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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상에 해당하는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 금계 구간도 어느덧 절반을 넘기면서 마지막 고비인 등구재를 지나면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에서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으로 진입한다. 전라남도 구례군까지 더해 3개 도에 걸친 거대한 지리산 자락의 한축인 경상남도 함양군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등구재를 넘어서 창원마을 이후에 다시 숲길을 통해서 약간의 고갯길을 통과하면 목적지인 금계마을에 닿는다.

 

서진암 입구에는 넓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김밥을 먹으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늘은 3코스의 종점인 금계마을의 펜션을 숙소로 예약했기 때문에 버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를 갖고 쉴 수 있었다. 장항마을을 지나며 이어지던 포장길은 서진암 입구에서 끝나고 이제부터는 숲길 걷기에 나서야 한다.

 

서룡산 산허리를 가르며 이어지는 숲길은 오르락내리락하며 상황마을까지 약 2.5Km를 이어간다. 포근한 겨울 숲길 걷기는 조금은 서늘해도 "참 좋다" 연발이다.

 

서진암에서 상황마을로 향하는 숲길, 인월에서 9.9Km, 금계까지 10.6Km이니 3코스의 절반을 향하고 있다.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이 감미로운 환상적인 숲길 걷기가 이어진다.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서룡산 산허리를 가르는 숲길인 만큼 땀이 배어 나오는 오르막 숲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쾌적하다.

 

숲길을 지나서 중황리 마을길에 들어서면 이제 인월에서 걸어온 거리가 10.6Km, 금계까지 남은 거리가 9.9Km로 확실히 절반을 넘어선다. 서룡산, 투구봉, 삼봉산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산허리에 자리한 중황리 마을길을 동쪽으로 가로질러 걷는다.

 

중황리 마을길은 투구봉 아래에서 발원한 계곡을 건너는 호음교를 지나 이어진다. 이 계곡물은 인월에서 만났던 람천을 향한다.

 

펜션들이 즐비한 중황리 마을길을 걷다가 배정교 다리를 지난 다음에는 잠시 숲길을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중황리 마을 곳곳에 펜션이 들어선 모습이 예전과 비교해 보면 상전벽해의 느낌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숲길 가운데 만난 옛 집터 자리는 수목들이 자리를 대신하면 돌담만이 이곳에 예전에 사람이 살았던 집터라는 것을 알려준다. 인생무상,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숲 길을 지나 다시 황치길 마을길로 들어서면 마을의 작은 연못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등구재 아래로 향한다. 화창한 겨울의 오후 햇살이 따사롭다.

 

남쪽으로는 백운산, 북쪽으로는 삼봉산 사이의 등구재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가파른 언덕길에 자리한 등구령 쉼터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인근 펜션에 묵으러 온 사람들에 우리에게 쉼터 사용법을 묻는다. 무인 가게로 운영하는 모양인데,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쉼터 이후의 가파른 고갯길은 다랭이 논 사이를 가로지르며 올라간다. 해발 6백 미터에 이르는 곳이지만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있으니 다랭이 논에 벼를 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남향으로 하루 종일 좋은 햇살이 비치는 곳이라 그 옛날부터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삼봉산 등구재를 넘는 길은 가파르지만 콘크리트 포장길이 이어진다.

 

등구재 고갯마루에 이르면 좌측으로는 삼봉산, 우측으로는 백운산, 금대산 정상을 거쳐 금대암으로 연결되는 등산로 갈림길을 만난다. 둘레길은 고개를 넘어서 이제 전북 남원시에서 경남 함양군으로 진입한다.

 

등구재 고개에서 이어진 임도가 있기는 하지만 둘레길은 좌측 숲길로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간다.

 

백여 미터 가파른 계단 숲길을 내려가다 보면 길 끝에서 작은 연못이 보이기 시작한다.

 

숲길이 끝나고 마을길을 만나면 둘레길 표지는 좌측 불선박골 쪽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안내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냥 우측으로 내려가서 창원마을로 향한다. 

 

창원마을로 향하는 길은 백운산과 금대산이 만든 산 그림자 때문에 서늘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많은 탐방객으로 인한 민원으로 경로가 바뀌기 전에는 우리가 가는 이 길이 원래의 지리산 둘레길이었다고 한다.

 

산그림자가 덮고 있는 창원마을 위로는 따스한 햇살이 비추며 마치 그림자 속은 겨울, 햇살이 비추는 곳은 봄인 것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창원마을 초입에서 다시 만난 지리산 둘레길은 다시 금계마을로 향한다. 두 마을 사이에는 "지리산 가는 길"이라는 이름의 1023번 지방도가 존재하지만 둘레길은 조금 고도를 높이며 숲길을 통해서 금계마을로 간다. 함양군 마천면에 속한 창원마을의 이름은 이 일대에서 세금으로 거둔 약초 등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서 생긴 것이라 한다.

 

마을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함양 읍내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나지만 마을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하늘길"이라 불리는 작은 고갯길을 만나서 인증숏 하나 남기고 길을 이어간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 될수록 산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목적지가 많이 남은 것은 아니지만 해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할 텐데 하는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덮다고 벗었던 외투도 다시 챙겨 입는다.

 

창원 마을에서 이어지던 마을길도 끝이 나고 이제 둘레길 3코스의 마지막 숲길로 진입한다.

 

잘 정비된 숲길을 따라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약간의 오르막길 이후에는 금계 마을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금계마을을 향해서 산을 내려가는 건너편 산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채석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천석이라 불리는 이 지역의 화강암을 캐는 현장인데 채석장 한쪽 면으로 천왕대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산 아래로 계곡 사이로 흐르는 임천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일 우리가 걸을 지리산 둘레길 4코스는 임천과 함께 동쪽으로 와불산 아랫자락을 걷는다.

 

숲길을 벗어나 금계 마을 마을길로 접어드니 마을은 펜션들과 민박집들로 가득하다. 저녁 6시 이전에 도착해서 숙소에서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함양 읍내로 나가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는데 함양으로 전지훈련을 내려오는 청소년 팀들이 많아서 읍내에는 남는 숙소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종점 근처의 펜션을 예약했는데 3코스를 걸어보니 시간도 늦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금계 마을 동쪽 와불산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오늘의 걷기 여행을 응원해 주는 듯하다.

 

다시 만난 채석장의 천왕대불은 아침 햇살을 받아 윤곽이 더욱 또렷하다. 세계 최대라는데 완성 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금계마을 앞에서 둘레길 3코스를 마무리하고 바로 이어서 4코스를 걷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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