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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으로 들어와 구만제 저수지를 지나고 있는 백의종군길은 계속 서시천 둑방길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커다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둑방길이다. 광의면사무소를 지나면서 서시천 건너편에서 둑방길을 걸어 구례공설운동장에 이르고 이후로는 구례 경찰서 방향으로 읍내를 가로질러 내려간다.

 

구만제 출렁다리를 건너니 커다란 타일화로 장군의 백의종군길을 묘사해 놓았다. 정말 구례는 제대로 해놓았다. 다른 고장도 이 정도는 아니어도 정비라도 해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군이 힘겹게 걸어서 구례 구간을 지나시는 모습인데 상황에 따라서 말을 타실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도보로 이동하셨다고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온 길은 구만제 동쪽 도로를 따라서 이어지는 데크길을 통해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데크길을 따라 이동하는 길이 구만제 끝자락에 이르면 구례군 산동면에서 광의면으로 진입한다.

 

구만제 주차장에 있는 벤치에서 호수를 바라보니 지금이 얼마나 심한 가뭄인지 실감이 난다. 

 

구만제 저수지를 지나온 길은 광의면 구만리 마을길을 따라 내려간다. 구만제라는 저수지 이름도 이곳 구만리에서 유래한 모양이다. 길은 난동에서 내려온 지리산 둘레길 난동-오미 구간과 함께 구례공설운동장까지 길을 같이 간다.

 

지난 여행에서 임실 치즈를 만난 이후로 오늘도 구만제에서 지리산치즈랜드를 만나다 보니 구만리 농장에서 만나는 젖소들이 그냥 보이지 않고 조금 특별하게 보인다. 

 

구만마을을 지나면서도 백의종군길은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 좋기는 하지만 다른 곳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길도 없는 구간이 있으니......

 

"구례, 명량대첩의 초석이 되다" 글을 읽어보니 구례가 남다른 긍지를 가질 만도 했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 후 첫발을 디딘 곳이 구례이고 이곳에서 조선 수군 재건을 위하여 군관과 병사들을 데리고 출정했다고 한다.

 

구만마을 벽화에는 구례밀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1990년대 초 우리밀 살리기 운동의 발원지 중 하나이고 국내 최초의 우리밀 전용 제분 공장이 설립된 곳이라고 한다. 겨울을 나는 우리밀이 우리 식탁에 자주 오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구만 마을을 가로질러온 길은 서시천 둑방길로 올라가서 나무 터널이 태양을 막아주는 쾌적한 나무 터널 길을 걷는다.

 

백의종군길 표지와 지리산 둘레길 표지가 나란히 서있는 서시천 숲 둑방길은 그저 탄성 속에서  걷는 길이다. 둑방길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장 정돈된 숲길을 걷는 느낌이다. 봄 벚꽃이 필 무렵 이곳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상상을 하면 걷는다.

 

도정 공장 인근을 지나는 것을 보니 서시천 둑방길이 광의면 읍내에 이른 모양이다. 하천 건너편 둑방길도 나무들이 좋아 보인다.

 

광의면사무소가 둑방길 바로 옆에 위치한 독특한 곳인데 천은천이 서시천으로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읍내로 들어오니 노고단과 천은사 표시가 우리를 맞아 준다. 천은천을 따라서 천은사 방향으로 이동하면 성삼재 휴게소와 추억이 깃든 노고단으로 갈 수 있는 곳이다.

 

광의면 읍내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몸도 식히고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우리는 천은천을 따라 읍내를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붉은 꽃이 화려한 배롱나무가 작별 인사를 건넨다.

 

광의면 읍내를 빠져나온 길은 광용교로 서시천을 건너서 이번에는 하천 건너편에서 길을 이어간다.

 

급하지 않은 일정을 잡은 덕택에 둑방길 벤치를 하나씩 잡고 누워서 식곤증으로 밀려오는 졸음을 잠시 달래 본다.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누워서 쉴 수 있다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서시천을 건너오면서 길은 구례군 광의면에서 용방면을 걷고 있다. 이곳도 여전히 지리산 둘레길 난동-오미 구간과 함께하고 있다. 서시천을 기준으로 광의면과 용방면이 나뉘는 모양새다.

 

길은 19번 국도 아래를 통과하고 서시천으로 합류하는 용정천을 건너간다. 이곳도 도보자를 위한 깔끔한 다리가 백의종군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위해서 설치되어 있었다.

