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 온천이 있는 지누단다(Jinu Danda)를 거쳐 톨카(Tolka, 1,700m)까지 걷는 10Km가 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촘롱을 떠나 지누단다까지 내려가는 길은 700미터의 고도를 내리는 급한 내리막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 올라가지만 저희는 내려가기만 하네요. 이 길을 올라간다면 진을 빼는 코스겠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 앞은 간드룩, 지누단다, 시누아 및 촘롱으로 갈라진 삼거리로 첫날에는 시누아로 향했었죠. 이제는 지누단다, 지누 온천을 향해서 걷습니다. 고도를 700미터가량 하강시키는 급경사이다 보니 초반부터 아찔한 계단의 연속입니다. 이 계단이 오르막이 아니라는 점이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으로 가는 길, 지누단다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는 촘롱에 도착한 첫날에도 촘롱을 떠나는 날에도 이틀 밤을 묵게 된 산장이었습니다. 주인장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분도 데스크를 담당하는 분도 모두 여성인 그런 숙소였습니다. 항상 노래하면서 즐겁게 데스크를 보고 있던 주인장의 딸은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방을 저희에게 내주었습니다. 5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방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층에 있는 방이었는데 방 열쇠를 찾아주고 돌아가는 주인장 딸내미에게 혹시 백숙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4천 루피가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거의 3일간 설사 복통으로 고생했던 몸 회복을 ..
뱀부에서 촘롱까지는 9.19Km로 시누아까지는 무난하고 시누아에서 촘롱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지난 다음 촘롱을 오르는 오르막이 고비입니다. 몸의 땀을 내고 수분을 공급하며 중간중간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다 보니 복통과 설사 이후로 최악으로 치닫던 몸 상태는 차츰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산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죠. 뱀부에서 시누아로 하산하는 길에도 가끔씩 오르막 계단을 만납니다. 올라갈 때만큼 오르막 계단이 지루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긴 내리막 계단을 천천히 걷다 보면 와! 어떻게 우리가 이 계단을 올라갔을까? 하면서 며칠 사이의 일로 감회에 젖습니다. 저희 ABC 트레킹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의심, 아니 확신의 지탄을 받았던 계곡물을 다시 만났습니다. 촘롱에서 ..
아랫마을 시누아(Lower Sinuwa)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한 저희는 다시 뱀부(Bamboo)를 향해서 여정을 이어갑니다. 어젯밤 숙소에서 정수제로 만들어 놓은 물이 나름 마실만 합니다. 멀리 마차푸차레(6,997m)가 보이지만 ABC까지 가는 길은 마차푸차레 쪽 산들과 모디 계곡(Modi Khola)을 사이에 둔 이쪽 산들의 허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맑은 11월의 아침, 짐을 옮기는 포터들의 발걸음들이 분주합니다. 당나귀가 사람보다 덩치가 크다고는 하지만 등에 상당한 무게의 짐을 둘러메고 걷는 모습은 실제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입니다. 산장이 새로 하나 들어 서기라도 한다면 차가 들어올 수 없으니 이런 당나귀들의 무거운 걸음은 상당한 시간 이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아랫마을 시누아(Lower..
히말라야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숙소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 바로 앞은 지누단다(Jhinu Danda), 촘롱, 킴롱 계곡이나 간드룩으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로 촘롱을 향해서 ABC 2일 차 걷기를 시작합니다. 6.8Km의 거리입니다. 저희가 묵었던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촘롱 이기는 하지만 촘롱 고개 정상에서 보면 지누단다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숙소이기 때문에 촘롱을 지나 뱀부까지 가려면 일단 촘롱 정상까지 올라야 합니다. 촘롱 정상까지 두 갈래 길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데 저희는 계단을 통해서 여러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계단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촘롱 고개 정상 근처에 이르니 맑은 하늘을..
콤롱 고개(Komrong)와 킴롱 계곡(Kimrong Khola)을 거쳐서 촘롱(Chhomrong) 초입에 도착한 저희는 지누단다(Jhinu Danda)로 가는 길,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에서 묵어 가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에 간드룩 버스 터미널을 출발하여 오후 5시 정도에 산장에 도착했으니 간드룩에서 촘롱까지 6시간 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깔끔한 2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침대 3개가 놓인 방을 두 명이 사용하도록 내어 주었습니다. 나름 깔끔하고 한식을 제공하는 숙소라서 하산 길에도 이 숙소에서 하루 더 묵어 갔습니다. 저녁에 도착해서 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