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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은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로 여전히 여름이다. 폭염 속에서 대낮에 산책하기는 부담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9월의 산책길은 걸을만하다. 수많은 생명들이 다음 세대를 이어가기 위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인 만큼 둑방길의 가을 풍경은 심심할 여지가 없다.

 

둑방길에서 드문드문 볼 수 있는 특이한 모양의 풀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익모초였다. 

 

봄이면 쑥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꽃대가 올라오니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익모초(益母草)라는 이름 자체가 어머니에게 유익한 풀이라는 의미이니, 맛은 쓰지만 푸근한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풀이다. 영어로도 Motherwort, 어머니풀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두해살이 풀로 예로부터 상비약처럼 사용했다고 한다. 열을 내려주고 여성 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이 현대 과학으로도 증명되고 있다고 한다. 앙증맞은 보랏빛 꽃에 꿀도 많은 밀원 식물이기도 하다. 시력 향상과 항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사람에게 유익한 식물이다.

 

농촌의 공터라면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풀로 늘 궁금해했던 풀이 군락을 이루었다. 누군가 외국에 나가서 이 풀을 만났는데 고국에 대한 그리움에 이것을 잘라서 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먹을만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외관으로 보기에도 키우는 채소처럼 보이는 식물이다. 소리쟁이, 소루쟁이라고도 부르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외국에 나가서도 만났다는 이야기처럼 우리나라 곳곳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에게 퍼져있는 식물이다.

 

식용 및 약용이 가능한 식물로 열매가 맺히면 바람에 흔들리며 나는 소리 때문에 소리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먹을 게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식용하려고 달려들지는 않겠지만 이 풀의 효능을 활용한 비누와 샴푸로 팔고 있으니 이 또한 훌륭한 식물이다.

 

다음에 만난 것은 국화과의 개망초다. 군락이 크지 않아 이 정도이지만 개망초가 군락을 이룬 곳은 안개꽃처럼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꽃을 만날 수 있다. 작은 꽃이 예쁜 두해살이 풀로 나무나 작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성가신 잡초다. 봄철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으니 그때 부지런히 뽑는 것이 방법이기는 하다.

 

꿀 없는 개망초 꽃에는 나비만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멀리서 보면 풀숲에 있어서 개망초 꽃이 아닌가 싶지만 가까이에 가서 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왕고들빼기다. 줄기를 꺾으면 하얀 진액이 흘러나오는 식물이다. 어린 시절 토끼가 잘 먹는다고 열심히 뜯어다 주었던 추억이 있는 식물이다. 토끼풀이라는 별칭도 있다. 

 

노란 달맞이꽃도 둑방길의 가을꽃 대열에 합류했다. 밤에 활짝 핀 노란 꽃을 보면 지금은 꽃잎을 닫고 있는 달맞이꽃의 이름 기원이 분명하게 이해될 터인데 그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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