는 마을의 공공장소를 보면 위의 그림처럼 비석같은 것이 세워져 있는데 묘비에 세워져 있는 비석은 아니고 앞에 가서 읽어보면 "기념비"가 대부분입니다. 제주는 참 독특하죠! "선돌"이라는 이름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올레 15코스에서 만나 선돌은 설명을 해주는 푯말을 지나치면 그냥 바위구나! 하고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장소입니다. 바위 주위가 온통 밭이..
"랜드마크"라는 원래의 의미는 땅의 경계를 나타내는 경계표나 표지 정도이지만 요즘에는 어떤 장소를 상징하는 건물이나 조형물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남대문, 덕수궁, 경복궁, 63빌딩, 피라미드, 에펠탑 등등이 있지요. 이번글에서 나누고픈 이야기는 제주 서부쪽 농촌 지역의 랜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물통"입니다. "농업용 저수조", "고가수조", "고가배수지", "물통" 등의 명칭으로 불리는 데 저는 개인적으로 "물통"이 제일 좋은것 같습니다. 지하수가 풍부한 제주도이니 만큼 관정을 뚫고 하나 이상의 관정에서 물을 퍼올려 저수조에 담아 놓았다가 농작물에 대한 관수(물주기)가 필요할 때 호스와 스프링쿨러를 통해서 작물에 물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제주도는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제주..
저의 경우 올레길을 걸으면서 수많은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지만 그중에서 계절마다 그 모양을 뽐내는 꽃을 만날때 생명의 신비함에 넋을 놓고는 합니다. 지난번에 만났던 꽃도 늘 새로운 것이 올레길의 꽃의 아닌가 싶습니다. 육지의 1월은 스산한 나뭇가지에 겨울눈이 고작인 계절이지만 제주의 1월은 곳곳에 올레꾼의 이목을 사로잡는 꽃들이 피어있는 계절입니다.작년 여름 조천 쪽 올레길, 먼나무 가로수 아래에서 만난 괭이밥입니다. 이곳은 가로수 아래가 아니라 담벼락아래에서 무리를 지었네요.("올레길에서 만난 괭이밥" 참조) 날이 추워서인지 꽃잎을 돌돌 말고 있는 모양이 활짝 핀 꽃보다는 더 귀엽습니다. 제주에 사는 고양이들은 사시사철 괭이밥이 있어서 덜 외롭지 않을까 싶네요. 여수, 통영, 부산등 육지에서도 1월에 볼..
저녁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들어오다보면 제주 착륙 직전에 바다 위로 드문 드문 환한 불빛들이 켜 있습니다. 오징어 배인가? 생각했지만 아침에 한림항을 방문해 보니 오징어배가 아니라 갈치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올레 15코스 시작점인 한림항에서 평화로운 아침 항구와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오늘의 여정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동안에는 올레 스탬프도 거의 찍지 않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올레를 걷다보니 동심으로 돌아간듯 수첩을 꺼내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도장찍으면 뭐하나! 하기 보다는 올레길에 푹 빠지는, 마음을 여는 아주 작은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본격적인 걸음을 나섭니다. 비양도는 하루에 두번 배가 있는데 9시에 들어가서 두어시간 걷고 쉬다가 오후 3시배로 나오면 됩니다. 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