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마하발리푸람까지 다녀온 우리는 일요일 일정을 정리하고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다. 한참 단잠에 빠져 있는데 옆지기가 급하게 몸을 흔들며 잠을 깨우는 것이었다. 이상한 메일이 왔는데 이거 꼭 확인해야 될 것 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었지만 비몽 사몽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아뿔싸, 메일 내용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결항되었다는 것이었다. 출발 하루 전에 취소라니...... 다른 항공편으로 예약할 수 있다거나 하는 내용은 없고 간단한 환불 방법만이 나열되어 있었다. 잠도 완전히 깨지 않았는데 황망한 사건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밤 12시를 향해서 가는 시각에 어디다 물어볼 방법도 없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결항으로 인한 환불은 처리 과정에서 다른 항공편으로 ..
사원의 도시 칸치푸람의 주요 힌두 사원을 돌아보는 여정은 칸치푸람역 인근에 있는 에캄바레스와라르 사원(Ekambareswarar Temple)으로 이어진다. 이 사원 앞쪽에도 실크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인기있는 관광지이니 만큼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주차비를 내야 했다.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차 안에서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젊은 기사 친구를 위해서도 정성스럽게 샌드위치를 준비해서 주었지만 한입 베어 물더니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았다. 구운 빵에 잼을 바른 평범한 것이긴 했지만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주재원 동생에게 했더니 괜한 짓을 했다고 한다. 주어도 고마워하지도 않는 것이 이곳 문화인 모양이었다. 먹든지 먹지 않든지 ..
사원의 도시 칸치푸람에서의 두 번째 방문 사원은 바라다라자 페루말(Varadharaja Perumal Temple) 이었다. 칸치푸람은 오랜 역사를 배경으로 사원의 도시로도 유명하지만 또 한 가지 유명한 것은 바로 실크인데 이 사원 입구로 가는 길 양쪽으로는 실크 판매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지름신이 작동했다면 엄청났을 공간이다. 입구는 서쪽 고푸람(Gopuram) 이다. 바라다라자 페루말 사원의 입구인 서쪽 고푸람(Gopuram)의 모습이다. 양쪽으로 실크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3세기에 처음 세워진 사원은 수많은 왕조를 거치면서 각 시대의 다양한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악을 제거하고 정의를 유지하는 평화의 신인 비슈누(Vishnu)를 기리는 사원이다. 이 거리로는 차량 진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도 첸나이 여행 중에서 앞선 이틀은 첸나이 시내를 중심으로 박물관이나 유적지, 해변을 다녔다면 오늘은 숙소가 위치해 있는 칸치푸람 시의 힌두 사원들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카막쉬 암만 사원(Kamakshi Amman Temple)으로 향한다. 카막쉬 암만 사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칸치푸람 기차역의 모습이다. 여기서 기차를 타면 동부 칸치푸람 역을 거쳐서 첸나이로 올라가는데 중간에 성 도마산 역과 우리가 잠시 다녀왔던 첸나이 에그모어 역을 거쳐서 종착지인 첸나이 비치 역까지 2시간 40분이나 걸린다고 한다. 칸치푸람은 칸치(Kanchi)라고도 하는데 사원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오래된 많은 사원을 가지고 있으며 위치는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72Km정도 떨어져 있다. 역사는 3세기 팔라바 왕조(P..
첸나이 시내를 둘러보는 마지막 여정은 성 도마 산(St. Thomas Mount National Shrine, http://www.stthomasmount.org/) 이었다. 도마 사도가 순교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앞서 방문했던 리틀 마운트 교회에서 도마 사도가 기거하며 복음을 전했고, 그러다가 빅 마운트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으로 끌려와서 순교를 당했다고 한다. 성 도마 산 꼭대기에 위치한 성당으로 가는 길은 산 아래에서 걸어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성당까지 길이 뚫려 있으므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자동차로 언덕을 한참 오르다 보면 성당 조금 아래쪽에 주차장 근처에서 차량 진입을 막기도 하는 데 우리를 데려갔던 젊은 기사는 그 사람을 무시하고 그냥 차량을 위로 몰았다. 결국 성당 입구까..
