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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가 상급이라 12코스를 시작할 때 긴장감이 있었는데 길은 어느덧 신촌재 고개를 넘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산을 내려가는 것만 남았다. 물론 먹점마을로 내려간 다음에 구재봉 자락에 있는 먹점 고개를 다시 넘어가야 한다. 미동마을 인근의 7백 미터 정도의 숲길을 제외하면 대부분 임도와 마을길로 이루어진 무난한 길이다.

 

분지봉과 구재봉 사이에 위치한 신촌재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먹점마을을 향해서 하산길에 나선다.

 

신촌재에서 먹점마을로 내려가는 임도는 2월 초의 서늘함과 따스한 겨울 햇살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야말로 쾌적한 최고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몸에 무리도 없는 환상적인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솔숲 사이를 지나는 임도를 걷다 보니 어느덧 멀리 먹점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름이 특이한데 이곳에 먹을 대신할 정도의 검은흙이 많이 난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니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것이 오지이지만 사람들이 몰려들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마을길의 이름이 매화골먹점길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매실로 유명한 마을이라고 한다. 하얀 매화가 필 무렵이면 마을에 은은한 매화꽃 향기가 퍼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마을 갈림길에 자리 잡은 마삭줄 덩굴을 보니 유서 깊은 마을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먹점마을을 지난 길은 구재봉 활공장 표식과 함께 먹점 고개를 향해서 다시 오르막 길을 오른다.

 

구재봉 활공장 방면으로 오르는 길 어느덧 먹점마을도 시야에서 상당히 멀어졌다. 구재봉 활공장까지 자동차가 올라갈 수 있다 보니 가끔씩 차를 피하며 걸어야 했다.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이나 행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만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도 찾으니 임도에도 불구하고 차가 많은 편이다.

 

길은 어느덧 고도 410미터 정도의 먹점재에 도착했다.

 

길은 먹점재에서 갈라져서 활공장으로 가는 길은 조금 더 올라가고 둘레길은 하산을 시작한다.

 

먹점재에서 내려가는 길은 구불구불 임도를 따라 가는데 길이 서쪽으로 향할 때면 산 아래로 섬진강이 보이기도 한다.

 

멀리 구례에서 내려오는 섬진강을 보니 지리산을 한 바퀴 돌아온 둘레길도 끝이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구불구불 임도는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 숲도 통과해서 북쪽으로 내려간다.

 

먹점재에서 내려오는 길은 어느덧 미동마을에 진입한다. 지역도 먹점재를 넘으면서 하동군 하동읍 흥룡리에서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로 들어왔다.

 

미동마을 인근의 산을 보니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에서 "2020년에 발생한 산불로 인한 국유림 산림피해지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민둥산에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나무들이 잘 자라기를 바란다.

 

미동 마을로 향하는 길, 섬진강의 금빛 모래톱이 저렇게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모래톱이 자리하고 있다. 두꺼비와 연관된 섬진강 말고 지역에서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바로 모래내, 두치로 모두 넓은 모래사장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섬진강의 모래톱을 보면서 미동 마을로 내로던 길은 19번 국도 섬진강 대로가 가깝게 보이는 마을 인근까지 내려오다가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서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곳에 한 승용차가 멈추어 서더니 활공장 가는 길을 묻는다. 먹점재가 활공장 갈림길이었으니 초행 나그네이지만 그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었다. 경치 구경하러 활공장 가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종점인 대축마을로 가기 위한 마지막 숲길로 진입한다. 초입은 한 농가의 밭을 가로질러야 한다.

 

대축마을로 가는 숲길은 산 능선길을 타고 넘어가는 거칠지 않은 길이다. 화창하고 따스한 날씨 덕분일까? 발걸음이 가볍다.

 

잘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서 대축마을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한다. 난도가 높아서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는데 좋은 날씨와 무난한 길 덕분에 예상했던 버스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할 것 같다.

 

숲길을 벗어나니 눈앞으로 광활한 평야 지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분지 형태로 가운데로 악양천이 흐르는 예로부터 사람들이 몰려 살던 지역이다. 악양면 평사리는 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대축마을로 내려가는 길, 내일 들판 건너편의 형제봉 자락을 넘어갈 생각이 하니 벌써부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일 일은 내일에 감당하면 될 일이고......

 

과수원 길을 가로지르며 부지런히 마을로 내려간다.

 

매화 꽃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이다.

 

꽃봉오리가 터지며 하얀 매화가 은은한 향기를 뿌리는 것을 상상하니 부지런히 내려가야 함에도 발거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을길을 가로지르며 내려온 길은 대축마을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12코스는 나름 재미있는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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