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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진월 오사리 유채꽃밭을 지난 남파랑길 48코스는 섬진강 강변을 따라 내려가며 강 하구에 닿는다. 남해고속도로를 따라가며 진월 초등학교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진월 오사리 유채꽃밭을 지나 작은 개천을 건너면 섬진강 대교를 만나게 되는데 섬진강 끝들 마을을 1시간가량 남겨둔 지점이다. 섬진강 끝들 마을은 폐교한 중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캠핑장, 체험실, 숙소등을 마련한 공간이라고 한다.

 

섬진강 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길을 이어간다. 야트막한 산과 섬진강 사이의 섬진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작은 지류를 지나는 길에서 보는 강 건너 하동의 솔숲 풍경과 뒤로 보이는 섬진강 대교 풍경도 일품이다. 섬진강에 그려진 산 그림자가 강을 호수처럼 보이게 한다.

 

잔잔한 강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속에 하동 솔숲이 묻혀 있으나 한 폭의 유화를 보는듯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잘 정비된 자전거길에서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부럽기도 하지만 풍경을 즐기는 것은 걷기만 한 것이 없다는 위안을 갖는다.

 

광양의 섬진강 강변길을 걷고 있지만 눈길은 강 건너편 하동을 보게 된다. 황천강과 섬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대나무 군락지가 도드라져 보이고 그 아래로 섬진강 대로 도로변의 벚꽃길은 강 건너 먼 곳인데도 그 화려함이 이곳까지 전해진다.

 

길은 거북등 터널 아래를 지나 이어간다.

 

자전거길은 가던 길을 유지하지만 남파랑길은 둔치 아래로 내려가 공원을 가로질러 간다.

 

공원에 익스트림 자전거 타는 곳도 있고 산책길도 있었지만 나무 숲도 함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이곳은 진월 돈탁 하천숲이다. 강 건너 하동의 소나무 숲 같은 나무 숲이 있었다면 공원이 더욱 빛날 텐데...... 그렇지만, 늦었다고 생각이 들 때가 빠른 것일 수 있다. 숲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필자의 생각이 홍수 등을 감안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단순함 일수는 있다.

 

둔치 공원의 황량함을 그나마 달래 주는 것은 강둑 인근으로 줄지어 늘어선 벚꽃들의 향연이다.

 

화려한 벚꽃들 아래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벚꽃의 분위기에 푹 빠져본다.

 

산책로 중간에는 빨간 우체통 모양의 쉼터도 있었다. "섬진강 자전거길 하늘의 강"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섬진강, 마음의 편지를 보내는 곳이라는 부제가 있었다. 쉼터에 앉아 신발을 벗고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자전거 라이딩 중인 중년부부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자신들은 하동 시내에 차를 세우고 하룻밤 묵었는데 섬진강 자전거길을 왕복할 예정이란다. 세상에는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벗어놓은 신발 속으로 벚꽃의 꽃잎들이 흩날려 들어온다.

 

다시 강둑 위로 올라와서 길을 걷는다. 강 하구로 갈수록 습지와 갈대숲 풍경이 이어진다. 갈대 군락도 일품이다.

 

어느덧 길은 섬진강 하구 끝자락에 이르러 삼봉산 자락의 작은 산을 보며 걷는다. 자전거길도 오르막 데크길이다.

 

급한 경사의 데크길과 함께 가는 도로의 이름은 섬진강 매화로다. 강 하구에 놓인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섬진강교의 옛 존재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뷰를 만난다.

 

데크길로 이루어진 이곳의 자전거길에서는 라이더들도 걷는 우리도 가쁜 숨을 쉴 수밖에 없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가쁜 숨을 몰아 쉬게 한 오르막길은 끝난다.

 

삼봉산 자락을 돌아 내려가는 길은 강을 따라 우측으로 꺾어지는데 도로 표지판에 남해 고속도로 섬진강 휴게소 표식이 등장한다.

 

길은 휴게소 뒤편으로 절정의 벚꽃길을 따라 이어진다.

 

바람 따라 떨어지는 벚꽃 잎을 얼굴로 받으며 달려가는 길이다.

 

섬진강 휴게소는 특이하게도 환승 휴게소라서 바깥에서 휴게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단한 식사도 하면서 넉넉한 휴식을 취하고 원래의 경로로 돌아왔다.

 

바다로 바다로 향하는 섬진강과 함께 기나긴 벚꽃길을 천천히 걸어간다.

 

전북 진안군의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를 굽이쳐 흐르며 2백 킬로미터 이상을 달려온 섬진강은 이제 광활한 광양만 바다와 만난다.

 

벚꽃 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강변길을 걸어온 남파랑길 48코스는 진월 초등학교와 진월정 공원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49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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