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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 수변 공원을 걷다가 청량산 산책로를 진입하는 구간이다. 남파랑길 10코스를 모두 걷고 11코스 중간까지 걸은 다음에 귀가할 예정이므로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남파랑길 9코스 임항선 그린웨이와 마산항 해안대로 옆의 산책로를 의도치 않게 함께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과도 이제는 안녕이다. 제10회 임항선 그린웨이 라디엔티링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과 섞여 걷다 보니 파도에 떠밀리듯 인파 속에서 정신없이 이곳까지 걸어왔다. 그렇지만, 이분들은 이제 마산항 안쪽으로 들어가서 해안을 따라 3.15 해양 누리 공원으로 이동한다. 길은 같이 건너지만 우리는 해안대로 도로를 따라서 계속 남쪽으로 이동한다.
길은 마산 연안 여객선 터미널 앞을 지나 이어간다. 버스 정류장은 있지만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 곳이다. 현재 마산항에서 인근 섬으로 운행하는 여객선은 없고 인근 돝섬 유람선만 운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가을 가을한 노란 은행나무 단풍에 대로변을 걷는 상황임에도 마음만은 가볍다.
임항선 그린웨이 라디엔티링 대회에 참석하신 분들의 종착지인 3.15 해양 누리 공원으로 잠시 들어가 보았다. 대회 운영 부스가 북적이는 것을 제외하면 평화로운 휴일 풍경이다. 인도교 건너편은 건설 예정인 마산 해양 신도시 지역이다.
남파랑길 9코스에서 걸었던 임항선 그린웨이는 폐선된 마산항 제1 부두선을 공원화한 것으로 그 철로의 종착점인 마산항 제1부두도 그림처럼 공원화되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바뀌었다.
3.15 해양 누리 공원에 잠시 들어갔던 우리는 다시 해안대로로 길을 이어간다.
해운동 삼거리에는 맛집이 여러 개 있었는데 우리는 콩나물 국밥집에서 저렴하면서도 넉넉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걷기 중에 여러 가지 점심 메뉴를 접했지만 속이 편안한 것은 콩나물 국밥이 아닌가 싶다. 지갑도 편안한 메뉴였다.
속을 든든하게 채운 우리는 해안대로를 조금 더 걷다가 해운 중학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해운 중학교를 지난다. 마산 합포구 해운동이다. 재미있는 것은 해운동의 "해운"과 부산 해운대의 "해운" 모두 최치원의 호라는 것이다. 해운동에는 월영대라는 가옥이 있는데 최치원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 한다.
회전 교차로에서는 덕동 방면 가포로로 좌회전해서 길을 이어간다. 길 반대쪽으로 가면 인근에 마산 남부 시외버스 터미널을 만날 수 있다.
월영동 고층 아파트 숲사이를 걷는다. 마산 지역이 엄청난 대도시임을 접하는 순간이었다.
청량산 입구로 가는 길에서 만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멋지긴 한데 도심 한가운데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처음이다. 도심이 품기에는 조금 버거운 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보도 블록은 나무뿌리로 들려지고, 주민들은 하수구 막힘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남파랑길 10코스는 마산 고운 초등학교 앞 아파트 단지 끝에서 데크 계단을 통해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아파트 주위에 심긴 메타세쿼이아 꼭대기가 한참 아래다. 가로등이 설치된 숲길을 따라 이동한다.
숲길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주위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숲길을 나오면 청량산 산책로입구이다. 산을 넘어 가포로 도로를 만나는 지점까지 5Km의 임도가 이어지는데, 중간중간에 있는 체력단련장마다 가고파, 보고파, 오고파, 걷고파하는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 재미있다.
차량이 다니지 않는 넓은 산책로를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참 좋은 걷기 코스다. 한쪽으로는 우레탄 바닥으로 포장되어 있어 걷기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였다.
산책로 한쪽으로는 애기 동백이 깊은 가을의 삭막함을 달래준다.
가파른 절벽 위로 이어진 임도 가장자리에는 벚나무가 줄지어 있어 봄이면 이곳의 화려함을 더할 것 같다. 사진에서는 분간하기 어렵지만 낙엽하나가 거미줄에 매달여 하늘에 둥둥 떠있는 재미난 모습도 있었다.
산다화라고도 부르는 애기 동백이 붉은 꽃, 흰 꽃으로 우리를 반긴다. 동백은 색이 좀 더 짙고 꽃은 반 정도 열리지만 애기 동백은 꽃이 활짝 열리는 차이가 있다.
얼마 동안 임도를 올라가니 산 아래로 마산 해양 도시 부지와 함께 마산항이 눈에 들어온다.
11월 중순인데도 이곳 나무들은 아직 잎을 떨구지 않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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