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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해변으로 올라온 서해랑길은 금강하구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군산의 마지막 코스이고 서천군으로 넘어간다. 진포 해양 테마공원을 나서면 군산 내항을 지나서 경암동 철길마을로 향한다. 철길마을을 지나며 자연스레 해변에 자리한 발전소를 우회한다. 다시 강변으로 나온 길은 강변 산책로를 따라 금강 하구둑으로 향한다. 진포 시비 공원과 체육공원을 지나면 금강 하구둑에 닿는다.

 

진포 해양 테마공원을 나서는 길, 이곳을 바다라 해야 할지 강 하구라 해야 할지 헷갈린다. 군산과 서천군을 잇는 동백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다리만 건너면 55코스 종점으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길은 금강 하구둑을 거쳐서 돌아간다.

 

크고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군산내항을 지나 진포 해양 테마공원으로 향한다. 여러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었는데 그냥 축제 현장에 걸리는 만국기는 아니다.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을 비롯한 한국전쟁에 도움을 주었던 유엔 참전국들의 깃발이다.

 

진포 해양 테마공원은 각종 수송기, 전투기와 수륙양용 장갑차 등 군을 테마로 만든 공원이었다. 54코스에 이어서 걸어온 여정을 잠시 쉬어간다. 공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돌아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 나온 젊은 엄마, 아빠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생스러워도 저때가 좋았는데......

 

함정 전시관을 지나 군산 내항을 빠져나간다.

 

항구를 빠져나가는 길에 군산 맥주 양조장을 만났다. 비어포트라고도 부르는 모양인데 수제 맥주 체험도 하고 판매도 하는 곳이라고 한다. 군산 지역에서 재배한 보리로만 맥주를 만든 다고 하니 괜찮은 시도로 보인다. 옛 수협 창고를 개조했다고 한다. 시간만 맞았다면 한잔하고 갔을 텐데, 지금도 입맛이 다셔진다.

 

항구를 나온 길은 해망로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군산시 중앙동에 속한 길로 몽깃돌길 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110년 동안 운영했다는 옛 군산역이 있던 대명동과 함께 군산의 중심지였는데 세월이 흐르며 주택들도 낡고, 이제는 점차로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는 모양새다.

 

해망로 도로를 따라가던 길은 강변로로 진입하기 전에 우회전하여 하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엄청난 고층 아파트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고층 아파트 단지 앞에서 혹여나 초라해 보일 수는 있지만 "군산다운 서래포구"라 적힌 벽화를 보며 상자 같은 아파트들로 채워지는 도시가 안타깝다. 골목길을 빠져나가 하천변으로 나간다.

 

함석 울타리에 붙여놓은 옛 사진들을 보니 이곳이 군산의 중심지였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서래포구 마을은 경포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서래포구를 지난 길은 하천을 건너서 구암 3.1로 도로를 따라 경암동 철길마을로 향한다.

 

도로를 따라오던 길은 경암동 철길마을로 진입한다. 철도 건널목 표식이 이곳이 110년의 군산선이 있던 곳임을 알려준다. 군산선 철도는 장항선과 통합되며 없어졌고 군산역은 외곽으로 이전했다.

 

옛 세대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까닭일까? 요즘 세대에게는 보기 어려운 풍경을 제공하는 까닭일까? 아니면 그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서 그럴까? 어르신부터 아이들과 젊은이까지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철길마을은 이런저런 볼거리도 많고 흥미롭지만 다양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추억을 남기고 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크다.

 

서해랑길을 걸으며 의도하지 않게 다양한 명소를 지나게 된다. 경암 철길 마을도 기억에 깊이 남을듯하다.

 

철길 마을을 나오면 대로를 건너서 다시 강변으로 나간다. 조촌로 도로를 따라가다가 횡단보도로 강변로 도로를 건넌다.

 

강변로 길을 건너면 공원에 정자가 하나 자리하고 있었는데 시원하게 강바람을 맞으며 넉넉히 쉬어 가기로 했다. 넓은 금강 하구를 바라보며 신선놀음 같은 휴식시간을 갖는다. 옆지기가 길 건너 편의점에서 구해온 커피까지 마시니 럭셔리 카페가 따로 없다.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우리는 다시 땡볕 아래로 들어가 금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땡볕은 뜨거워도 세찬 강바람이 있어 다행이다. 

 

세찬 강바람에 날아가려는 모자를 붙잡으며 길을 이어간다. 서울의 한강변처럼 금강변의 스카이라인도 아파트들의 직선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도 도시인들에게는 강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바람에 출렁거리는 강물을 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 간다. 이곳은 하구둑 바깥이니 바다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물멍 속에 마음의 평화가 오는 듯도 하지만 출렁이는 물결 가운데 자연의 위압감도 전해져 온다.

 

길은 어느덧 금강 체육공원을 지난다. 리틀 야구장과 축구장 등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야구장을 보니 역전의 명수라는 명성이 있던 고교야구의 명문 군산상고라는 이름도 떠오른다.

 

금강을 가로지른 금강 하구둑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뒤를 돌아보니 코스를 시작했던 강변도 이제는 아득해졌다.

 

군산 장애인 체육관을 보며 길을 돌아서 금강 하구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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