 

용정천을 건너서 다시 이어지는 서시천 둑방길에서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벚나무 터널은 여전한데 사이사이로 복숭아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개복숭아나무로 봄이면 벚꽃과 함께 복사꽃이 만발한다고 하니 이 또한 절경이겠다 싶다.

 

열매를 목적으로 심은 복숭아나무가 아니지만 나무에는 개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렸다. 그런데, 어떤 남성분이 복숭아나무를 따라가며 줄기에서 무언가를 떼어내고 계셨는데 알고 보니 복숭아나무 진액 굳은 것을 줄기에서 떼고 있었다. 벌레의 공격을 받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그리고 수분 스트레스가 있을 때 줄기에서 진액을 분비하는데 식물성 콜라겐 성분으로 미용에도 좋고 노화 방지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에 불려서 젤리처럼 섭취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구례 읍내에 가까워지니 서시천 건너편 국도변에는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가 한 풍경한다. 역시 나무는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 나무는 계속 심어야 한다.

 

서시천 생활환경숲을 지나는데 꽃강이라는 예쁨 이름으로도 불리는 공간이다. 봄철에는 둑방길의 하얀 벚꽃과 복사꽃이 넓은 둔치의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지고, 이후에는 꽃양귀비나 코스모스를 심기도 하는 모양이다.

 

길은 광의교를 지나서 공설운동장 방면으로 계속 직진한다. 광의교를 건너가면 광의사거리에서 19번 국도와 만나고 다리 우측으로 가면 구례읍내로 길이 이어진다.

 

구례군 산동면에서 시작하여 광의면과 용방면을 차례로 지나온 길은 어느덧 용방면 남쪽 끝자락에 이르렀다. 여전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걸을만하다. 무더위 속에서도 소들도 강바람을 맞으며 나름 괜찮아 보인다.

 

광의대교 앞을 지나니 서시천도 굽이쳐 흐르고 벚나무가 주인공이던 하천변 풍경도 버드나무가 그림에 합세했다.

 

둑방길로는 서시천 자전거길과 지리산 둘레길과 백의종군길이 함께하지만 아래 둔치는 버드나무 아래로 강태공 차지다. 쏘가리도 나오고 꺽지와 붕어를 잡는다고 한다.

 

길이 구례읍으로 진입하니 달라진 조명 기군와 함께 길의 풍경이 달라진다. 심지어 잔잔한 음악소리도 들린다.

 

구례 공설운동장 인근에 들어서니 둔치에는 파크 골프장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작은 언덕에 천왕봉 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노고단 돌탑 모형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이 좋은 파크 골프장에 왜 사람이 없나 했더니 여름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가 휴식 시간이라고 한다.

 

가로등 위로 구례 300리 벚꽃길이라는 표식이 있었는데 매년 이곳 일원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서시천뿐만 아니라 섬진강변, 화엄사등 구례의 벚꽃길은 129km에 이른다고 한다. 봄철 벚꽃 여행으로 이곳을 찜해둔다. 벚꽃과 복사꽃이 어우러진 모습은 과연 어떨까? 정말 궁금하다.

 

구례 공설운동장까지 내려온 길은 지리산 둘레길과 이별하고 구례 읍내로 향한다. 이제는 땡볕을 가려주는 나무 그늘이 없는 도심을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혀 오는 듯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계속 서시천 둑방길을 걷다가 서시교 다리를 건너서 용호정을 거쳐 오미마을로 향한다. 운동장 앞에 3만 구례라고 써놓고 있기는 하지만 2천 년대 초반 이야기이고 구례군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1960년대에는 8만에 육박한 적도 있었지만......

 

구례 공설운동장을 빠져나온 길은 봉성로 도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하나로마트에 들러서 더위를 식혀 보지만 피할 수 없는 태양 아래 둑방길 나무 그늘이 벌써 그립다.

 

손인필 비각이 있는 곳은 조선수군 출정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구례읍성 북문 밖 손인필의 집으로 이곳에서 조선 수군 재건을 위한 준비를 했다고 하니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장소라 하겠다. 장군 주위에서 이름 없이 그를 도운 인물이 많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공원 옆으로 땅꼬랑길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좁고 긴 지형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구례가 얼마가 백의종군길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증거를 인도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인도에 백의종군길 표식을 만들어 놓은 것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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