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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천 강둑길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철새들이 오가는 길목이다. 오늘은 산책길에 후드득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가창오리 떼를 만났다.

 

창원의 주남 저수지나 서천과 군산의 금강호가 가창오리 떼의 주요 서식처라면 삽교천 일대는 잠시 머물다 가는 경유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여름철 하루살이를 보는 것 같지만, 엄청난 수의 가창오리들이 군무를 지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기러기들이 V자 형태로 날아가는 모습을 고고하다고 표현한다면 가창오리의 모습은 역동적이다. 저렇게 많은 수의 새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무리를 지어 날아갈 수 있는지 그저 신기할 뿐이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가차오리의 군무를 동영상으로 남겨 놓는다.

 

하늘을 뒤덮은 가창오리 무리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들의 시선에 보일 한반도의 풍경도 궁금해진다. 사람이 위성 영상으로 보는 그림과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한 무리의 새떼가 송전선 앞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눈으로 볼 때는 송전선 사이사이가 좁지 않고 넓기 때문에 송전선 사이로 날아가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기러기도 그렇고 대부분의 철새들은 송전선 사이로 날지 않고 맨 꼭대기의 송전선을 넘어간다. 철새들은 송전선을 사람이 담벼락을 보는 것 같은 정도의 느낌으로 보는 모양이다.

 

새들이 조금 높은 높이로 날아가고 있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는데 송전선 보다 낮은 높이로 저공 비행하는 경우에 송전선을 만나면 송전선 아래로도 지나지 못하고 다시 뒤로 돌아가 고도를 높여 송전선 맨 꼭대기를 넘어간다. 새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아무튼 송전선 앞에서 주춤거리던 가창오리 떼는 선두를 따라서 맨 꼭대기 송전선을 넘어간다.

 

동료를 바라보며 평화롭게 비행을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벽에 막히면 새들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인간의 필요 때문에 세워진 송전탑과 송전선에 철새들도 잘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동네 전깃줄은 참새, 까치, 비둘기들의 놀이터인데 새들도 고압 송전선은 멀리서도 알아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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