조지타운을 떠난 우리는 도마 사도가 첸나이 있을 때 머물렀다는 리틀 마운트 교회로 향한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북쪽으로 애드야(Adyar) 강이 흐르고 있고 교회는 작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교회 앞으로 자동차를 주차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계단을 올라가면 교회를 만날 수 있다. 많지 않은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나는 풍경이다. 좌측으로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있는 작은 폭포가 있고 교회 마당에는 모자간으로 보이는 멍멍이 두 마리가 그늘에 누워 오후의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고 있다. 리틀 마운트 교회(Little Mount Church, SHRINE Apostle St. Thomas & Our Lady of Health, https://www.littlemountshrine.org, No. 66, ..
조지타운(George Town) 걷기의 마지막 여정은 마드라스 대법원 길 건너에 있는 아르메니아 교회(Armenian Church)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시장통 속에서 허름한 외관은 교회의 존재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예배는 드려지지 않고 문화유산으로만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1712년에 세워진 교회로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의 하나이다. 우측 끝에 1772년은 다시 지어진 연도를 의미한다. 09:00~14:30에 무료 개방한다. 아르메니아 교회 앞에서 바라본 거리 풍경. 길 이름도 아르메니아로(Armenian Street)다. 대법원을 오가는 사람들,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고 바로 우측에는 인도 음식점인 산기타(Sangeetha Fast Foo..
조지타운(George Town)은 17세기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동네로 남쪽으로는 앞서 다녀온 성 조지 요새와 마드라스 대법원이 위치해 있고 북쪽으로는 상업 지역으로 여러 은행과 시장들이 위치하고 있다. 조지 타운을 블랙 타운(Black Town)으로도 불렀는데 이곳이 처음에는 염색 공과 방직공이 정착했었기 때문이라 한다. 20세기 초에 세워진 랜드마크 빌딩인 패리 빌딩이 있는 곳이라 하여 패리스 코너(Parry's Corner)라고 불리기도 한다. 패리 빌딩(Dare House)은 첸나이를 근거지로 한인도의 대표적인 대기업 중의 하나인 무루가파(Murugappa) 그룹의 본사 건물이다. 마드라스 대법원 길 건너에서 우측으로 길을 시작하여 시장 골목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조지 타운 걷기에서 처음 만난 ..
성 조지 요새를 둘러본 다음에는 마드라스 대법원을 거쳐서 조지 타운을 걸을 예정이었다. 한국에서 여행 계획을 세울 당시만 해도 멀지 않은 거리니 만큼 걸어서 마드라스 대법원까지 가보자 하는 생각이었지만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대로변을 따라 길을 찾아가는 게 만만치 않은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요새를 나오면서 다른 방안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성 조지 요새 앞쪽에는 여러 대의 오토 릭샤가 줄을 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를 개조한 릭샤는 교통수단으로는 이미 퇴출된 모습이고, 일부 관광객에게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뿐이다. 첸나이 시내를 돌아다니는 오토릭샤는 이미 단순히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형태를 벗어나 전용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버와 유사..
첸나이 마리나 비치 다음으로는 마리나 비치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있는 성 조지 요새(Fort St. George)로 향했다. 성 조지 요새 앞에 있는 비치 로드는 상당히 큰 도로이고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곳이라 자동차를 대충 세워 놓거나 정차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곳이다. 위의 지도에 표시해 놓은 것처럼 성 조지 요새 길 건너편에는 널찍한 무료 주차장이 있으므로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주차장 바로 옆 공원도 둘러보고 주차장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서 성 조지 요새로 들어가면 된다. 이름은 요새라고 하지만 복잡한 입장 절차에 비해 볼 수 있거나 볼만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이곳은 타밀나두 주의 국회를 비롯한 여러 공공 기관들이 입주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경비가 삼엄하고 입장 절차도 복잡하..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마리나 비치에서 한적한 한 때를 보낸 우리는 멀리 보이는 마드라스 등대라고도 불리는 첸나이 마리나 등대(Chennai Marina Lighthouse)를 향해서 걸었다. 우리나라의 등대도 서양의 등대도 등대라고 하면 등대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사람들의 사진 찍기 명소가 되기 마련인데 이곳의 등대는 각진 모양에 적색과 백색으로 칠해진 외관이 마치 소방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전망대도 아니지만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등대로 세계에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몇 안 되는 등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벵골만을 비추고 있는 이 등대는 첸나이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등대이다. 1796년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의해 첫 번째 등대가 성 조지 요새 지역에 세워진 이래..
