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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중마을에서 벽송사를 경유하는 코스와 용유담을 경유하는 코스로 나누어졌던 둘레길 4코스는 모전마을에서 합류하여 동강마을까지 임천을 따라서 평탄한 길을 걷는다. 숲길을 벗어나 도로와 마을길을 걸으니 계곡 주위를 돌아보며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경로이다.


좌측으로는 법화산(993m), 우측으로는 와불산(1,214m)을 두면서 동북쪽으로 계곡을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뒤로는 용유담 위로 임천을 가로지르는 용유교가 계곡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송전길을 따라 가는데 복주머니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 하나가 나그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길을 만들기 이전부터 저런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길을 만들다가 생긴 것일까?

임천 건너편 마을을 보니, 마치 지금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경사도 있는 산중에 자리한 집들이 한둘이 아니다. 산중이기는 하지만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오는 남향이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임천 건너편은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이고 이곳은 송전리이다.


길은 송전마을을 관통하여 지나간다. 농산물 판매장이 있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인적이 없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효자비각을 보면 그 자손들은 자랑스러운 마음이 클까? 아니면 부담이 클까? 하는 장난스러운 생각도 든다.


마적도사는 마적대사를 이르는 것으로 신라 시대 승려이다. 전설 탐방로는 용유담에서 시작하여 마적동, 세진대를 돌아오는 코스로 곳곳마다 다양한 전설을 담고 있다.


임천을 따라가는 길이 하천과 가까워지면 물 흐르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평탄해 보이는 하천에서 폭포 소리가 들릴 정도로 경사도가 있는 모양이다. 동영상이 있지만 올리지 못해 아쉽다.


길은 송전리와 문정리를 잇는 송문교 앞을 지나서 계속 직진한다. 계곡을 빠져나와 보는 임천의 모습이 평화롭다.


세동마을에서 운서마을로 가는 길에서는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한다. 오르막을 걸을 때면 항상 체온이 올라간다는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신기하다.


고개를 넘어서니 고맙게도 벤치가 있어서 열을 식히며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따스한 겨울햇살 속에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고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적조암 삼거리를 지나면 내리막길을 걸어 운서마을로 향하게 된다. 멀리 임천을 막은 한남마을의 가동보가 시야에 들어온다.


운서마을로 진입하면서 길 주변에 쌓아놓은 제설제에 시선이 머문다. 아마도 최근에 내린 눈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단순한 제설제가 아니었다.


버려지는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라고 한다. 언젠가 불가사리를 수집해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 제품인 모양이다. 어민들로부터 불가사리를 수매, 폐기하는 비용을 줄이고 제설제로 인한 도로나 차량 부식을 최소화하면서도 제설 효과가 높다고 한다. 또한, 기존 제설제에 비해서 보관성도 좋아서 지자체에서도 환영받는다고 하니 괜찮은 접근이라고 보인다. 불가사리에서 단백질을 제거하여 추출한 다공성 구조체를 기존 제설제에 섞는 방식이라고 한다.


운서마을 윗담을 스쳐 지나가는 길은 마을 곳곳의 다랭이 논 사이를 가로질러 동강마을로 향한다.


4코스의 마지막 언덕길인 구슬박재를 넘는다. 하늘길 인증숏을 찍기 좋은 언덕길이다. 구슬박재는 구시락재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고개 아래로 넓은 들판을 가진 동강마을과 동호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많은 세월 임천이 지리산 계곡에서 퍼다 나른 흙으로 만든 농지들이다.


동강마을 마을길을 따라서 마을 입구로 향한다. 동강(桐江) 마을의 이름은 오동나무 동(桐)자를 사용했는데 마을에 오동나무가 많고 굽이쳐 흐르는 임천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로 흐르는 동강이 워낙 유명해서 동강마을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는 강원도 동강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었다. 강원도 동강(東江)은 영월 동쪽으로 흐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에서 만난 강아지 한 마리에 눈길을 뗄 수가 없다. 강아지임에도 나름 늠름하게 대문을 지키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동강마을에서 둘레길 4코스를 마무리하고 시내버스로 함양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지리산 산골 마을임에도 버스 정보 시스템이 운영되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가 정말 선진국 맞는 모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양 시내는 전지훈련으로 내려온 청소년 운동선수들 때문에 남는 방이 없었는데 오늘은 모두들 돌아가고 다행히 묵을 수 있는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숙소를 잡고 주변 시장도 구경하는데 함양 전통도 "지리산"이 주인공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을 구경하는데 옆지기가 곶감으로 치료 효과를 얻은 미국인 이야기를 해준다. 실제로 곶감은 기침, 가래, 설사 등을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비타민 C과 비타민A가 풍부하다고 한다.


시장을 구경하다가 특이한 장면도 보았는데 화분에서 목화를 키워서 열매까지 맺힌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재배했지만 지금은 인근 지역인 산청군 단성면에서 일부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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