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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환 포구를 지난 올레길 7코스는 법환 마을에서 강정 마을로 넘어간다. 강정 마을로 들어서면서부터는 해안을 따라 현무암 바위와 몽돌 위를 걷기도 하고 오솔길도 걸으며 악근천으로 향한다.

 

국내 최남단 해안 촌락이라는 법환 마을 안내판이다. 제주에서 해녀가 가장 많은 어촌 마을이라고 한다.

 

바닷가로 시커먼 혀를 내두르는 현무암 바위들이 즐비한 서귀포 해안선은 정말 절경이다. 검은 바위 덕분에 바다는 더욱 파랗게 보이고 나무와 풀들은 더욱 짙은 녹색으로 보인다. 동쪽으로 새섬과 문섬, 서쪽 인근으로는 범섬이 흰 구름을 배경으로 한 폭 풍경화의 중요 오브제 역할을 한다.

 

고려 공민왕 당시 원나라의 말을 키우던 몽골족의 목호들을 진압한 최영 장군의 전적비를 세워 놓았다. 명나라의 요구로 시작한 토벌이었지만 정규군도 아닌 목호들을 진압하러 중앙에서 대규모의 병사들을 파견했어야 했다는 것은 그만큼 목호의 세력이 강했고, 제주도 자체의 병력이 약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프리마켓이 열리는 해녀 마켓이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고, 제작자들이 직접 들고 나온 다양한 기념품이나 식음료도 판매하고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법환 바당 올레. 올레길 한 코스를 완주하지 않더라도 서귀포 해안을 제대로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길이름은 최영로다.

 

산책로에 멸종 위기종인 황근이 노란 꽃을 피웠다. 무궁화속에 속한 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식물로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 서식한다고 한다.

 

해안가 돌 위에는 수많은 해조류들이 널려 있다. 파도에 밀려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돌 위에 널린 모습을 보면 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널은 것으로 보였다. 아마도 감태 말리기를 하는 모양이다. 봄에 채취해서 말리는 미역은 아니고 여름이면 파도에 떠밀려 오거나 채취한 감태를 말려서 식용으로 먹지는 않고 화장품 제조사에 판다고 한다. 감태에는 요오드 성분이 있어서 일제 강점기에는 제주 감태에 있는 요오드칼륨을 화약의 재료로 사용했다. 봄부터 여름까지 제주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감태를 팔아 자녀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거대한 강정항의 방파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한동안 해군 기지 건설 문제로 한국 사회를 흔들었던 문제의 장소 바로 그곳이다.

 

섬 자체가 천연 기념물인 범섬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포장된 최영로를 따라 걷던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강정항 방향으로 해안의 오솔길과 몽돌 길을 바위길을 걷는다.

 

돌담 곁을 지나기도 하고 숲길도 걷는 올레길 7코스가 많은 올레꾼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보다는 서귀포의 해안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해안길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긴 여정을 걷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길이 아름답고 걷기에 참 좋지만 평탄한 길보다는 오르락내리락하며 확실히 체력 소모가 있으므로 감안하고 걸어야 한다.

 

현무암 바위길, 몽돌길을 쉬멍, 걸으멍 길을 이어간다.

 

길을 이어가다 보면 서건도가 보이는 지점에서 캠핑장을 돌아서 가야 한다. 서건도 옆 바다에서는 사람들이 보드를 타고 물놀이 삼매경이다.

 

예전에는 캠핑장 앞쪽으로 올레길이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캐핑장 뒤로 "이어도로" 도로를 거쳐서 돌아간다.

 

"이어도로" 도로를 통해서 캠핑장을 돌아가는 길, 멀리 강정항 방파제가 만의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이어도로"라는 도로는 올레길 7코스 중간에 있는 서귀포 여고 인근의 서호동에서 중문 관광단지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전설 속의 섬으로 불리던 이어도를 기념하기 위한 길일 것이다. 이어도는 간조 때도 최상부가 드러나지 않는 암초로 1900년 영국 무역선 소코트라 호가 이곳에 좌초하면서 국제적으로는 소코트라 락으로 불린다. 파랑도라고도 불렀는데 2003년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이어도 해양 과학 기지가 들어서 있는 상태다. 마라도에서 뱃길로 10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에 떨어져 있다.

 

일명 썩은섬이라고도 불리던 서건도는 사진처럼 물이 빠지면 걸어 들어갈 수 있고 섬 내부에는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토양이 척박해서 썩은섬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와 고래가 근처에 들어왔다가 물이 빠지면서 나가지 못해 죽어서 썩은섬이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간 스탬프함이 있는 쉼터. 쉼터에 있는 야자수에 "꼬~옥 안아주세요!"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는데 내가 오해하고 있는지 몰라도, 나무를 안아주라는 말이면 가지 그루터기가 울툭불툭 튀어나와 있는 야자수를 어떻게 꼭 안아주라는 것인지, 그저 웃을 뿐이다. 그래도 그냥 시도해볼걸 그랬나?

 

작은 실개천을 건너면서 땀에 끈적끈적해진 손만 씻었는데도 얼마나 시원한지...... 사람들이 제주 바닷물이 아니라 민물에서 물놀이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올레길이 길을 이어가려면 중간에 악근천과 도순천을 건너야 하는데 해안에서 오솔길을 따라 내륙으로 이동하여 "이어도로" 도로를 통해서 두 하천을 차례로 건넌다.

 

들판의 오솔길과 정겨운 돌담길을 지나 내륙으로 이동한다.

 

올레길은 "이어도로" 도로로 나오면 "악근천" 버스 정류장을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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