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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면사무소에서 시작하는 이순신 백의종군길 8코스는 탑정호를 품고 있는 탑정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길을 시작한다. 길은 탑정리 직전의 신교리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신교교로 논산천을 건넌다. 은진면으로 들어선 길은 은진 미륵이 있는 반야산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반야산 인근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은진면사무소가 있는 은진면 매죽헌로에 이른다.

 

매 코스마다 30Km가 넘는 길이를 가지고 있는 백의종군길은 아무래도 비전문가에게는 벅찬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을 모두 걸었지만 그럼에도 백의종군길은 쉽지 않다. 거리도 길고 숲길이나 바다 풍경의 해안길도 드물다. 도로가 태반이다 보니 이순신 장군의 인내와 고독을 즐기기에 딱인 길이다. 그래서 이번 코스부터는 하루에 걷는 거리를 20Km 미만으로 잘라서 걷기로 했다. 장맛비가 예보된 것은 아니지만 때마침 비가 내려서 하루에 걷는 거리를 줄인 효과를 톡톡하게 누릴 것 같다.

 

논산역까지는 기차를 타고 논산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부적면 사무소 정류장에 내려서 여정을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 부인처면과 적사곡면을 합치면서 부적면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름에서부터 오랜 역사가 베어나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부적면사무소를 뒤로하고 마구평리와 아호리의 경계를 가르며 내려가는 부적로 도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길을 시작한다.

 

아호리 마을 표식과 탑정호 출렁다리 안내판을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이 길을 따라서 쭉 내려가면 지역의 명물이고 텔레비전에도 자주 등장하는 탑정호를 만날 수 있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6백 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비가 내리고 있지만 굵은 비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우산을 버티며 걷기보다는 가끔씩은 우산을 접고 보슬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낫다. 부적로 인근으로는 딸기의 고장 논산 답게 딸기 농장들이 이어지는데 어떤 농장 주위로는 딸기 조형물을 세워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길가에 핀 무궁화에 눈길이 간다. 큰 꽃이지만 비를 머금어 더욱 아릅답다.

 

반송리를 지나면 코를 통해 특이한 냄새가 풍겨 오는데 다름 아닌 멸치젓이 익어가는 냄새가 멸치젓 하면 부산 기장이나 남해안만 생각했는데 서해안에서도 멸치가 잡히고 인근에 있는 강경 포구와 연관하여 이곳에서도 멸치 액젓을 담근다고 한다. 거북 모양의 귀부가 있는 마을로 거북정이라는 정자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마을이다.

 

반송리를 지난 길은 탑정호에 조금 더 가까이 가며 신교리로 들어선다.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탑정리에 닿는다.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가 만들어진 것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저수지는 해방 직전인 1941년에 착공하여 1944년에 준공했다고 한다. 두 번에 걸쳐 둑을 올리는 공사를 수행한 농업용 저수지이다.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로 국내 농업용 저수지 중에 최대 크기인 예당호의 절반 크기이다.

 

신교리로 들어선 길은 탑정호 방면으로 내려가다가 중간에 우회전하여 논산천 방면으로 이동한다.

 

빨간 백의종군길 리본이 걸린 신교교 다리로 논산천을 건너간다.

 

넓은 강폭을 가진 논산천을 건너간다. 대둔산에서 발원한 물은 전북 완주군 지역을 지나서 논산시 양촌면으로 들어서면서 논산천으로 불리고 탑정호를 거쳐 이곳으로 흘러 내려온다.

 

논산천을 건너며 은진면 성평리로 들어오니 오뚜기 논산 공장이 우리를 맞아준다. 동네 담벼락에도 오뚜기 마크를 새겨 놓았다. 이곳에서는 스파게티소스, 차 종류, 딸기잼 등을 생산한다고 한다. "모범적인 상속세 납부, 높은 정규직 비율, 심장병 어린이 후원"등 착한 기업 행보로 갓뚜기라는 별명을 얻은 회사인데 1969년 카레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듬해 1970년 한국 최초로 토마토케첩, 마요네즈, 즉석 수프를 내놓았다고 하니 회사의 역사도 인상적이고 회사를 다시 보게 된다.

 

길은 공장 주위를 돌아서 서쪽으로 나아간다.

 

지난 여행 때는 공주를 지나며 이제 막 밤 꽃이 피려 하는 상황을 보았는데 6월 중순인 지금은 꽃도 지고 어엿하게 밤송이가 굵어지고 있다.

 

아직 수확하지 못한 보리가 비에 촉촉하지 젖어서, 지나가는 나그네조차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길은 논산시 관촉동으로 넘어와서 원앙로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동네 이름처럼 관촉사와 은진 미륵이 있는 동네이다. 동네 입구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잠시 피하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정자에 젖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양로를 따라서 내려가면 가야곡면에 닿는 길이다.

 

원앙로 도로를 따라가던 길은 와야리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길을 이어간다. 인근에 건양대학교와 관촉사가 있고 북쪽으로 논산 시내가 이어지는 곳이다. 와야리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한자로 기와를 굽던 가마터가 있던 동네라는 의미라고 한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모양이다.

 

길은 와야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은진면사무소가 있는 방향인 남쪽으로 걷는다. 은진면 와야리에서 용산리로 넘어간다.

 

은진면 와야리에서 용산리로 넘어가는 길 양쪽으로는 보통 집 울타리로 심는 레드로빈 홍가시나무를 가로수로 예쁘게 심어 놓았다. 주민자치회에서 심었다고 한다.

 

용산리로 넘어온 길은 탑정로 도로를 만나서 우회전하여 은진면 읍내로 향한다. 교차로에 이곳 주인장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솟대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탑정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은 교촌리 마을을 지난다. 1번 국도 표식과 함께 은진사거리 표지판이 등장했다.

 

전국에서 흔한 마을 이름 중의 하나가 바로 교촌리인데 보통은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마을에는 은진 향교가 있었다. 논산시 노성면에도 노성 향교가 위치한 교촌리가 있다. 은진 향교는 고려후기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6월 중순이 지나고 있는 시기 감나무도 꽃을 떨구고 열매의 모양을 찾아가고 있다.

 

탑정로 도로를 따라가던 길은 읍고개에서 좌회전하여 읍내 안으로 들어간다. 다시 만난 삼남길 표식이 반갑다.

 

읍내로 들어온 길은 은진면사무소를 지나서 매죽헌로로 나간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적당한 식사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 면사무소 앞의 손칼국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7천 원 가격에 양도 맛도 좋다는데 기다려며 먹을 걸 그랬나 싶다. 중국집에서 짬뽕밥과 짜장면으로 식사를 해결했는데 이후로 걷는데 소화가 문제였다. ㅠㅠ

 

점심을 해결한 다음에는 다시 길을 나서서 매죽헌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매죽헌은 세종 대왕의 총애를 받았던 집현전 학자이자 세조의 왕위 찬탈에 맞서 절개를 지킨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의 호로 매죽헌로는 그를 기리며 붙인 길 이름이다. 이곳 은진면에서 가야곡면을 거쳐 양촌면까지 동서로 이어지는 매죽헌로 중간에 성삼문의 묘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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