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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하구둑을 건너는 서해랑길은 전북 군산시에서 충남 서천군으로 넘어간다. 장항선 철도와 나란히 금강을 건넌다. 금강을 건너면 하구둑 사거리에서 하구둑 관광지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장산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도로를 따라서 강변을 걷는 길은 중간에 철새공원을 지나고 송내천을 건너는 원수교 다리도 지난다.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은 동백대교 아래를 통과하고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을 지나서 장항도선장 입구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금강 시민 공원으로 들어선다. 진포대첩 기념탑이 우리를 반긴다. 진포대첩은 고려말 우왕 때 금강 하구로 침입한 왜구를 물리친 전투로 당시 왜선은 300~500척에 이르는 대규모였다고 한다. 최무선의 화포로 무장한 우리 수군이 왜구를 격퇴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고, 세계 최초의 함포 전투라 한다. 이후 배를 잃은 왜구들이 내륙으로 들어가 온갖 만행을 저지르자 이를 토벌하며 이성계가 등장하는 것으로 역사는 이어진다. 

 

길은 공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공원 외곽을 돌아간다.

 

공원 외곽을 돌아온 길은 금강로 도로를 따라 금강 하구둑으로 진입한다.

 

하구둑 어도에는 큼지막한 물고기들이 떼로 몰려있다. 마음은 투망을 던져서 일확천금하듯 고기를 잡고 싶지만 그냥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하구둑 위로는 인도, 4차선 도로도 지나지만 익산을 출발하여 군산, 대천, 홍성을 거쳐 천안에서 경부선과 합류하는 장항선 철도도 함께 한다.

 

길은 전라북도를 뒤로 하고 충청남도로 넘어간다. 전라남도 끝자락에서 시작한 서해랑길이 55코스에서 전라도 걷기를 모두 끝내고 충청도로 넘어간다. 감회가 새롭다.

 

인도 옆으로 유럽 원산의 수레국화가 화사하다.

 

꽃길 옆으로 장항선 새마을호 기차가 기적소리를 울리며 서울로 올라간다.

 

하구둑을 건너온 길은 하구둑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하구둑 관광단지 안으로 들어간다. 김인전 공원이라는 표식을 통해서 서천 출신의 교육자이자 목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인물을 알아보게 된다. 젊은 시절 부친과 함께 서천에 기독교 학교를 세웠고, 목사가 된 이후에는 전주에서 목회를 했으며 3.1 운동 이후 일제의 감시가 심해지자 상해로 망명하여 상해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인물이다.

 

길은 서천 국민여가캠핑장 옆을 지나서 장산로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간다. 종점까지 계속 도로변을 걷는다고 보면 된다.

 

길은 어느덧 금강 하구둑이 북쪽으로 한눈에 보이는 지점까지 내려왔다.

 

진포해전과 관련한 기념비 표식이 있는데 마치 암호와 같다. 필자의 해석으로 풀어보면 "고려 해도도원수 나세의 진포대첩비"이다. 해도도원수는 왜구의 침략이 있을 때 임금으로부터 군권을 부여받아 해당 지역에서 군사를 징발하고 작전을 총괄하는 직책을 말하는 것으로 고려말 우왕 당시의 진포해전에서는 나세, 심덕부, 최무선이 임명되었으니 나세는 세 장수중의 한 명으로 원나라에서 고려로 귀화하여 조선 초까지 무장으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강 건너 군산이 아득하게 보인다. 바로 앞으로 물 밖으로 드러난 갯벌이 있기는 하지만 강 건너 아파트 스카이라인은 서울이나 군산이나 다르지 않다.

 

도로변으로 서천 음식문화특화거리라하여 횟집들이 이어진다. 갈길 바쁜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월남참전기념탑이 있는 평화공원도 지난다. 지도에는 철새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 "전쟁과 평화"는 공존할 수 없는 단어 같으면서도 인류 역사에서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나라가 열강의 전쟁에 참여한 것이 "세계 평화와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톨스토이가 나폴레옹 전쟁을 그린 "전쟁과 평화"에서 말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 있는 인간의 모습 정도라면 혹시 모를까......

 

원수교 다리를 통해서 송내천을 건넌다. 동네 이름이 원수라니, 처음 접했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원수리라는 마을 이름은 많은 동네 이름이 그렇듯 인근의 원모리와 수여리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라 한다. 길은 서천군 마서면에서 장항읍으로 넘어간다.

 

어느덧 길은 장항읍으로 들어와 원수 4리 마을 앞을 지난다. 55코스도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군산과 서천을 잇는 동백대교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트랙터가 모내기를 준비하며 땅을 갈고 있는 논에서는 미꾸라지를 잡으려는 새들의 파티가 열렸다. 현대 농업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과 기계, 새가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이다.

 

길은 동백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장항읍내로 향한다. 아이들과 함께 국립생태원을 다녀가는 길에 잠시 장항을 들르기는 했어도 장항의 해변길을 걷기는 처음이다. 장항이라는 동네는 잘 몰라도 장항선 철도 노선으로 익숙했던 그 장항으로 들어간다. 장항은 일제강점기 일제가 물자 수탈을 위해 매립으로 만든 공간에 항구, 철도, 창고 등을 지은 도시였다고 한다.

 

계속 도로를 따라서 항구 방향으로 이동한다.

 

길이 어선 물양장 인근으로 나오니 멀리 동백대교도 이제 북쪽으로 보인다.

 

어선 물양장 입구를 지나는 길에서는 서천군 문화 예술 창작 공간도 만난다. 근대 분위기가 풍기는 건물인데 일제강점기 수탈한 쌀을 보관하던 창고였다고 한다. 지금은 리모델링하여 전시와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군산에서 출발했던 55코스는 장항도선장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군산과 장항 사이를 오가던 여객선을 타던 곳이다. 지금은 군산과 장항을 오가는 배는 운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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