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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수련원을 지난 올레길은 토산 산책로로 지납니다. 옆으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토산 산책로란 이름답게 돌바닥으로 포장해 놓기도 있지만 곳곳에 바닥이 망가진 곳도 있습니다. 그냥 흙바닥으로 놓아도 좋을 것을...... 사람이 손을 대기 시작하면 그 길은 끝도 없이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법인 모양입니다. 토산 해안 산책로, 토산 바다 산책로라고도 부릅니다.
멀리 조금 전에 지나온 농협 수련원이 보입니다.
현무암 바닥으로 정리된 토산 산책로는 근처 농협 수련원이나 대명 리조트에 놀러 오신 관광객들에게는 멋진 산책로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소망터널이라는 이름의 숲터널을 지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빌며 지나는 곳이겠지요?
토산 산책로의 동백은 이제 꽃이 질때가 되었나 봅니다.
산책로의 숲을 나오니 다시 오후의 햇살이 반짝이는 해안가입니다. 나무숲과 은빛 바다가 번갈아 가며 절경을 선사합니다.
토산 포구를 지난 올레길은 마을길을 따라서 내륙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큰길인 일주동로를 향해 갑니다.
저 멀리 보이는 해안까지 걸어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남원읍내일까요? 아직도 한참 남은 4코스 올레길에서 해가 천천히 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올레길 4코스를 걷다보면 "꿈에본 꽃돼지"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음식점을 만나는데 그곳에서 바로 우측으로 빠지면 일주동로 큰길이고 좌측의 해변길을 따라 올레길을 걸으면 마을의 수영장과 쉼터를 지나게 됩니다. 제방에도 예쁜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저 멀리 태흥리 해변을 지나면 숙소에서 편히 쉴 수 있겠지요?
위의 그림처럼 일주동로 큰길을 만난 올레길 4코스는 길을 가로질러서 토산 2리를 거쳐서 내륙으로 들어갔다가 신흥1리를 거쳐서 다시 일주동로로 나옵니다.
올레 4코스는 제주 올레길 중에서 가장 긴 코스인데 이 코스를 3코스에 이어서 걸으니 허약 체질의 중년에게는 조금은 무리인 계획이었습니다. 발과 다리에도 조금씩 신호가 오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고 미리 예약해둔 남원읍의 숙소까지 가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3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걷기를 중단하고 버스를 타고 남원읍으로 이동하는 방법, 길을 건너서 원래의 올레길 4코스를 걷는 방법, 일주동로를 따라 걸어서 내륙 안으로 들어가서 걷는 코스를 가로지르는 방법인데 옆지기의 선택은 거리를 조금 줄여서 끝까지 걸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큰 길인 일주동로 따라 걷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생생 달리는 차가 많기는 하지만 자전거 길이 별도로 조성된 길이다 보니 걷기에는 좋았습니다. 다시 올레길과 만나 좌회전하면 바로 남원읍 태신해안로로 접어듭니다. 이제 지역 상으로 남원읍입니다.
석양을 받아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신흥리 포구를 지납니다.
신흥천을 건너는 세천교 다리 입니다. 중간 생략이 있어서 그랬는지 많이 왔네요. 이제 6Km만 더 걸으면 숙소 도착입니다.
제방에 오밀조밀 자갈돌을 붙여 놓고 벤치는 예쁜 색으로 칠을 하고...... 사람들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죠!
태흥3리에 있는 덕돌포구를 지납니다.
덕돌포구를 지나 남원 하수처리장을 지나면 올레길은 태흥리 포구를 향해서 갑니다.
태흥리 포구는 옥돔 마을로 유명해서 그런지 규모가 있는 포구였습니다.
"간이옥돔역"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마을 카페와 용천수 풀장도 운영하는 나름 활발하게 활동하는 마을로 보였습니다.
농어목 옥돔과에 속하는 어류로 제주와 남해에 많이 서식한다고 합니다. 큰 것은 40cm 정도 되며 다른 돔 종류보다 몸이 길고 머리가 튀어나온 게 특징입니다. 옥돔 회를 파는 곳이 거의 없는데 잡히자마자 죽는 것이 태판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당일 잡은 옥돔이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맛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려서 파는 모양입니다. 오래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직장 상사에게 옥돔 말린 것을 선물하기도 했었지요.
옥돔 조각상 아래에는 옥돔을 잡을 때 사용하는 어구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바다 바로 옆에 있는 태흥2리 체육공원은 널찍하니 이곳에 사는 분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넓직한 인조 잔디 운동장 바로 옆으로는 용천수 풀장이라는 태흥 물놀이장도 있었습니다. 길가로는 물고기 모양의 장식들이 석양에 반짝입니다.
태흥교를 지날 무렵 서편으로 지고 있는 석양이 눈이 부실 정도로 정면으로 다가섭니다.
해가 질 무렵에는 굳이 시간을 보지 않더라도 손가락만으로도 대략의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죠.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수평선이나 지평선에 평행을 이루게 하면 손가락 하나에 15분씩 네 손가락은 한 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태흥 1리 쉼터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조형물입니다. 아마도 조명이겠지요? 석양을 받아 그 색상이 더욱 빛이 납니다.
현재 시각 오후 6시 23분 목적지인 서귀포시 남원읍내 인근 해변에서 해가 지기 직전의 모습 입니다.
올레 3코스와 4코스를 마무리하는 오후 6시 28분 발은 천근 만근이지만 아직 해를 보면서 숙소를 찾아 읍내로 들어가는 감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하루 30Km가 넘는 거리를 포기하지 않고 걸었으니 옆지기와 서로 토닥토닥해줄 만합니다. 언뜻 비 소식이 있어서 새벽에 배를 내릴 때만 해도 염려가 있었는데 하루 종일 환상적인 걷기 날씨를 선사하면서 저희와 함께 한 태양에게 작별 인사를 고합니다.
2019년 4월 올레길 걷기 첫날 숙소는 남원읍내에 있는 기풍 호텔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걸은 터라 욕조가 있는 욕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샤워기만 있더군요. 최근에 짓는 숙소나 리모델링하는 숙소들은 욕조를 없애는 추세인가 봅니다. 하긴 외국에서도 욕조를 없애는 트렌드이기는 합니다.
남원읍내에 있는 숙소라서 그런지 숙소 주변은 다양한 음식점들로 즐비했고 편의점도 근처에 있었습니다. 잠자리는 피곤해서 그랬는지 푹 잘 수 있었습니다.
내일 걷기에 필요한 식수 정도를 편의점에서 구입하고 오랜 걷기에 성공한 기념으로 아귀찜을 포장해 와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아찔한 거리, 내일부터의 일정은 한 코스 걷기로 바꾸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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