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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동 해안 산책길을 이어 걷는 남파랑길 13코스는 면화산(413미터) 아래 자락의 도로와 임도를 통해서 고성군을 떠나 통영시로 진입하고 황리 사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하원 마을 앞의 포구를 지나 당동 해안 산책길을 이어간다.

 

하원 마을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아직 갈길이 멀다. 주소로는 거류면 신용리에 해당한다.

 

길은 조선 시대 이순신 장군의 예하 부대가 주둔했었다는 화당 마을로 이어진다. 포구 내부는 양식에 사용하는 여러 기구들로 즐비하다.

 

양식 기구 위에 올려놓은 경운기 부품은 녹이 슬어 이 기구를 언제 사용했는지도 가늠할 수가 없고, 크레인으로 뭍으로 끌어올린 배는 어부의 점검을 받기 위해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우리네 삶의 현장 곳곳에는 머리 좋고 손재주 있는 사람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재능에 열정,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과 협력이 더해지면 시쳇말로 대박이 터지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는 깔끔하게 단장한 산책로는 끝이 나고 시내버스도 오지 않는 길을 따라서 당동만 끝자락을 향해서 걷는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지난 여정에서 만났던 조선소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조선소 바로 앞으로 당동만 입구에 자리한 엄청난 양식장의 모습도 진풍경이다.

 

고성군 끝자락의 화당리 해안을 이어가는 화당로 도로는 면화산 자락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간다. 가끔씩 인근에 있는 캠핑장을 오가는 차량만 있을 뿐 적막함이 가득한 길이다. 옆지기가 없다면 고독함을 최고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헉헉 거리며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당동만 입구에 펼쳐진 양식장의 모습이 장관이다. 바로 인근이다 보니 양식장에서 수확물을 거두는 엔진 소리와 양식장을 오가는 배들의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양식장에서 수확물을 거두는 어민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엄청난 양식 현장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부표인데 2024년까지 바다 양식장에서 스티로폼 부표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길을 이어갈수록 당동만을 벗어나 시야도 남쪽으로 넓어진다. 남쪽 바다는 바로 대양은 아니고 어의도, 가조도, 그 뒤로 거제도로 막혀있는 바다다.

 

면화산 아래 자락의 해안을 따라 이어지던 화당로 도로는 고성군에서 통영시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포장도 끝이 나고 이제부터는 임도가 이어진다.

 

임도를 계속 걷다 보니 멀리 조선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통영시에 들어선 모양이다.

 

거대한 양식장과 조선소가 멀지 않은 바다에서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이 스쳐간다. 완성된 큰 배들은 저 양식장들 사이를 어떻게 빠져나갈까? 조선소의 오염원 배출과 양식하는 수산물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을까? 괜찮겠지! 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임도 걷기는 늦가을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준다.

 

면화산 자락을 얼마나 걸었을까? 임도도 내리막길이 이어지며 그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것은 거대한 쇳덩이들이 움직이는 거대한 조선소였다. 통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HSG 성동 조선이다.

 

남파랑길은 남해안의 다른 조선소를 지나는 방식과 같이 조선소 주위 길을 빙 둘러 간다. 이곳은 인도가 있지만 사람이 지난 적이 없는지 인도는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선소와 연관된 큰 공장들이 있는 공단로 도로변을 걷지만 이곳도 모두들 자동차를 타거나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걷는 사람이 없는지 보도블록 위는 마치 숲 속길과 같이 변해 있다.

 

가로등에 붙은 통영시 광도면을 보니 확실히 경남 고성군에서 통영시로 넘어온 것이 실감이 난다.

 

통영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우리는 시내버스 시간에 마음이 촉박할 수밖에 없었는데 임외 사거리 정류장을 지나 임외 마을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는 정확하게 우리를 반겨주었다. 긴 여정의 걷기 후에 만나는 시간을 지키는 시내버스는 오랜 친구를 만나는 반가움과 같았다.

 

임외 마을 정류장 뒤에 세워진 남파랑길 14코스 안내판을 뒤로하고 다음 여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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