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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강을 건넌 남파랑길 47코스는 충무공로 다리, 송림공원과 철교를 지나 섬진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횡천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바라본 횡천강 상류 쪽의 풍경은 거대한 산들이 속내를 숨기고 있는 형상이다. 상류 끝자락에는 하동호가 있다는데 눈으로는 당연히 보이지 않을 것이다. 횡천강이 섬진강과 만나는 하류는 강이 더 넓어 보인다. 

 

횡천강이 섬진강과 만나면서 만든 땅에는 대나무가 뿌리를 내려 숲을 이루었고 대나무숲과 모래 해변이라는 독특한 환경을 만들어 냈다. 저런 독특한 환경도 새들만이 누릴 수 있음이 아쉽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다.

 

다리를 건너면 공원으로 진입하면서 잘 정비된 섬진강 자전거 도로와 함께 한다.

 

노란 산수유 꽃이 햇살 가득한 공원에서 우리를 맞는다.

 

공원은 송림 자체도 훌륭하지만 산책로와 보트 정박 시설까지 고급스러움이 뿜뿜 한다.

 

그야말로 럭셔리한 강변 산책로 벤치에 앉아서 넉넉한 휴식시간을 갖는다. 풍경도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좋지만 강 건너 광양과 하동의 강변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과 하동의 차이는 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형과 물의 흐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대나무숲도 소나무숲도 하루 이틀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숲을 가진 하동이 복이라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길은 하동 포구 공원으로 진입한다.

 

공원을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섬진강대교 다리 아래를 지난다.

 

길은 데크 계단으로 도로변으로 올라가서 얼마간 국도변 길을 걷는다.

 

국도변으로 올라간 길은 이내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작은 도로를 따라 걷는다.

 

좁은 길이라도 예쁨은 숨길수가 없다. 강변으로 나온 길은 마을 전망과 함께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 방송을 선사한다. 이동식 쓰레기 감시 장치라고 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변함없이 잔잔한 섬진강의 풍경은 나그네의 마음에도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매화는 늘 발걸음을 붙잡는다.

 

언뜻 보면 바닷가 어촌 마을과 같은 풍경을 접하며 강변 마을길을 걸어간다.

 

섬진강을 배경으로 세워 놓은 도구를 보니 재첩을 잡는 어촌 마을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전형적인 어촌 마을 풍경을 가진 상저구 마을과 황금 두꺼비...

 

오후의 강렬한 태양이 섬진강물에 은빛 물결을 만드는 가운데 이번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47코스의 나머지는 다음 여행을 기약한다.

 

하동에서 집으로 가는 교통도 반대로 하동으로 내려오는 것도 녹록지 않다,  시간표를 보관한다. 역시 진주 가는 버스가 많다.

 

2주 만에 다시 찾은 하동은 벚꽃이 만발하다, 지난 여행 때만 해도 꽃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활짝 핀 벚꽃에 마음도 활짝 열린다. 버스에서는 화개장터까지 가시려는 분들이 차가 엄청 막힐 것이라는 기사님 말씀에 걱정 한가득 안고 차를 내리셨다. 아름다운 섬진강은 그대로다. 송림공원을 향해 여정을 시작한다.

 

산책로도 아름답지만 시선을 이끄는 것은 역시 벚꽃이다.

 

모여 있어도 홀로 있어도 벚꽃은 매혹적이다. 누군가의 시 한 편이라도 읊고 싶다. 딱 이 향기와 딱 이 모습이 아니라면 내가 시 한 편 읊고 싶은 그런 분위기다.

 

풀밭에 돋아난 보랏빛 제비꽃이 발걸음을 붙든다.

 

다리 두 개가 보인다. 경전선 철교인데 앞에 있는 것이 새로운 철교이고 뒤에 있는 것은 지금은 기차가 지나지 않고 사람들만 건너고 있는 철교이다.

 

1968년에 만들어졌던 섬진철교는 이제는 구 하동역에서 섬진철교까지 공원화되어 주민들의 산책로로 바뀌었다.

 

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난다. 한국전쟁 이후 누군가 심은 나무의 혜택을 후손인 우리가 누린다.

 

송림도 좋지만 솔숲 앞으로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산업화, 도시화 이전의 우리의 강들은 모두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한강에서 수영했다는 소리는 이제 색 바랜 흑백 사진에서나 만날 수 있다.

 

송림공원 앞의 재첩 모형을 보면서 미소 지으며 길을 이어 간다, 재첩잡이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가 추진이라고 한다.

 

공원 끝자락에서 섬진교 위로 올라가려는데 엄마에게 젖 달라고 보채는 강아지들의 모습에 발걸음이 멈추어진다.

 

얼마나 귀여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미도 젖 주는 것이 힘들었는지 새끼들을 떨구어내고 혼자만의 여유를 즐긴다. 새끼들도 언제 어미에게 달려들었는지가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로 올망졸망 자기들의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힘겹게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고 섬진교 위로 오른다.

 

옛 섬진교 흔적을 남겨놓고 포토존으로 만들었는데 훌륭했다. 조상들의 짙은 삶의 흔적이다.

 

지난 여행 때만 해도 꽃봉오리 상태였던 벚꽃은 이제 절정이다. 하동의 섬진강변도로는 최고의 벚꽃길이었다.

 

섬진강의 상징이 두꺼비라는 것은 그 이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면 바로 알 수 있다. 섬진교 회전 교차로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강을 건너 광양에서 48코스를 바로 이어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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