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산티아고까지 30여 킬로미터가 남은 상황에서 오 오우테이로(O Outeiro) 마을에서 충분한 휴식과 체력 충전을 하고 아 살쎄다(A Salceda) 마을까지 걷는 여정입니다. 출발 이후 도로 아래의 통로를 통해 횡단한 다음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N-547 국도를 다시 만나서 거의 도로 근처의 길을 걷는 경로입니다. 저희가 한참 동안 휴식을 취했던 티아 돌로레스(Casa Tía Dolores Bar Pensión) 카페 근처에 있는 기념품 가게의 모습입니다. "KM33"이란 이름의 기념품 가게인데 가게 주변을 아기자기하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입니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남은 거리가 33Km라는 이야기 입니다. 헌신에 화분을 가꾸고 있는 신발 화분입니다. 신발..
드디어 산티아고 4일차 걷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마을들과 산티아고 공항을 지나 라바꼬야(Lavacolla)에 이르는 28Km 대장정입니다. 어제 28Km를 걷고 아르주아에 도착할 당시의 무릎과 발의 상태를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푹쉬었으니 쉬엄 쉬엄 거북이처럼 걸어가 볼까 합니다. 어찌 하다보니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매일 아침 7시 20~30분 사이에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기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아르주아 시내를 떠나는 지점에 아침 일찍부터 하얀 수녀복을 입은 수녀님들이 물을 나누어 주시면서 순례자 여권에 도장도 찍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당신과 함께 걷습니다, Jesus Camina Contigo"라는 문구가 힘을 줍니다. 수녀님이 어디서 왔냐는 물음과 함께 찍어..
바레이로(Barreiro de Abaixo) 마을 앞에서 산티아고까지 이어진 N-547 국도를 벗어나 들길로 들어선 순례길은 이후에도 두서너번 N-547 국도를 횡단하기도 하고 가까워 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합니다. 바람에 살랑이는 푸른 들판이 마치 파도를 보는듯 합니다. 들판 한가운데 작은 성처럼 서있는 집에 사시는 분들은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그네 입장에서는 전원 가운데 참 여유를 누릴 것도 같은데, 실제 생활은 상상과는 뭔가 차이점이 있겠지요. 작은 휴식처를 만들어 놓고 몇가지 상품을 팔고 있는 "작은 오아시스, el pequeño oasis". 산티아고 까지 48km 정도 남은 지점 입니다. 간만에 만난 휴식처에서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걸어야 할 총 거리가 28km가 넘으니 ..
원래 계획은 멜리데 시내에 진입하면 테라 데 멜리데 박물관(Museo Terra de Melide)을 들르고 멜리데 시청(Concello de Melide, http://www.concellodemelide.org/)을 들러 가려고 했는데 시내에 진입해서 그냥 걷다가 그만 순례길 표지판을 놓치기도 했고 28Km에 이르는 장거리 여정을 감안해서 박물관과 시청 방문은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N-547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다시 순례길을 만나므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N-547 국도를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농업, 축산업, 여행업을 주로 하는 멜리데 시내에 들어서니 예쁜 종모양의 가로등이 순례자를 맞이 합니다. 불규칙한 돌들을 어떻게 저렇게 촘촘하고 평평하게 깔았는지, 평범한 돌길처럼 보이지만 생각해 보면 엄지척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