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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여강길 1코스를 걸은 이후 여강을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몇 달 만에 다시 걷기에 나선다. 이번에는 성인이 된 아들과 함께 걸으니 나름 새로운 분위기에서 걷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강길 2코스는 점동면 도리마을에서 시작하여 강변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중군이봉 아랫자락의 숲길을 거쳐 장안리 강변길을 따라 내려간다. 청미천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삼합교 다리를 건너 삼합리 들판길을 가로질러 소너미고개를 지나면 남한강 대교를 통해서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에 진입한다.

 

여주 여강길은 대부분의 코스가 여주역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2코스의 시작점인 도리마을도 여주역에서 120번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다. 오전 버스는 6:45, 8:50, 11:45에 출발한다.

 

지난 여행 때 버스 시간까지 잠시 추위를 피했던 도리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나쳐 마을길을 가로지르며 강변으로 나가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오랜만에 쾌청하고 따스한 주말날씨를 가운데 걸을 수 있어서 좋다. 2월의 마지막날이지만 봄기운이 완연하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포근하다. 마을 앞 강변에는 도리 지구 공원이 있는데 차박이나 캠핑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 유명한 곳인 모양이다.

 

강변으로 나온 길은 둑방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여강길은 회색빛 콘크리트 구조물이 많지 않아서 좋다. 서울의 한강변 일부도 자연성 회복사업을 시행했지만 이곳처럼 자연스러운 강변과는 거리가 멀다. 정감 있는 자연스러운 강변길을 걸으니 "좋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눈부신 아침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걷는 길이다. "한강"이라는 표지가 등장했다. 남한강도 여강도 아닌 한강이다.

 

여강길 2코스의 별칭이 세물머리길인데 이곳에는 세물머리 백조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을 두물머리라고 부르는 것처럼 섬강과 청미천, 남한강이 만나는 곳을 세물머리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여강길 2코스 세물머리길에도 구간별로 신선바위길, 해돋이산길과 같은 이름을 붙였는데 이곳은 백조길이라고 한다. 둑방길을 벗어나 중군이봉 아랫자락의 숲길로 들어간다.

 

바로 산 옆으로는 남한강과 도리섬을 두고 향긋한 숲 내음을 맡으며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간다.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을 두던 곳이라는 신선바위도 지난다. 마고 바위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바위 위의 웅덩이가 천지를 창조한 마고할미의 오줌통이라는 이야기다. 마고(麻姑)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전해지는 신화 속 여신이라는데 이 나이에 금시초문일까? 마귀할멈이라는 말이 마고할미에서 왔다는 이야기는 그럴법하다.

 

숲길 중간에 장안 4리 마을회관을 거쳐서 가는 방법과 둑방길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리는 바로 산을 내려가 둑방길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숲길을 나온 길은 이제 세물 중의 하나인 청미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하천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장호원, 안성시 일죽면을 거쳐 용인시 처인구에 이른다.

 

청미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 들판은 그저 평화로움이 가득하다.

 

길은 청미천 중간에서 강을 건너서 다시 건너편 삼합리로 돌아올 텐데 강을 건너서 갈까? 하는 허튼 상상을 하며 길을 이어간다.

 

멀리 우리가 청미천을 건널 삼합교가 보이는 곳에서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이른 점심을 먹는다. 강을 바라보며 김밥을 먹는 여유가 너무나 좋다. 한참을 쉬고 있는데 여강길을 걷는 사람들도 우리를 지나쳐 갔다. 여성 세분이 함께 여강길을 걷고 계셨는데 앞으로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분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주에 사시는 분들이었다.

 

강변에는 지난가을에 꽃을 피운 다음에 씨앗을 맺은 무궁화가 여전히 씨앗을 품고 있다. 무궁화는 씨앗의 발아율이 높다고 하는데 의외로 자생지가 많지 않다. 우리가 보는 무궁화는 대부분 사람이 직접 심은 것이다. 따지고 보면 외래종이고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유일한 무궁화는 제주의 황근이라고 한다.

 

길은 삼합교를 통해서 청미천을 건너 점동면 장안리에서 삼합리로 넘어간다.

 

여강길 2코스는 일부가 경기둘레길 36코스와 함께하는데 여강길은 다리를 통해서 장안 4리에서 삼합 2리로 넘어가고 경기둘레길은 계속 청미천을 따라 내려간다.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만났던 경기둘레길을 여기서 다시 만나니 추억과 함께 감회가 새롭다.

 

다리를 건넌 길은 청미천 건너편의 삼합리 들판길을 걸어 북쪽으로 올라간다. 삼합리라는 마을 이름이 재미있는데 일단 중국계 범죄 조직인 삼합회와는 관련이 없고, 섬강과 청미천, 남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세물머리라 부르는 것처럼 삼합의 의미는 세강이 합쳐지는 곳에 있다는 의미이다.

 

들판을 걸었던 길은 우회전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 삼합의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곳은 여주시 점동면이고, 소너미 고개를 통해서 마을 뒷산을 넘으면 충주시 양성면이고 조금 더 걸어 남한강 대교를 건너면 강원도 원주시인데 세 지역이 모인 곳이라고 삼합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여강길을 걸으며 여주외에도 충주와 강원도까지 걷는다는 것이 재미있다.

 

마을길을 가로질러 온 길은 작은 소너미 고개를 넘는다. 고도 140여 미터의 높지 않은 고개이다.

 

이곳은 소등에 물건을 싣고 원주시의 부론장으로 다녀서 소너미 고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소너미 고개를 넘어선 길은 여주시 점동면에서 충북 충주시 앙성면 단암리로 넘어간다. 충청북도 땅을 밟다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주소는 경기도에서 충북으로 넘어왔지만 산하는 다를 것이 없다. 여강길 리본을 따라서 강변으로 나아간다.

 

고개를 넘어온 길은 개치나루터 표식을 향해서 이동한다. 개치나루터는 강원도에 위치한 곳이다.

 

충주의 들길을 가로질러 강변으로 나온 길은 남한강 대교로 향한다.

 

다리 앞에는 충북 충주시 양성면이라는 표식이 걸려있다. 경기도와 충청북도, 강원도가 만나는 곳을 지난다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남한강 대교에 바라본 북쪽의 모습이다. 고향산(235m) 자락의 절경이 훌륭하다. 섬강과 청미천, 남한강이 모이는 세물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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