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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서부 하동을 걷고 있는 둘레길 11코스는 난도가 낮은 걷기에 무난한 코스이다. 코스 대부분이 임도와 도로이고 코스 끝무렵에 있는 존티재 고개 구간만 살짝 숲길을 걷는다.

 

1985년에 건설을 시작한 하동댐이 경남 최대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인 만큼 하동호 속으로 사라진 마을도 난천마을, 새터마을 등 9개 마을에 이른다고 한다. 망향의 문을 보니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도 생각하게 된다.

 

11코스는 저수지 둑을 따라 도로 반대편의 계단을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10코스를 마무리하고 이어서 걷는 11코스 시작점에서 벤치에 앉아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며 넉넉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저수지 위에는 찬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 둑 아래라서 그런지 바람이 세지 않아 다행이었다.

 

여수로가 설치된 하동댐을 뒤로하고 횡천강을 따라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한다. 강 좌측 언덕에는 하동호 소수력 발전소도 있었다. 대형 수력 발전소는 아니고 하동호에서 나오는 물로 농업용수를 내보내면서 약간의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길은 평촌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며 본격적으로 횡천강변 걷기를 시작한다.

 

청암생활체육공원 옆에 지나쳐 가는데 산책 나오신 주민분들이 여러분 계셨다. 강변을 따라 쾌적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산책로 응달에는 새벽에 내린 눈이 남아 있고 강 건너편 방화고지 산 아래로는 언덕에 자리한 청암중학교와 묵계초등학교 청암분교도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다리를 건너서 평촌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평촌마을은 하동군 청암면 면사무소가 있는 읍내에 해당한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청암면에는 우리가 다녀온 하동호와 함께 그 유명한 지리산 청학동을 풍고 있는 곳이다. 원래의 둘레길은 화월 마을 정류장 앞에서 우회전하여 강을 넘어갔다가 반월 마을 정류장으로 돌아오는데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봄이면 벚꽃으로 길이 아름답겠다는 생각을 하며 걷는다.

 

하월에서 반월 마을까지 돌아가는 길은 눈에도 보이는 길이다. 한참 도로를 따라 걷고 있으니 택시 기사 한분이 "둘레길은 여기가 아닌데!" 하며 명함을 한 장 건네준다. 모르는 것이 아닌데...... 속으로는 오지랖이 넓으시네 하면서 그냥 가벼운 웃음으로 그분을 보냈다. 전화하면 달려오시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버스를 타는데 어쩌지!

 

반월 마을부터 관점 마을 정류장까지는 도로 바래 아래의 농로를 따라 걷는다. 봄이 되면 이 길에서는 벚꽃비가 환상적으로 흩날리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면서 걷는다.

 

3월 말이면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할 청암면 벚꽃길을 뒤로하고 우회전하여 관점마을로 향한다.

 

관점교로 다시 횡천강을 건너서 관점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관점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서쪽을 향하다 보니 눈부신 오후의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마을 입구를 깔끔하게 정비해 놓으신 것이 인상적이다.

 

조용한 마을에 나그네의 발걸음 때문에 개들이 시끄럽게 짖는 것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다. 응달인 마을길은 고양이 발자국 만이 유일한 흔적이다.

 

관점 마을 아래의 아주 작은 언덕길은 하늘길 인증숏 남기기에 딱이다.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대나무 숲길이 우리를 반긴다. 대나무 숲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는 항상 우리의 감성을 특이하게 일깨워 준다.

 

길은 횡천강으로 합류하는 명호천으로 향한다. 

 

이제 둘레길은 명호천을 따라서 청암면의 남쪽 끝자락인 명호리를 서쪽으로 걷는다. 명호천 보에 걸린 돌은 어떻게 저런 모습이 되었나?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림도 만난다. 저 큰 돌이 흘러 내려와 걸릴 정도의 거센 물결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명사 마을을 지나는 길에서는 돌로 만든 천하대장군도 만난다. 나무로 만든 장승만 보다가 돌로 세운 것으로 보니 왠지 어색하다.

 

명호천을 건너서 하천 우측에서 걷다 보면 커다란 나무가 인사하는 하존티 마을을 통과한다. 계곡 사이로 완만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명사 마을 회관을 지나면 서쪽으로 향하는 완만하던 오르막길은 경사도가 조금씩 높아진다.

 

고도 2백 미터 정도인 상존티 마을 회관 부근에서 고도 3백 미터인 존티재 고개까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헉헉 거리며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은 포장된 마을길을 벗어나 숲길로 진입한다.

 

존티재 고개로 향하는 숲길은 대나무 숲길로 시작한다.

 

쓰러진 나무들이 뒤엉켜 원시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후의 태양이 서쪽 고개 너머로 힘을 내라고 우리를 응원한다.

 

숲 사이로 따스한 겨울 햇살이 들어오는 존티재 고개를 넘어 본격적으로 하산길에 나선다. 종점인 삼화실까지 1.2Km 남았다.

 

산 아래로 종점이 멀지 않다 보니 하산길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에는 지리산 아트팜(Art Farm)이라는 규모가 있는 현대식 건물도 있었다. 미술관과 다양한 예술 공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삼화실의 관문 역할을 하는 동촌 마을을 지나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화실은 배꽃, 매화, 복숭아꽃 세 가지 꽃이 피는 골짜기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름 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다가온다.

 

폐교한 삼화 초등학교를 개조한 삼화 에코 하우스에는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도 있는 모양이었다. 제시간에 도착한 농어촌 버스를 타고 하동읍내로 나가서 집으로 돌아간다.

 

이번 여행 시작은 진주로 버스를 타고 내려와서 시작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기차 시간이 맞아서 하동역에서 순천역으로 이동하여 KTX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곳은 옛날의 경전선 대신에 2016년에 복선화 하여 개통한 역이지만 우리가 탈 새마을호 기차가 지나갈 역들을 보니 순천역 이후로도 신보성, 강진, 목포역 등이 있다. 남파랑길을 걸을 때만 해도 한창 공사 중이었던 목포, 순천 간 철도가 2025년 9월 개통했다고 한다. 이제는 남파랑길도 철도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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