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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46코스는 남해군 서면을 거쳐 고현면 읍내를 가로질러 대사천 둑방길로 나간다. 산길에서 읍내로 나가면서 선원마을, 포상마을을 거치고 19번 국도 아래를 통과한다.

 

백년곡 고개를 넘으면 남해군 서면에서 고현면으로 넘어간다. 공교롭게도 고현면(古縣面)은 거제도의 중심지인 고현동(古縣洞)과 이름이 같다. 둘 다 해안을 끼고 있으니 고현항이라는 같은 이름의 항구도 있다. 

 

고개 너머로는 수많은 분묘들이 즐비한 공동묘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엄숙한 걸음으로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사학산 깊은 산속에서도 멀리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길이다.

 

저 앞으로 보이는 바다가 어딜까? 하는 호기심에 하나씩 지형을 가늠해 본다. 바로 아래쪽에 있는 것은 백년골 저수지이고, 그 뒤로 작은 동산이 있는 건물은 폐교된 교현 중학교 건물이니 그 뒤로는 보이는 바다는 남해도와 창선도 사이의 바다이다. 남해군 남파랑길의 시작점이었던 창선도와 이렇게 이별한다.

 

하산길에서는 백련암이라는 사찰이 있던 곳도 지난다. 지금은 별 흔적도 복원도 없지만 고려 대장경의 판각지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백년골 저수지를 지난다.

 

지금은 광역상수도가 들어온 상태지만 백년골 저수지는 예전에는 고현면의 상수원이었던 모양이다. 저수지 아래에는 상수도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남해군으로는 남강댐의 물이 사천을 통해서 들어오고 있고 2023년에는 하동에서 들어오는 광역상수도 경로가 추가된다고 한다.

 

산 아래로 선원마을도 보이기 시작하고 읍내를 가르며 지나가는 남해대로 국도와 함께 국도 건너편 고현면 읍내도 눈에 들어온다.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니 경작하는 밭들 가운데 푸릇푸릇한 밭이 시선을 끈다.  밭 너머 산중턱으로도 다랭이 밭이 있었던 모양인데 묵힌 지 오래되어 보인다. 덩굴과 풀이 다랭이 밭을 덮고 있다.

 

밭을 푸릇푸릇하게 덮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에 가까이로 가서 보니 노란색이 영롱한 유채였다. 이른 봄햇살에 영롱한 노란빛을 보니 눈이 상쾌해진다.

 

길은 선원마을 마을길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선원마을의 마을 이름은 예전에 선원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까닭이라고 한다. 마을 회관 규모가 상당하다.

 

길은 포상마을 입구에서 우회전하여 고현면 읍내로 나간다.

 

남치 저수지에서 출발하여 대사마을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대사천을 건너는 포상교를 지나 19번 국도 남해대로 아래를 굴다리로 통과하여 고현면 읍내로 진입한다.

 

고현면 사무소와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앞을 지나고 읍내에서 화장실과 마트도 다녀왔다. 남파랑길 모든 코스가 이런 구조라면 좋겠다. 하는 부질없는 바람을 가져본다.

 

비 맞으며 걸었던 어제 서면 서상항에서 옆지기가 먹고 싶어 했던 따뜻한 칼국수를 고현 읍내에서 먹을 수 있었다. 가게 이름도 내부 구조도 예전에는 술을 팔던 곳이었을 같은 분위기였지만 주인장의 정성스레 내온 칼국수는 훌륭했다.

 

길은 읍내에서 최근에 만들어진 남해군 목공 체험 스튜디오 앞에서 좌회전하여 19번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대사천 천변길로 나아간다. 목공 체험 스튜디오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거리뷰를 보면 허름한 건물과 재활용품을 모아놓는 지저분한 공간이었는데 남해군에서 새롭게 만든 모양이다. 2023년에 새로운 강의가 시작되는 모양인데 도시 경관도 좋아지고 주민들에게도 좋은 강의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국도 아래를 지나온 남파랑길은 대사천 하천변을 걷는다. 고현둑방 화전별곡 이야기길, 관세음길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읍내의 정지 석탑에서 시작하여 대사천 하천변을 거쳐 이순신 순국 공원까지 남파랑길과 같이 간다.

 

여러 가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대사천 하천변 둑방길을 걷는다.

 

둑방길에 심은 붉은 남천이 더욱 성숙해질 때면 이길도 많은 이들에게 걷고 싶은 길이 될 것이다.

 

둑방길 위를 걷던 남파랑길은 둑방길에서 내려가 둑방길 아래로 벽화를 보면서 걷도록 인도한다.

 

남해군에서 조성한 여러 볼거리도 둑방길도 벽화길도 대사리 바다 제방 덕택이지 않을까 싶다.

 

벽화에 그려진 빨강머리 앤 만화 주인공의 캐릭터가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주근깨 투성이의 활달한 소녀가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시청자로 하여금 텔레비전에 몰입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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