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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길 3코스는 휘어져 내려가는 남한강을 따라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다. 원래는 강변길을 걷다가 대순진리회를 관통하여 목아박물관을 지나서 신륵사까지 가야 하지만 해가 지는 바람에 목아박물관을 지나서 여정을 끝내야 했다.

 

원래는 2코스가 난도가 높으므로 3코스는 다음날 이어 걸을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여강길 2코스 종점에서 버스 기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바람에 버스를 놓쳐버린 우리는 다음 버스까지 두 시간을 기다리는 것 대신에 여강길 3코스를 이어서 걸어 보기로 했다. 정류장에 앉아서 황당한 상황을 추스르다가 옆지기가 꺼낸 3코스 걷기 미끼를 덥석 물었다. 3코스는 대부분이 강변 산책길인 무난한 코스이다.

 

강천마을을 떠난 길은 강변 길을 얼마가지 않아 작은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산책로는 좌측으로 강천섬 유원지를 보면서 걷는다. 서쪽으로 오후의 태양이 서서히 지고 있다. 강천섬 유원지를 한 바퀴 도는 여강길 3-1 코스도 있다.

 

짧은 숲길을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강변 산책로가 이어진다. 강천섬 유원지로 이어지는 다리를 통해서 아이 둘이 포함된 한 가족이 산책하러 가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을 키우던 추억도 떠오르고 그때가 좋았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이어간다.

 

깔끔하게 정비된 강변길은 사람도 많지 않고 걷기에 참 좋은 길이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아직 날이 쌀쌀한 편인데도 날벌레들이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질이 좋아지면 오히려 개채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강변길에서는 나름 방호책을 준비해야 할 듯하다.

 

강변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영동 도속도로가 지나는 남한강교 아래를 통과해서 길을 이어간다. 굴암리와 강천섬 사이의 강천 바위 늪구비도 지나간다.

 

남한강교 아래를 통과하는데 길 우측에 위치한 마을 이름에 우리 모두 잠시 미소 짓는다. 예금, 적금의 적금일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실제로 마을 이름 유래 중에 하나는 금을 모아두던 곳이라는 설이 있다. 

 

길은 어느덧 멀리 북쪽으로 강천보가 보이는 곳까지 왔다. 

 

송전선 너머 서쪽으로 지고 있는 석양이 눈부시다. 송전선로는 여주를 넘어서 원주로 이어지는데 여주시 북내면에는 LNG 복합 화력 발전소가 운영 중이기도 하다.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석양이 내려가고 있다. 마냥 석양을 감상하고 싶지만 갈길이 바쁘다.

 

강천보 인근에 도달한 길은 강변 산책로를 벗어나 강천로 도로를 향해서 나간다. 강천보까지는 산책로가 있지만 이후로는 길이 없어서 대순진리회를 지나서 가야 한다.

 

대순진리회는 토요일 저녁에 치성이라는 집회가 있다는데 때마침 그 시간이라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무표정한 사람등의 표정과 분위기가 생경스럽다.

 

언덕길인 대순진리회를 가로질러온 길은 이호대교로 이어지는 42번 국도가 지나는 이호 육교 아래를 지나서 간매교로 간매천을 건넌다.

 

도로를 벗어나 마을길로 들어가는 여강길은 걸은천을 건너서 이호리 마을길로 들어간다.

 

이호리 마을길로 들어가 목아박물관을 지나는 길에서는 해는 져서 내려갔고 황혼만이 우리의 길을 비추고 있다.

 

날이 밝을 때 왔다면 목아박물관 앞의 야외조각공원에서 볼 것이 많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길은 이호삼거리를 지나서 강변길을 따라가다가 금당교를 지나 신륵사에 이르지만 날이 어두워져서 오늘 걷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하는데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택시가 있어서 편안하게 여주 읍내로 돌아갈 수 있었다. 7080 음악을 좋아하시는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기사님과 함께 여주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택시를 기다리며 잠시 읽었던 길 가 바위에 새겨진 한용운의 시 "사랑하는 까닭"도 좋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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