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남원 시내로 진입한 백의종군길은 남원 향교에서 출발하여 남원 시내를 가로질러 남원터미널 인근에서 요천 천변으로 나가고 요천로 강변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요천과 백암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이르면 이백교와 폐문교를 차례로 건너서 백암천 둑방길을 따라 이백면 사무소에 이른다. 

 

2026년 극강의 여름 폭염이 한창인 날씨에 백의종군길을 걷기 위해서 다시 남원을 찾았다. 걸을 때 우산도 귀찮아하던 습관을 폭염 속 양산 사용하기로 견뎌낼 요량이다. 실제 폭염 속 걷기를 해보니 양산을 활용하며 걷기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남원역에 내려 기사분께 남원 향교로 가자고 하니 고개를 갸웃하신다. 여행자들도 시만들도 찾지 않는 장소인 모양인데 나름 추측을 하시더니 남원 중학교 인근 맞냐고 하셔서 아주 짧은 시간에 이동하여 걷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남원 향교 표지석이 있는 남원 중학교 정류장에서 이번 여행을 시작한다.

 

길은 광지천을 건너는 축천교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앞선 코스에서 만났던 경치 좋은 남원 광치 생태공원을 거쳐 내려오는 하천이다.

 

남원 향교가 있어서 동네 이름도 향교동이다. 동네에 있는 김밥집에서 김밥과 라면으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는데 맛도 좋았고 아주 깔끔한 식당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브랜드를 똑같이 끓여도 맛이 다른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길은 향교동을 지나 만인공원을 끼고 우회전한다. 도로변 인도를 지나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귓전을 때린다. "오늘 38도가 넘는다며!" 구름을 시퍼런 하늘도 오늘의 폭염을 미리 말해주는 듯하다.

 

옛 남원역 자리는 만인공원이라는 이름으로 한창 공사 중이고 2027년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만인 공원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남원향교 인근에 있는 만인의총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목숨을 거둔 1만여 명을 함께 묻은 장소이다.

 

길은 옛 남원역 앞에서 향단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향단로 초입에 세워진 백의종군로 안내판을 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남원 구간의 백의종군길 표지판은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함께한다. 

 

구 남원역 앞에서 요천까지 남쪽으로 약 1Km 직선으로 이어지는 향단로 양쪽으로는 플라타너스가 싱싱하다. 고맙게도 넓은 잎으로 강렬한 태양을 막아주어 쾌적한 길이다. 요천 인근까지 내려가면 남원고전소설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길은 동충동 행정복지센터와 상당한 규모의 남원 학생교육문화관을 지나 명문제과 앞에서 좌회전하여 남원터미널 방면으로 향한다. 생기가 넘치는 가로수들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명문제과 앞에서 버스 터미널 방면으로 이동하는데 빵 좋아하는 옆지기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지난번에 코스를 끝내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곳을 지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눈길을 주던 곳이었다. 이른 시간이라 줄은 없었지만 빵집으로 오가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40년 전통의 빵집으로 생크림슈보르, 수제햄빵 등이 유명한데 오전 10시가 빵 나오는 시간 중의 하나인데 옆지기는 이곳은 지나다가 우연히, 생각지도 못하게 원하는 빵을 구입한 모양이었다. 빵을 구입해서 신이 난 옆지기와 함께 다시 길을 이어간다.

 

터미널 앞을 지난 길은 은행나무 가로수가 늘어선 동림로로 우회전하여 요천 강변으로 나간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다녀갔던 남원 터미널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 터미널 앞에서 김밥을 구입했던 가게도 여전했다.

 

길이 요천 강변에 닿으면 동림교 앞에서 좌회전하여 요천로 도로 옆의 산책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경로 안내가 둔치에 있는 자전거길로 가라고 하지만 자전거길은 남원대교 지나면 끝이 나고 오히려 도로 옆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무엇보다 나무 그늘이 태양을 막아 주어 걷기에 좋았다.

 

길은 남원대교 앞을 지나서 요천을 따라 계속 동쪽으로 나아간다. 전북 장수군에서 발원하여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요천은 하천 주변으로 여뀌꽃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남원대교 인근의 화려한 배롱나무 꽃, 백일홍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하여 더욱 선명하다.

 

폭염과 가뭄 때문인지 요천로 산책길의 벚나무도 잎들이 힘이 없다. 녹음이 싱싱한 벚나무 아래였다면 더 쾌적한 길이었겠지만 벚나무들이 양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태양을 막아주니 그저 감사가 넘친다.

 

이곳은 벚나무 그늘은 사라지고 잎이 얼마 남지 않은 앙상한 장미들이 길을 지키고 있었는데 폭염이 지나가면 장미들도 다시 생기를 찾을지 모르겠다.

