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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던 남당항을 거쳐 인근 어사항으로 진입한 서해랑길은 계속 북쪽으로 해변길을 걸으며 어사리 노을공원, 속동해안공원, 홍성스카이타워를 지나서 궁리항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어사항 초입에 있던 독특한 카페의 외관이 특이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화려한 다른 카페와 달리 단순하면서도 넓은 창으로 노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비틀스의 8집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입구에 걸어 놓고 비틀스의 사진도 세워 놓은 것이었다. 굳이 한국말로 하면 "서전트 페퍼" 페퍼 상사 카페이다. 앨범의 여러 곡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When I'm Sixty-Four", 귀에 익숙한 노래이다. 노래 가사처럼 내 나이 예순넷이 되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몸은 늙겠지만 여전히 옆지기와 청춘의 때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르겠다. 

 

남당항처럼 음악이 쿵쿵거리는 어사항을 통과하여 계속 해안길을 걸어간다. 물고기도 많고 모래도 많아 어사리라고 했다는데 어사항이라는 처음 대했을 때는 마을에 암행어사라도 배출했나 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어사항에 있던 가게에서 주전부리로 칠게 튀김을 구입했다. 바닷가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간식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갯벌을 걸으며 그냥 그림의 떡으로만 보던 게를 음식으로 만나서 그랬는지, 옆지기는 칠게 튀김을 선택했다. 어사리 노을공원에 앉아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며 오독오독 맛있는 간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깨끗하게 다듬은 칠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겼는데 훌륭한 맛이었다.

 

어사리 노을공원을 지나서 해안길 걷기를 이어간다. 해안길을 북쪽으로 걷는 길 정면으로 멀리 홍성스카이타워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사리 끝자락의 해안길을 지나서 어사교로 향한다. 어사지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하천을 건너는 다리이다.

 

봄에 하얀 꽃으로 감미로운 향기를 뿜어내던 탱자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다. 열매를 방향제로 쓰기도 하지만 탱자청이나 탱자차로 담그기도 한다. 감미로운 향기가 상상이 된다.

 

어사교를 건너면 해변으로 4백여 미터 길이의 작은 공원이 도보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름 없는 공원이지만 여러분들이 차를 세워두고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다 가는 곳이었다.

 

아는 사람들만 머물다 가는 아지트와 같은 느낌이 드는 작은 공원이었다. 주변의 상점도 마을도 펜션도 없는 조용한 해변 공원이었다.

 

남당항로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길은 장동마을을 지나서 작은 언덕길을 넘는다. 도로변 인도에는 가을답게 낙엽이 쌓이기 시작했다.

 

작은 언덕을 넘어온 길은 정면으로 홍성스카이타워를 보면서 속동마을을 지난다.

 

도로변을 이어가고 있는 서해랑길은 속동해안공원을 지나쳐 홍성스카이타워로 향한다. 물 빠진 속동마을 바다 위로는 흰구름들이 떼로 몰려온다. 바람도 세차다. 비가 내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맑은 하늘에 구름들이 바람을 몰고 오는 모양이다.

 

홍성스카이타워에 도착했다. 바로 앞으로는 모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걸어내려가면 멋진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천수만과 안면도의 전경을 볼 수 있는 65미터의 홍성스카이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숏을 남기고 길은 이어간다. 이곳에는 서해랑 쉼터도 있었다. 

 

홍성스카이타워를 지나 궁리항으로 향하는 길, 길가 경사면에서 노랑 코스모스들이 억척같은 칡덩굴 사이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멀리 보이는 궁리항을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도로를 따라 걷던 63코스는 해안 도로를 벗어나 해변으로 나간다.

 

화단 끝자락에 자리한 바늘꽃이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가느다란 줄기에 맺힌 나비를 닮은 꽃이 도도한 미인을 연상케 한다. 나비 바늘꽃, 가우라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작은 섬이 맞아 주는 궁리항으로 진입한다. 초입에 궁리 어울림센터가 있었는데 어촌뉴딜 300 사업으로 만든 공간으로 이곳과 함께 방파제 끝자락에 바다에 떠 있는 "놀궁리해상파크"라는 해상 놀이 공원이 만들어졌는데 궁리라는 마을 이름으로 "놀궁리"라는 공간을 만든 시도가 재미있어 보인다.

 

천수만한울마루 건물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해상 낚시 체험 공원을 운영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건물 옥상에 가족이 낚시하는 조형물을 올려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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