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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리의 서연마을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북쪽으로 서이산 아랫자락을 돌아 서촌 마을에 닿는다. 서촌으로 가는 길에는 소서이마을, 대서이마을을 차례로 지나 임도를 통해 농들재 고개를 넘는다.

 

해안길을 걸어온 길은 마을 뒤편 산 쪽으로 우회전하여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서이산 방면으로 길을 오르는데 할머니집에 놀러 온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장화를 신고 갯벌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이 있는 할머니 집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과 아이들 부모에게 복이 아닌가 싶다. 서이산이라는 이름은 서리태라는 콩이름이 쥐의 귀를 닮았다고 붙은 것처럼 산 위 바위의 모양이 쥐의 귀를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서연마을 골목길을 가로질러 마을 뒤편 고개를 넘는다.

 

마을 뒤편 고갯길에는 서이산 섬숲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강렬한 태양이 비추던 시간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서연마을 앞바다를 뒤로하고 소서이 마을을 향해 이동한다.

 

일단 마을 뒤 고개를 지나면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괭이바위산 남쪽 계곡에 포근하게 자리한 소서이 마을을 지난다. 집 주위로 돌담을 쌓고 작은 포구를 가진 마을에서는 나그네를 향한 멍멍이들의 울음소리만 크게 메아리친다.

 

얼마간 휴식 시간을 갖지 못했던 우리는 소서이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남파랑길에서 별다른 쉼터를 만나지 못했을 때 버스 정류장이라도 만나면 정말 반갑다. 가끔씩 버스가 많은 동네에서 기사분이 관심을 가져주면 조금 미안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쓰레기만 남기지 않으면 도보 여행자에게 버스 정류장은 태양도 피하고, 비도 피하고 엉덩이도 붙일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이다.

 

서쪽으로 바다를 보면서 북쪽으로 걷던 길은 대서이마을로 들어서면서 동쪽 서촌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바다 건너는 고흥 땅이다.

 

서연마을에서 소서이마을을 거쳐 대서이 까지 이어진 서우개길은 버스가 다니는 길로 산 아래 해안에 있는 마을까지 이어진다. 그렇지만 남파랑길은 더 이상 서우개길을 따라가지 않고 서이산 임도로 들어간다.

 

서우개길에서 우회전하여 서이산 임도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연한 새 잎들을 내고 있는 생명력 가득한 숲길을 걷는다.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한 공기와 향긋한 숲 향기가 더 풍성해진 숲길을 걷는다. 산을 깎아내 맨살이 드러난 삭막한 임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임도 하면 많은 경우 길 주위로 편백이나 삼나무 같은 단일종의 나무를 심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다양한 나무들이 어울려 있는, 생물 다양성을 마주할 수 있는 임도라 더 좋다.

 

나무 터널 덕택에 위성사진에서도 보이지 않는 길, 나무 사이로 햇빛이 살짝 들어와 더 감미로운 길, 감탄사를 연발하여 걷는 서이산 임도다.

 

이번에는 숲 속 벚꽃길을 만난다. 도로변 가로수로 만나던 벚나무와는 다른 느낌이다.

 

햇빛을 더 받으려고 다른 나무들과 경쟁한 까닭일까? 벚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키가 엄청 크다.

 

어느덧 산아래로 서촌마을과 넓은 들판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숲길을 벗어나 서촌마을을 보면서 걸으니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다. 내려가는 길에 보랏빛의 독특한 식물이 발길을 붙잡는다.

 

처음 보는 으름덩굴의 꽃이다. 열매가 바나나처럼 생겨서 한국의 바나나고도 부른다. 덩굴의 줄기는 바구니를 만들 때 쓴다고 한다. 으름의 쓰임새보다 화려한 꽃이 기억에 남을듯하다.

 

서촌리의 엄청난 평야지대를 보며 언덕을 내려간다. 서촌리는 조선시대 군마를 기르던 곡화목장이 있던 자리로 목장의 관사가 있던 화동리의 서쪽에 있다고 서촌이라 불렀다고 한다.

 

마을 골목길을 통해서 화서로 도로로 나와 서촌삼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58코스 시작 안내판을 놓치고 말았다. 삼거리에 있는 서촌 버스 정류장 옆에 남파랑길 안내판이 있는데 그것을 놓쳐 버렸다.

 

58코스 안내판을 찾아야 57코스를 깔끔하게 끝내는데 안내판을 놓치니 조금 개운하지 않다. 어찌 되었든 58코스 일부를 걸을 예정이었으므로 농로를 통해 58코스 걷기를 바로 시작한다. 평야에서 바라본 서촌마을과 서이산의 풍경을 뒤로하고 58코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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