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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타지조(Jagata Jijo, 蛇形地蔵)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구마노 고도 2일차 여정은 미코시토케(Mikoshi-toke, 三越峠)를 넘어서면 목적지인 구마노 홍구 타이샤(Kumano Hongū Taisha, 本宮大社)까지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걷기 속도를 내는데 좋습니다.



중간에 후나타마 신사(Funatama-jinja, 船玉神社) 근처에서 유노미네 온천(湯の峰温泉)을 거치는 트레킹 코스와 나누어 지는데 호신몬 오지(Hosshinmon Oji, 発心門王子)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유카와오지(Yukawa-oji, 湯川王子)를 향해서 걷습니다.




자가타 지조(Jagata Jijo, 蛇形地蔵)에서 유카와 오지(Yukawa-oji, 湯川王子)로 가는 길에는 조금 큰 폭의 계곡을 나무 다리를 통해서 건넙니다. 물이 깊지는 않았지만 높이가 있는 계곡을 난간 없는 다리로 건너자니 아슬 아슬함이 있었습니다. 물이 맑더군요.




유카와 오지(Yukawa-oji, 湯川王子) 근처에서는 도유카와 마을(Doyukawa village) 유적에 대한 발굴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1천년전부터 1989년까지 존재했던 곳으로 구마노 고도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와 휴식처가 있었다고 합니다.




유카와 오지(Yukawa-oji, 湯川王子)에 도착했습니다. 토리이를 비롯해서 나름 모양이 남아 있는 오지 신사(Oji Shrine) 입니다. 바로 옆에는 유적지 발굴을 하는 일꾼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유카와 오지의 도장에는 삼나무 숲에 있는 오지 신사 답게 숲속에 있는 오지 신사를 그려 넣었습니다.



유카와 오지를 지난 구마노 고도는 남은 경로중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봉우리라 할 수 있는 미코시 토케(Mikoshi-toke, 三越峠)를 향해서 삼나무 숲을 걷습니다. 이 정도 쯤이면 이제는 향기 없는 삼나무 숲에 물릴 때이기도 합니다.




미코시 토케(Mikoshi-toke, 三越峠)에 도착하면 화장실과 휴식처가 임도쪽으로 조금 비켜나 위치해 있지만 트레킹 코스는 임도가 아니라 임도를 가로질러 위의 사진처럼 마치 문처럼 생긴 곳을 통해서 다시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리막 길을 걷습니다.




당분간 오토나시가와강(音無川, Otonashi-gawa River)을 따라 걷습니다. 강의 발원지 격이기 때문에 계곡을 따라 내려 가는 것입니다. 돌을 쌓아 길을 만든 모습입니다. 엄청난 경사도의 계곡에 돌을 쌓아 길이 소실되지 않도록 한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길입니다. 




1월의 계곡에서 만나는 빨간 나무 열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강 발원지의 바위, 구마노 고도 길을 보존하기 위한 돌담등 계곡의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




강의 상류라서 그런지 지금은 수량이 거의 없지만 태풍이 몰고오는 많은 비라도 내린 다면 이곳은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계곡을 건너는 커다란 다리와 곳곳에 바위가 드러난 흔적은 이 계곡을 흘러 내려간 물의 위력이 어떠했는지 눈으로 설명해 줍니다.




구마노 고도는 미치노가와 주거지(Michinogawa Settlement)를 지납니다. 19세기부터 17가구 정도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었는데 지역 경제가 위축되면서 모두 이주해 나갔고 일부 가구는 구마노 홍구 타이샤(Kumano Hongū Taisha, 本宮大社) 근처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삼나무 숲으로 변했지만......




구마노 고도에서 만난 엄청난 산사태 현장입니다. 계곡의 한부분이 완전히 쓸려 내려 가서 복구 작업을 수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중간 중간에 묘목들을 심어 놓았는데 이렇게 심어서 나무가 살아날까? 할 정도 였습니다. 삼나무가 산사태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 주는 실제 사례 였습니다.




미치노가와 주거지(Michinogawa Settlement)에서 호신몬 오지(Hosshinmon Oji, 発心門王子)로 가는 길에는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우회로가 있었습니다. 유노미네 온천(湯の峰温泉) 방향으로 가는 코스가 폐쇄된 까닭에 약 2Km에 해당하는 거리를 우회해서 가야 했습니다.



원래의 표지판은 이쪽은 구마노 고도 경로가 아니라는 표지판인데 지금은 우회로 안내 표지판이 되어 있습니다. 지도에서는 56번과 57번 거리 표지판 사이의 길이 상당히 경사도가 심한 내리막 구간이 있어서 조심하라는 안내가 있었는데 공사중인지 아니면 길이 소실되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곳에서 시작하는 임도를 통해서 아예 우회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후나타마 신사(Funatama-jinja, 船玉神社)와 이노하나 오지(Inohana Oji)를 만나지 못하지만 포장된 내리막길을 통해서 편안하게 호신몬 오지(Hosshinmon Oji, 発心門王子)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포장된 내리막 길 만큼 무릎에 부담도 없고 걷기 속도를 내기 좋은 길은 없죠. 날씨도 좋고 아침 일찍 출발한 덕택에 시간 여유도 있고 우회로 덕분에 체력 부담도 덜어서 발걸음이 정말 가벼웠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삼나무 인공 조림지와 자연 숲 사이에 경계선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소를 만났습니다. 숲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경쟁하며 서로 도와주며 자라는 것이 가장 숲다운 모습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틀간 걸은 삼나무 숲에 질린 까닭일 수도 있지만 경제 원리를 내세우며 사람 손에 의해 한 종류의 나무로 도배된 숲은 진정한 숲의 모습 보다는 돈이 보여지고 느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우회로를 걷다보니 어느덧 호신몬 오지(Hosshinmon Oji, 発心門王子)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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