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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노 고도 2일차는 숙소가 있는 쯔기사쿠라 오지(Tsugizakura-oji, 継桜王子)에서 출발하여 구마노 홍구 타이샤(Kumano Hongū Taisha, 本宮大社)까지 21Km에 이르는 거리를 걷습니다. 중간에 있는 우회 경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사도가 높지 않은 길로 시작합니다.



21Km가 넘는 거리와 버스를 타고 키이 타나베로 돌아가는 일정을 감안하여 일찍 출발하지만 숙소부터 코비로오지(Kobiro-oji, 小広王子) 근처까지 걷기 초반 3Km 내외가 포장길이기 때문에 무리는 없었 습니다.




숙소 거실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오전 6시를 조금 지나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 무이(Guest house MUI)를 나오는데 주인장 내외가 바깥에 까지 나와서 환송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주인장 내외와 저희 내외가 서로 사진을 찍어 주는 것으로 그리고 숙소 마당에 있는 염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주인장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하는 인사인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하는 바람에 모두들 큰 웃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며 숙소를 떠났습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이 서로 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귤이 주렁 주렁 달리 나무를 플래시 없이 찍으니 알아 보기 어려울 정도의 밝기입니다. 산너머로는 천천히 여명이 올라 옵니다.



어슴푸레한 가운데서 나카노가와 오지(Nakanogawa-oji, 中川王子)는 지나와 버렸습니다.



코비로오지(Kobiro-oji, 小広王子)에 도착했습니다. 7시 15분을 바라보는 시각 주변은 모두 환해 졌습니다.



코비로 오지 근처에는 구마노 고도 나카헤치(熊野古道 なかへち) 경로에 대한 커다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제 포장길을 벗어나 숲길을 걷습니다.




쿠마세가와 오지 방면으로 걷다보면 예전 국도를 가로 질러 걷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삼나무 숲을 걷습니다. 숲은 깊지만 날씨가 맑아서 드문 드문 숲 사이로 들어와 얼굴을 스치는 햇빛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쿠마세가와 오지 거의 다가서 화장실과 휴식처가 있었습니다. 출발부터 열심히 걸었더니 겨울 아침이 무색하게 등과 머리에 땀이 배입니다. 



구마노 고도는 쿠마세가와 오지(Kumasegawa oji)를 지납니다.




숲길을 계속 걷습니다. 걷다보면 이치리즈카 표지석(Ichirizuka milestone)을 만납니다. 이치리즈카(一里塚)가 1리(4Km) 마다 나무를 심어서 여행자들이 이정표로 삼을 수 있도록 있도록 한 것 이나 남은 거리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4개 이상의 이치리즈카 표지석을 만나겠지요?



와라지 토게 경로(Waraji-toge pass, 草鞋峠)에 도착했습니다. 와라지(Waraji, 草鞋)는 우리나라와 짚신처럼 짚으로 만든 것으로 조리처럼 엄지와 검지 사이를 끼고 발목까지 묶어서 산행이나 장거리 걷기를 알맞도록 한 일본의 전통 신발입니다. 가볍고 값싼 장점이 있지만 빨리 닳아서 여러개를 가지고 다니거나 여행 중간 중간에 구입해야 했는데 순례자들이 치카츠유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이쯤에서 신발을 갈아 신었다는 이야기를 적어 놓은 것입니다.




경사도가 심한 산비탈에 심어진 삼나무숲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산비탈에 나뭇가지들이 작은 사방댐 역할을 하면서 이곳에는 삼나무 아래에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 냅니다.




숲길과 임도가 만나는 지점에서 2011년 태풍때문에 소실된 길을 우회하는 길을 걷습니다. 삼나무가 뿌리 깊지 않아 산사태에 약하기 때문에 태풍이 몰고온 폭우라도 내리면 쓸려가는 흙과 함께 나무도 쓰러지고 길도 없어집니다. 다행인 것은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트레킹 코스가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고 우회로도 표지판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유카와 오지(Yukawa-oji, 湯川王子) 방향으로 계속 걷습니다.




우회로는 임시 교량을 통해 계곡을 건너면서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산을 다시 오르는 우회로에 놓인 독특한 문입니다. 나일론 망으로 만들어 놓은 문인데 가지 말라는 표시가 아니라 망을 열고 지나간 다음에 다시 닫아 놓으라는 표지판 입니다. 처음에는 막아 놓은 줄 알고 놀랐다는......




소실된 구마노 고도 우회를 위해 걷는 길은 계곡을 내려 왔다가 가파르게 산을 올라야 하는데 헉헉 대면 올라가다가 잠시 쉬며 바라본 주위의 모습니다. 맑은 하늘이 선사해준 깨끗한 풍경속에서 경계선처럼 구분되는 삼나무 인공 조림의 흔적을 만납니다.




일단 우회로에 있는 산정상을 넘어서니 숲으로 햇빛이 가득하게 들어오는 양달이었습니다. 쭉 이어지는 내리막길과 따스한 햇빛 덕택에 발걸음도 가볍고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구마노 고도 걷기 중에 가장 즐거운 걷기는 이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파른 산을 오른 이후에 누리는 즐거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우회로도 거의 막바지입니다. 표지판을 충실하게 따라 갑니다.




내리막 길에 바라본 삼나무 숲. 삼나무 숲 속에서는 줄기 밖에 보지 못하는데 이런 내리막길에서 보니 푸르름이 상록수 답습니다.



자가타 지조(Jagata Jijo)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표지판. 이제 원래의 구마노 고도를 걷습니다



자가타지조(Jagata Jijo, 蛇形地蔵)에 도착했습니다. 이 근처에서 출토된 해조 화석이 뱀 비늘 모양을 닮았다 해서 자가타지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자가타지조(Jagata Jijo, 蛇形地蔵)에서 잠시 쉬었다가 도장을 찍고 길을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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