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라봉에서 내려온 올레길 9코스는 창고천을 따라 해안 방향으로 이동한다. 창고천 끝자락에서는 화력 발전소 앞을 지나 발전소 옆에 새롭게 조성된 공원을 지나 화순 해안로를 걸어 화순 금모래 해변에서 9코스를 마무리한다. 방목하는 말이나 소는 가지 못하지만 사람은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든 출입구를 다시 지난다. 예전에 올레길의 오름을 걸을 때 커다란 소들이 길을 막고 있던 것을 기억하면 오금이 저려올 정도이다. 어떤 어르신이 앞서 가지 않았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을 것이다. 동물하고 교감하며 친숙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다. 동물들에게 마음을 여는가 그리고 동물들과 있었던 교감의 경험이 중요할듯하다. 아무튼 소나 말을 마주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얼마나 올랐을까 벤치 두 개가 마련되어 있는 월라봉..
대평 포구를 출발한 올레길 9코스는 박수기정 위로 올라가 월라봉을 향한다. 최근에 변경된 올레길 9코스는 월라봉 우측 길을 통해서 군산으로 가지만 오전 내내 올레 8코스를 걸은 우리는 체력을 감안해서 월라봉을 오르는 이전의 올레길 코스로 간다. 올레길 표식도 리본도 없어 길 찾기가 어렵지만 우리의 체력을 감안한 고육책이었다. 넓은 들을 의미하는 난드르를 병칭으로 가지고 있는 대평 마을의 포구는 고려시대 원나라가 제주를 말 목장으로 강점하던 시기에는 말을 실어 나르는 포구로 사용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포구의 우측의 "난드르로"를 따라서 올레길 9코스를 시작한다. 대평 포구를 지나서 "난드르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길은 끝나고 올레길이 시작된다. 이전에는 박수기정 절벽을 따라 박수기정 잔디밭으..
대왕수천 생태 공원을 지난 올레 8코스는 논짓물을 지나 하예 포구를 거쳐 대평 포구에 이른다. 이 구간은 휠체어도 갈 수 있는 평탄한 구간이다. 예레 해안로를 따라 걷는다. 대왕수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도 절경이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현무암 바위와 땅 속으로 스며 들어가 땅속에서 수많은 시간을 흐르다가 용천수로 지표로 나와서 대왕수천을 따라 내려와 이제 큰 바다로 다시 나가는 것이다. 자연의 신비를 생각하면 할수록 인간은 그저 미미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검은 현무암 해변을 따라 예래 해안로 도로를 따라 논짓물과 하예 포구를 향해서 이동한다. 하예동 환해장성이다. 제주 해안 곳곳에 왜구를 막기 위한 환해 장성들이 있는데 기록으로는 고려 때까지 올라가지만 이곳의 환해장성은 조선 현종(1845년) 때 우..
옛 올레길은 중문 색달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갔지만 지금은 살짝 스쳐 지나간다. 리조트 사이의 길을 지나면 환상적인 천제연로 나무 숲길을 지난다. 얼마 동안 도로를 걷지만 대왕수천 예래 생태 공원에서 훌륭한 산책길을 만날 수 있다. 중문 요트 계류장을 지나 해안길을 걷다 보면 길 우측으로 중문 색달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뒤로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독특한 해수욕장이다. 모래 해변의 폭이 넓지 않은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풍광만큼은 일품인 해수욕장이다. 걷기를 그만두고 뛰어들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바다다. 예전의 올레길 8코스는 중문 색달 해수욕장 아래로 내려가서 해안가를 돌아 골프장 옆길로 중문 단지를 빠져나갔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올레길은 해수욕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카페와..
올레길 8코스는 대포 연대를 지나면서 중문 관광단지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다.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대포 주상 절리대를 지나는 환상적인 산책길이다. 산책길을 나오면 부영 리조트 옆으로 잠시 큰 도로로 나가 베릿내 오름을 오르지만 공사중이라 생략하고 천제 2교를 건너 중문 요트 계류장으로 내려간다. 대포 연대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중문 관광단지 안으로 진입한다. 유명 관광단지답게 산책길도 잘 정비되어 있는 곳이다. 해안가로는 소나무 중간에는 야자수 우측으로는 협죽도가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넓은 산책로로 시작하는 중문 단지는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시작하여 중문동, 색달동까지 이어진다. 유도화라는 별칭이 있는 협죽도가 붉은 꽃을 피웠다. 잎은 대나무를 닮았는데 꽃은 복숭아와 비슷하다고 유도화라는 별칭..
월평 마을을 떠난 올레 8코스는 약천사를 지나서 길 근처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 묵었다가 다음날 길을 이어간다. 대포 포구를 거쳐 중문 단지 입구에 있는 대포 연대에 이른다. 월평 아왜낭목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 우리는 올레 8코스 초반에 있는 숙소를 향해서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월평 마을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저녁 7시를 바라보는 시각이지만 흰구름은 여전히 석양에 빛나고 있다. 월평 하원로에서 약천사 쪽으로 좌회전한다. 지는 태양이 끝까지 강렬함을 내뿜지만 이제는 구름에 가리고 오름에 가려서 얼굴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서귀포시 월평동에서 하원동으로 넘어가 마을길을 걷는다. 약천사로 가는 길은 하원동 마을길을 오르다가 담앤루 리조트로 좌회전하여 리조트의 주차장을 거쳐서 가야 한다. 리조트 끝자락..