인도 첸나이 여행은 첸나이를 방문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가본다는 마리나 비치(Marina Beach)로 이어졌다. 인도에서 가장 긴 자연 도시 해변으로 성 조지 요새부터 남쪽으로 6Km에 이른다. 마리나 비치가 길기도 하지만 폭이 넓어서 바닷가에서 인증숏이라도 찍으려면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평균 폭이 300미터, 가장 넓은 곳은 437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해변에 도착하면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바닷가까지 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옆지기와 나는 고민 끝에 터벅터벅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했다. 위의 그림은 모래사장 초입에 설치되어 있는 놀이 기구의 모습이다. 아이들을 태우고 수동으로 동작시키는 놀이 기구였다. 물론 누군가의 생계를 해결해 주는 기구일 것이다. 수..
인도 여행 첫날의 시작은 한식당에서 넉넉한 아침을 먹는 것으로 시작했다. 젊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주재원이나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까닭에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먼 이국땅에서 넉넉한 백반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첫 일정은 인도 주재원으로 있는 아우의 추천을 따라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라지브 간디 메모리얼을 방문했다. 라지브 간디 메모리얼(Rajeev Gandhi Memorial, NH 4 Chennai-anglore Highway, Sriperumbudur, Tamil Nadu)은 오전 6시에서 오후 9시까지 개방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다만 입장할 때 소지품 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이른 아침의 시원한 공기와 깔끔한 공원의 모습은 인도의 첫 하루에 기대..
쿠알라룸푸르 시티투어 버스(KL Hop-On Hop-Off)로 시내를 둘러본 우리는 KL 센트랄(KL Sentral) 정류장에서 내려 일단 역으로 들어왔다. 공항버스를 타기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할까 하고 이곳저곳을 검토해 보았지만 옆지기의 마음에 끌리는 곳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수로 저녁을 대신했다. 편의점 빵이 베이커리 수준이라서 나름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우리나라의 서울역과 같은 KL 중앙역 한 귀퉁이 의자에 앉아서 퇴근하는 수많은 사람이 지나는 풍경을 보면서 빵을 먹으니 눈치가 보이기도 했지만 도시의 풍경이 다 그렇듯 그들은 그들 나름의 길을 갈 뿐이고, 나는 나의 시간을 즐길 뿐이었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온 우리는 한 층 아래로 내려가서 공항버스를 타고 KLIA 2 공항으로..
인도 첸나이에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생을 만나러 갈 겸 인도 첸나이 걷기도 할 겸 인도 첸나이를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오래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환승하는 항공편을 예약해 놓은 까닭에 이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아니면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이제 와서 항공편을 취소하면 많이 받아야 70%를 환불받고, 그나마 환승편은 환불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많은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동생에게 다녀올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 한국 출발 한국 출발 전 꼭 확인해 두어야 할 사항은 인도 입국 비자인데, 한국어로 된 신청 대행 사이트도 있기는 하지만 필자의 경우 https://indianvisaonline.gov..
인도 첸나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여정은 오전에는 첸나이 시내의 한인 교회를 방문하고 리틀 마운트 교회와 성 도마 산을 방문하는 것으로 인도 첸나이의 여정을 모두 끝낼까 한다. 첸나이의 한국 교민은 각 기업에서 파견 나온 주재원이 많다고 한다. 4,500여 명이라고 하는데 해외 교민들에게 커뮤니티 형성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교회가 아닌가 싶다. 평소에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 조차 사람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출석할 정도이니 교회가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첸나이에도 한인 교회가 두어 개 있는데 그중에 첸나이 한인 교회를 다녀 오기로 했다. 주일 예배는 1부가 오전 9시, 2부가 10:30이라 한다. 예배 이후 식사까지 하고 나오면 될듯하다. 첸나이 한인 교회를 떠나면 도..
인도 첸나이(Chennai)에 무사히 입국해서 하룻밤을 잘 보냈다면 첸나이 걷기 1일차는 에그모어(Egmore)와 코담바캄(Kodambakkam) 지역 걷기로 박물관, 기차역, 공원을 통해서 인도를 제대로 만나보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한다. 첫 일정은 첸나이 정부 박물관(Government Museum Chennai, http://www.govtmuseumchennai.org/museum/)으로 개장 시간은 09:30~16:30이고 금요일 휴무다. 판테온 로드(Pantheon Road)에 위치하고 있고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협소하다는 말이 있다. 주차비는 3시간 20루피를 냈다는 사람이 있었다. 출근시간 교통과 개장 시간을 감안해서 출발한다. 1851년에 개장한 첸나이 정부 박물관은 인도의 4대 박물관 ..