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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스 백을 내려와 섹오 빌리지를 들른 다음에는 샤우케이완역(Shau Kei Wan Station, 筲箕灣)을 거쳐서 틴하우역에서 코즈웨이 베이 걷기를 시작합니다.



섹오 빌리지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샤우케이완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아쉬운 마음에 금화거리(金華街, Kam Wa St, 캄와스트리트) 시장을 다시 한번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상점들의 전등 불빛이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다양한 채소들과 과일들. 전통시장에서는 항상 정겨움이 묻어 납니다.



MTR으로 가는길에 사먹은 찐빵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간식거리를 사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틴하우(Tin Hau, 天后) 역에서 내려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 銅鑼灣)를 시작합니다. 홍콩 MTR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에스컬레이터가 많은데 속도가 우리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빠르므로 우리나라처럼 생각했다가는 당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분속 30미터 정도이고 영국이나 홍콩은 우리나라의 1.5배인 분속 45미터라고 합니다.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빠르면 어린이나 노약자의 안전에 문제가 있고 느리면 한줄서기로 걸어가는 사람이 생겨 오히려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하긴 빠른 홍콩의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급한 사람은 걸어가더군요.



팀하우 역에서 일단 코즈웨이베이 시장(Causeway Bay Market, 銅鑼灣街市)을 찾아 갑니다. 중국식 재래시장이지만 외부의 천막이 아니라 시장 건물에서 깔끔하게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도록쪽의 점포 앞에 내려진 커다란 가림막에는 붉은 바탕에 커다랗게 상호를 새겨 놓았습니다. 코즈웨이베이는 초고층 건물들이 많은 만큼 상권이 좋아서 그런지 거리 마다 맛집들이 많았습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코즈웨이베이 시장 2층의 풍경입니다. 건물 내부에서는 여는 재래시장과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고된 삶을 짊어지신 아주머니의 모습까지 왠지 눈구경만 하고 지나가는 것이 미안할 정도입니다.



코즈웨이 베이 시장을 나서면 빅토리아 공원(Victoria Park, 維多利亞公園)으로 이동합니다. 빅토리아 공원은 1950년대에 간척으로 생긴 공원으로 저희가 방문했을때는 제52회 홍콩 브랜드&상품 엑스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2017년 12월 16일부터 2018년 1월 8일까지 개최되고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장바구니와 수레를 들고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생략하고 공원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이 엑스포는 8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이번 전람회에는 4백여개의 홍콩 기업이 참여하여 8백개가 넘는 부스가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쇼핑 목적으로 홍콩을 방문했다면 이곳은 필수 방문지였겠지요.



전람회 주변으로는 한짐 가득 끌고 나가는 사람들, 모여서 뭔가를 논의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공원 산책길도 쇼핑족들의 차지 입니다. 전람회가 끝나면 공원은 제 모습을 찾을 수 있겠지요!



북적 거리는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한 가족이 테니스를 즐기는 모습. 저 아이가 커서 부모와 테니스 게임을 하는 꿈을 아이의 부모는 바라고 있겠지요!



측면에서 바라본 전람회 내부의 모습입니다. 정말 사람들이 많습니다.



쇼핑족에게도 걷기족에게도 이곳 주민들에게도 공원은 누구에게나 쉼을 주는 공간입니다. 그 공간의 핵심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무의 품이 있습니다. 따뜻한 나라라서 그런지 1월의 겨울 공원에도 녹음이 가득합니다.



분수가 있는 빅토리아 공원의 끝자락까지 왔습니다. 이곳에서는 모형 보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드론도 그렇지만 모형 보트도 보트를 조정할 만한 물이 있어야 할텐데 이곳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나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원을 걷다가 특이한 꽃을 하나 만났습니다. 두껍고 커다란 나무의 밑둥에서 가느다란 줄기를 올려 꽃을 피운 모습입니다.



홍콩의 나라꽃인 보히니아입니다. 보라빛의 꽃잎 5장과 꽃술이 아름다운 자태를 화려하게 뽐내고 있습니다. 홍콩 국기에도 꽃 그대로 그 형상이 등장하는 보히니아(bauhinia) 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손주까지 3대가 모여서 모형 보트를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의 저 시절에는 종이배 띄우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모터 보트를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모습 부럽기도 하고 가족들이 함께 나와서 놀이를 같이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도 손자와 함께 나온 할아버지께서 굉음을 내는 모형 보트를 즐기고 계셨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해변쪽으로 길을 잡아 걷습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들어선 숲 사이의 놀이터가 참 좋아 보였습니다. 주변은 온통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있지만 도심속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공원입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산책을 하면서 해변을 향해 걷는 기분도 좋습니다.



빅토리아 공원에서 해변으로 가는 길은 우리 나라의 한강 강변도로처럼 길이 막혀 있는데 그 위로 고가 도로가 놓여져 있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고가도로에서 바라본 홍콩 시내의 모습. 막히는 교통을 보면 홍콩에서 MTR을 이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입니다.



코즈웨이 베이 항구 한쪽으로는 높은 고층 빌딩과 화려한 오트를 배경으로 선상 가옥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한 홍콩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선상 가옥들이 태풍을 피하던 장소 입니다.



초라한 선상 가옥들 너머로는 부유층들의 요트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누군가는 홈리스로 태풍 대피소에 배와 함께 겨우 생을 이어가지만 누군가는 고층 빌딩 펜트 하우스에 요트는 그저 일년에 몇번 마음이 내키면 탈뿐인 것을 비교 자체가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해변을 따라 시내 쪽으로 걸어 내려 갑니다. 항구에서 풍기는 기름냄새, 바로 옆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매연이 상쾌하지는 않지만 홍콩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처럼 도시의 정취에 한껏 빠져 봅니다.



도로 건너편 세계 무역 센터와 연결되는 지하도 앞에 세워진 무언가! 눈데이건을 보고 이곳을 통해서 지하도를 건너 다음 여정을 이어갑니다. 



매일 정오부터 20분간만 개방한다는 눈 데이 건(Noon day gun, 怡和午炮) 입니다. 포를 쏘기 시작한 것이 이미 15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딘 매터슨(Jardine Matheson)의 배들이 들어올 때 축하 예포를 쏜 것이었지만 지금은 안내판에 "Firing for charity"라고 자선 모금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을 분명하게 알리고 있습니다. 자딘 매터슨은 동인도회사가 그 전신으로 초창기에는 아편 밀수와 차 무역을 했지만 지금은 조선, 항공, 호텔, 금융등 전방위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포춘 500대 기업 안에 드는 거대 기업입니다. 홍콩에서 고용을 가장 많이 하는 민간 기업중에 하나라 합니다. 자딘 매터슨이 2002년에 마인드셋(MINDSET)이라는 자선 단체를 만들었는데 눈데이건은 이 단체와 연관된 것입니다. 하루에 한발 대포 보다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덮개가 씌워진 눈데이건과 종. 전시된 대포들. 정오 발사 장면을 보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대포에 얽힌 사연을 만난것이 더 좋습니다.



세계 무역 센터로 이어지는 지하도. 바로 위가 도로입니다. 



세계 무역 센터에 표시된 눈데이건 안내판. 이쪽을 통해서 가시는 분들은 입구를 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제 빌딩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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