 

길이 고죽천, 요천, 백암천이 모이는 지점에 이르면 우회전하여 고죽교, 이백교를 통해서 차례로 고죽천과 요천을 건넌다. 3개의 하천을 모두 건너가는 길이다. 고죽교 앞이 월락교차로인데 교차로 인근에 편의점이 있어서 에어컨 바람에 몸을 식히며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쉬어 갈 수 있었다. 

 

이백교로 요천을 건너며 바라본 동쪽은 남원시 산동면이 위치한 곳이다. 하천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다. 태양 빛은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이 우리를 향해 쏟아진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한 양산은 작지만 효과 만점이다. 가끔씩 바람이 강하면 양산이 망가질까 마음이 조마조마 하지만 땡볕 아래 걷기에서 양산은 필수 아이테 맞다.

 

이백교 건너서 이백로를 따라 걷던 길은 바로 길을 건너서 폐문교를 통해서 백암천을 건넌다.

 

폐문교를 건너며 서쪽을 보니 남원 시내의 아파트 단지들이 어느덧 한참 멀어졌다. 길은 폐문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둑방길을 따라 쭉 올라간다.

 

백암천 둑방길 초입에서 빨간 백의종군길 리본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양산을 손에 쥐고 폭염 아래 둑방길 걷기를 시작한다.

 

19번 국도 아래를 통과하니 이곳 들판은 가을이 오고 있다. 벼이삭이 올라와 수확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양산의 도움을 받으며 걷고 있지만 이런 더위에서는 쉬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둑방길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둑방길을 걷다 보니 하천 건너편으로 큰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 부근인데 이제 다시 백암천을 건너야 하는 지점에 이른 것이다.

 

바로 옆에 남원시 반다비 체육센터라고 곳도 있었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곳이라고 한다. 반다비가 조금 익숙한데 반달가슴곰을 소재로 만든 평창 동계 패럴림픽의 공식 마스코트이다. 그런데 장애인을 우선하되 비장애인도 함께 어우러지는 통합형 체육시설을 반다비 체육센터라고 부른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2027년까지 150개의 반다비 체육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둑방길에서 처음 보는 꽃나무를 만났는데 꽃이 피어난 모습은 배롱나무와 닮았는데 꽃색깔이 붉은색도 자주색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또한 배롱나무로 하얀 꽃이 핀다고 흰 배롱나무라고 한다.

 

백암천 둑방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서곡교를 넘어서 이백로 도로로 나간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으로는 산들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사실 이곳에 논도 있고 하니 산 아래의 평지처럼 보이지만 고도 1백 미터 내외의 고원 지대라고 할 수 있다. 남원시는 시내의 고도가 107미터에 달하는 고원 지대이다.

 

이백로 도로로 나온 길은 길 옆으로 잘 정돈된 인도를 따라서 이동한다. 아마도 백의종군길을 위해 남원시에서 만들어 놓은 공간이 아닌가 싶었다. 아무튼 뚜벅이들을 배려하고 있는 도시를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채곡삼거리를 지나는 길은 고도를 조금씩 올려간다. 도로 옆 갓길에 마련된 인도 위로는 등나무가 해가림을 하고 있다.

 

낙석방지 철망을 따라 올라온 등나무가 담을 넘어서 그늘막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등나무 꽃이 만발할 봄에 이곳을 걸었다면 꽃향기에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을 해본다.

 

한여름의 등나무는 꽃 대신 주렁주렁 열매를 맺고 있었다. 등나무는 콩과 식물답게 커다란 꼬투리로 열매를 맺고 있다. 주의할 것은 등나무 꼬투리와 열매는 독성이 있으므로 식용할 수 없다고 한다.

 

길은 이백로를 가로지르고 백암 2교로 백암천을 건너서 이백면사무소에 이른다. 땡볕 아래에서 한참을 걸은 우리는 읍내 하나로 마트에서 음료수를 하나 구입해서 바로 옆 농협 점포 의자에 앉아 한참을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농협 점포를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여 은행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쉬어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마음 놓고 쉴 수 있었지만 그래도 직원들 눈치가 보일 수 있었는데 때마침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있어서 직원들이 정신없이 일하고 있어서 더욱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원래의 백의종군길 12코스는 이백면사무소를 떠나서 산길을 거쳐 여원재에 오르며 운봉고원에 이르고 운봉 초등학교에서 여정을 마무리하지만 산길을 걷는다는 것이 왠지 미덥지 않았다. 백의종군길 5코스에서 개치고개를 넘으며 없어진 등산로를 찾아가느라 가시 숲길을 헤맨 기억이 이곳을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했다. 남원 구간을 복원한 것이 2017년이니 시간이 조금 지나기도 했다. 이백로와 24번 국도 황산로를 통해서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다음 코스인 13코스에서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와 이곳을 지난다는 경로를 보면서 산길이 포함된 반복 구간을 생략하기로 했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6/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