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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문턱에서 다시 서해랑길을 찾았다. 54코스는 지난 53코스의 군산호수에 이어서 군산의 3대 호수라는 은파호수와 월명호수를 거쳐서 군산 내항으로 향한다. 시가지인 외당마을에서 시작하는 54코스는 서쪽의 작은 숲을 지나서 은파 호수 공원으로 이동한다. 호수변 산책로를 빠져나온 길은 원래는 군산 구불길과 함께 등산로를 통해서 월명호수로 가지만 공사 중이라 시가지를 가로질러 공단대로의 월명공원 생태통로 앞에서 월명호수로 진입하는 등산로에 합류한다. 

 

외당마을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에서 서해랑길 54코스를 시작한다. 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빵집이 가게를 열고 구수한 빵 냄새로 이른 아침부터 지나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빵순이 옆지기는 화장실을 찾는다는 핑계로 이참에 빵을 한 무더기 사 왔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에서 군산시 지곡동으로 넘어왔다. 언덕길을 오르며 은파호수로 향한다.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 밤꽃이 피었다. 6월 초 초여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숲을 관통하는 작은 언덕길을 통과한다.

 

언덕길을 내려온 길은 은파호수공원으로 진입한다. 은파호수공원의 원래 이름은 미제저수지, 즉, 쌀을 키우기 위한 물을 가두어 놓은 곳이란 의미였다고 한다.

 

은파호수공원으로 진입한 길은 호수변 산책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호수 끝자락 작은 습지에서는 꽃창포가 수줍게 꽃을 피웠다.

 

호수변으로 걷던 산책길은 이제 잔잔하게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를 제대로 만난다.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고 있다.

 

원래의 서해랑길은 초반에 호수를 건너가서 호수 건너편의 산책로를 걷다가 호수 중간에 있는 물빛다리로 호수를 다시 건너오는데 어찌하다 보니 호수 위  데크길을 직진하고 있었다. 어차피 직진해도 물빛다리와 만나므로 계속 직진하여 호수 위 데크길을 걷기로 했다.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거울과 같은 청명한 호수 위를 걸어간다. 멀리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물빛다리도 보이기 시작한다.

 

호수 위를 걷던 데크길은 둑방길로 나간다.

 

은파호수 남서쪽에 위치한 둑은 일제강점기에 설치한 것이지만 미제저수지라는 저수지 자체는 이미 15세기 이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둑방길을 지나온 길은 은파호수순환도로를 따라서 물빛다리광장으로 이동한다.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인상적인 산책길이다.

 

녹음이 짙어진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이동하여 물빛다리광장에서 호수를 건너온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물빛다리광장 이후로는 순환도로 아래로 깔끔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주말을 맞아서 공원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인다.

 

수변 산책로를 걷던 길은 은파호수공원 입구에서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원래는 은파호수공원을 나오면 길을 건너서 바로 산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지금은 등산로가 공사 중이라 공원 앞에서 우회전하여 대학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대학로를 따라서 호텔들을 지나며 북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나운사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하여 공단대로를 따라서 오르막 길을 오른다.

 

공단대로 오르막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대로를 가로지르는 터널을 만나는데 산을 뚫은 터널이 아니라 큰 도로로 인해 길이 막힌 동물들을 위해 2009년에 만든 길이 65미터의 생태통로이다. 기존에 있던 도로 위해 터널을 씌운 것이다.

 

월명공원 생태통로 앞에서 우측으로 산을 오르면 원래의 서해랑길 경로와 합류하여 월명공원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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