악근천과 강정천을 지나면 강정 해군기지를 앞을 지나 강정포구에 이른다. 원래의 올레길 7코스는 선녀 코지와 월평 포구를 들러서 월평 마을로 들어가 7코스를 마무리 하지만 공사 중인 구간이 있어서 우회로를 통해 월평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올레길 7코스는 원래 악근천을 건너 좌회전하여 악근천을 따라 내려가며 켄싱턴 리조트 외곽을 돌아 강정천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악근천으로 좌회전하는 지점에서 공사 중이라 리조트 앞을 직진하여 "이어도로" 도로를 따라 강정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제주도의 많은 하천들은 대부분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금세 마르는 건천이지만 강정천은 한라산의 맑은 암반수가 사시사철 흐르고 은어도 서식하는 하천이라고 한다. 하류에서는 강정천이라 부르지만 하천 중심이 도순동 지역이라 지도에는 도순천..
법환 포구를 지난 올레길 7코스는 법환 마을에서 강정 마을로 넘어간다. 강정 마을로 들어서면서부터는 해안을 따라 현무암 바위와 몽돌 위를 걷기도 하고 오솔길도 걸으며 악근천으로 향한다. 국내 최남단 해안 촌락이라는 법환 마을 안내판이다. 제주에서 해녀가 가장 많은 어촌 마을이라고 한다. 바닷가로 시커먼 혀를 내두르는 현무암 바위들이 즐비한 서귀포 해안선은 정말 절경이다. 검은 바위 덕분에 바다는 더욱 파랗게 보이고 나무와 풀들은 더욱 짙은 녹색으로 보인다. 동쪽으로 새섬과 문섬, 서쪽 인근으로는 범섬이 흰 구름을 배경으로 한 폭 풍경화의 중요 오브제 역할을 한다. 고려 공민왕 당시 원나라의 말을 키우던 몽골족의 목호들을 진압한 최영 장군의 전적비를 세워 놓았다. 명나라의 요구로 시작한 토벌이었지만 정규군..
몇 년 전 올레길 걷기에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계획을 대폭 축소하여 올레길 7코스 중간부터 역방향으로 걸었던 적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 당시 걷지 못했던 7코스 나머지를 순방향으로 걷고 8코스 초반에 있는 숙소까지 조금 더 걸을 예정이다. 우선 서귀포 여고에서 숙골을 거쳐 법환 포구에 이른다. 오전에 올레길 21코스를 끝낸 우리는 무더위에 파김치가 된 상태로 옆지기가 근처 편의점에서 구입한 음료수를 거나하게 들이켜고 종달 초등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201번 시내버스를 올라탔다. 긴 시간의 이동이니 만큼 급행을 타고 환승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조금 늦더라도 서귀포 여고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거의 2시간에 육박하는 긴 이동 시간에 버스를 거칠게 모는 기사님 덕분에 깊은 잠을..
지미봉 밭길을 지나 지미봉(162.8 미터)을 올라 사방으로 탁 트인 환상적인 풍경을 접하고 나면 종달리 쪽으로는 조금은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종달항 인근에서 해안 도로로 나와 종달리 해변에서 올레 21코스를 마무리한다. 올레 1코스와 만나는데 올레 21코스를 끝내면 다음 여정인 서귀포로 이동하기 위해서 올레 1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어 종달 초등학교 앞의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한다. 원뿔처럼 생긴 지미 오름에 가까워질수록 오르막에 대한 긴장감이 한층 더해진다. 이번 여행에서 걷기를 계획하고 있는 다른 올레 코스에도 오름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이번 여행 전체의 체력과 몸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는가! 첫 오름을 무난히 통과한다면 이번 여행..
하도 포구 인근의 별방진을 지난 올레 21코스는 해맞이 해안로 도로를 따라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 인근을 지나 하도 해변과 용항포 터에 이르러 지미봉 밭길로 진입한다. 하도리 마을길을 지난 올레길은 잠시 문주란로 1길 도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우회전하여 밭길 사이로 들어간다. 도로와 보행로 사이 화단에는 가자니아를 심어 놓았다. 올레길을 걸으며 태양국이라 불리는 노란 가자니아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것은 중심부는 노랗고 하얀 꽃잎을 가진 가자니아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국화과 가자니아속 식물로 20여 종의 가자니아가 있고 교배종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제주도 토박이는 아니고 물 건너온 식물이다. 사철 꽃을 보게 하려는 의도에 맞고 제주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한 품종도 있으니 많이 심는 모양이다...
오래간만에 다시 떠나는 제주 올레 걷기 여행, 청주 공항은 그 사이에 주차장이 4 주차장까지 확대되었고 주차 타워도 생겼으며 주차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시범 운행하고 있었다. 청주 공항이 2016년 개항 20년 만에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이 저가 항공 활성화와 이용객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주차장을 엄청나게 확대할 만큼 이용객은 많이 늘었지만 국제선은 아직이다. 3,4 주차장이 1,2 주차장보다 멀어서 하루 6,000원(경차 3천 원)으로 이용료가 저렴한데 이용객이 많을 때만 연다. 다행히 우리가 갈 때는 4 주차장까지 열어 놓아서 경차를 사용하는 우리는 하루 3천 원의 주차료를 내고 일주일이 넘는 제주 올레 걷기를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청주 공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