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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마을을 떠난 남파랑길은 해안길과 농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원래의 계획은 석교마을, 옥적수문, 마상마을과 마상제 저수지를 차례로 지나서 감도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여수 시내로 돌아가 하룻밤 쉬고 다음날 다시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석교마을을 지날 즈음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옆지기의 몸상태도 좋지 않고 감도에서의 시내버스 시간도 애매해서 석교마을에서 길을 중단하고 여수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다. 석교마을에서 감도까지의 길은 생략하고 다음날은 원래 계획대로 감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날 감도로 돌아오면 감도마을을 돌아서 이천마을에 이르고 이천마을을 지나면 임도를 따라 내륙으로 들어가 옥적리의 소옥제 저수지를 감싸며 돌아간다.
길은 서촌마을 앞에 넓게 펼쳐진 논 사이로 농로를 따라 시작한다. 농로를 걷다가 개천을 지나면 57코스에서 지나갔던 고봉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서촌마을 앞을 지나 바다로 나가는 화양천을 따라 해안 방면으로 걸어 내려간다.
화양천 둑방길이 끊어지면 다시 농로로 길을 돌아 해안으로 나간다.
화양천 둑방길을 만나 해안으로 나가면 863번 지방도 화서로에서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 1Km 정도를 걷는다.
갯벌과 도로 사이에 작은 공간에 어떤 곳은 들꽃이 어떤 곳은 텃밭이 도보 여행자의 눈길을 이끈다.
도로변을 걷지만 갓길도 있고 바로 옆으로는 갯벌의 고요함 속에 젖어 들어가는 길이다. 화양천과 여자만이 만나는 이곳을 서촌 간석지라 부르는데 서촌 마을에서 꼬막과 바지락을 양식한다고 한다.
화서로 도로변을 걷던 길은 석교마을 방조제 쪽으로 좌회전하여 도로를 벗어난다.
석교마을 방조제에서 바라본 서촌 간석지의 모습은 5백 미터 내외의 좁은 폭을 가진 물길 때문에 물이 빠진 상태에서는 마치 작은 저수지처럼 보인다. 원래의 길은 석교 마을 입구를 지나쳐 옥적 수문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빗방울도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옆지기의 몸상태가 너무 나빠져서 오늘은 여기에서 중단하고 석교마을로 들어가 시내버스로 여수시내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다행히 여수시에서 배포한 버스 시간표대로 버스들이 정확하게 운행하고 있어서 계획하지 않은 경로였지만 무난하게 여수 시내로 이동할 수 있었다.
감도마을로 돌아왔다. 감도라고 해서 처음에는 섬인가? 아니면 섬이었던 곳인가? 하는 추측을 했었다. 그런데, 감도의 감은 "물구덩이 감(坎)" 도는 "길 도(道)"를 사용한다. 섬과는 전현 관련이 없었다. 마을 뒷산을 불암산이라 하는데 불암산에 있는 부처 바위와 연관된 이름이라는 이야기와 바닷물이 감아 도는 곳이라고 붙은 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른 아침, 어제와 달리 날이 화창하다. 푸른빛이 가득한 여자만의 바다와 하늘을 마주하며 하루의 여정을 시작한다.
감도 마을의 해변을 걸어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마을 끝에서 골목을 통해 작은 언덕을 지나면 반대편 마을로 갈 수 있다.
언덕길로 반대편 마을로 향하는 길은 동쪽으로 아침해를 보면서 내륙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언덕 위에서 활처럼 휘어진 감도마을의 해변 풍경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길은 언덕 위 구릉의 농로를 따라간다. 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해 밭 주위로 가지런히 설치한 그물이 인상적이다.
4월 중순에 완두콩은 토실토실한 꼬투리를 내고 있고 강원도 옥수수보다 한 달 일찍 출하한다는 여수 옥수수는 키가 한 뼘을 넘어 고속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언덕을 내려가 반대편 마을로 향하는 길, 아침태양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골목길로 해안으로 나간다.
반대편 감도마을로 넘어왔다. 밀물 때인지 해안을 가득 채운 바닷물은 아침 햇살에 아주 부드럽게 반짝인다.
소운두도, 자래섬, 운두도가 자리하고 있는 감도마을 앞바다를 뒤로하고 도로 방향으로 올라가 마을을 빠져나간다.
감도마을 앞바다의 운두도는 육지에서 볼 때 늘 구름에 싸여 있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오늘은 구름도 해무도 없다. 길을 이어가면서도 자꾸 돌아보게 되는 호수와 같은 바다다.
도로로 올라온 남파랑길은 백여 미터 도로를 따라 걷는다.
길은 이천마을로 우회전하여 골목길을 통해 마을 뒷산으로 향한다.
이천마을의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야트막한 산 사이로 이어지는 임도가 시작된다.
숲 속 포장길을 걸으며 길은 이천리에서 여수시 예술인촌이 있는 옥적리로 넘어간다.
어제 오후만 해도 더 이상 걷지 못할 것 같았던 몸도 따스한 아침 햇살을 맞으며 숲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회복이 된듯하다. 자연의 회복력도 경이롭지만 사람 몸의 자연 치유력 또한 놀랍다.
동남 방향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 보랏빛 산철쭉이 눈에 생기를 더한다. 색상은 마치 진달래 같으나 진달래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을 내므로 잎과 함께 꽃을 피운 이 꽃은 산철쭉이다.
길은 소옥제 저수지에 도착했다. 거울 같은 저수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무와 산그림자도 하늘과 태양도 그려 놓았다.
길은 소옥제 둑방길을 가로지르고 좌회전하여 저수지를 따라 올라간다.
소옥제의 물은 저수지 아래쪽의 옥적리 들판을 적시며 흘러 내려가 서촌 간석지로 나간다. 멀리 보이는 옥적 마을에는 여수시 예술인촌도 위치하고 있는데 2005년 폐교한 옥적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지역 예술인을 위한 공간과 주민들의 생활문화센터로 만들었다고 한다.
길은 저수지 옆 길을 따라 올라간다. 한국 전쟁 이전인 1948년에 만들어진 저수지라고 하니 역사도 상당한 저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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